메뉴 건너뛰기

close

공정택 서울시교육감 후보와 부인 육완숙 여사가 지난 30일 밤 서울 광희동 선거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자 기뻐하고 있다.
 공정택 서울시교육감 후보와 부인 육완숙 여사가 지난 30일 밤 서울 광희동 선거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자 기뻐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17개 구에서 이기고 8개구에서 졌다. 그 중 특히 강남·서초에서만 5만 4천여표 차이. 이게 강남 교육감이지, 서울 교육감이라 할 수 있나" - '강남교육감', 오마이뉴스
"공정택 당신은 8학군의, 8학군에 의한, 8학군만을 위한 교육감이다. 그러나 민주주의 선거를 통해 당선된 정당한 교육감이니 그것은 당신을 뽑은 서울시민들의 자업자득이요, 인과응보다." - 'caocao14', 네이버

공정택 서울시 현 교육감이 재선에 성공했다. 공 당선자와 박빙의 승부를 펼쳤던 주경복 후보는 1.8%p, 2만2천여표 차로 낙선했다. 그러나 촛불 정국을 이끌었던 '넷심'은 공 당선자를 서울시 교육감이 아닌 '강남교육감'으로 명명했다.

최종 투표율(15.4%)이 20%에도 못 미치는 등 저조했던 까닭도 있지만, 공 당선자가 서울 25개 구 중 17개 구에서 패배했음에도 강남구·서초구·송파구를 필두로 한 '강남벨트'의 결집된 힘 덕분에 승리했기 때문이다.

"강부자들은 또 한 번 강남 아파트값을 지켜냈다"

공정택 현 교육감의 재선이 확정된 이후, 촛불 정국을 이끌었던 누리꾼들은 각자 다양한 의견을 달며 이번 선거 결과를 분석하고 있다
 공정택 현 교육감의 재선이 확정된 이후, 촛불 정국을 이끌었던 누리꾼들은 각자 다양한 의견을 달며 이번 선거 결과를 분석하고 있다
ⓒ 인터넷화면 캡쳐

관련사진보기


선거 결과가 나온 31일 새벽 1시께에는 '강남교육감' 탄생에 대한 실망감과 허무감이 인터넷을 가득 덮었다. 대다수의 누리꾼들이 투표에 나서지 않은 이들에 대한 격정을 토해냈다.

누리꾼 '트로트 박(오마이뉴스)'은 "먹고 살기 바쁘다고 선거에 관심 없다고 하는 인간들, 당신들의 잘못된 판단과 기권으로 앞으로 더 죽을 피똥을 쌀 것"이라며 이번 선거에 대한 허탈감을 표했고, 'ycdiiwsy'(네이버)는 "그냥 하던대로 해서 희망이라도 주지 말지, 괜히 투표는 해가지고 없는 사람들은 이제 서울에서 살지 말라는 것만 한 번 더 확인시켜줬다"며 말했다.

누리꾼 '노둣돌'(다음)은 "가진 자들의 놀라운 단결력에 경의를 표하며 온통 경쟁에서 도태되는 서민들을 불쌍히 여겨주소서"라며 이번 투표 행태를 조롱했고 'tralala'(엠파스)는 "이렇게 강부자들은 또 한 번 강남 아파트 값을 지켜냈다"고 한탄했다.

누리꾼 '옥돌선생'(오마이뉴스)은 "국민 스스로 기회가 왔을 때 주체적인 힘으로 바꿔야 교육이건 정치건 변하는 것"이라며 "많은 국민들이 투표에 참여했더라도 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지만 특정지역은 결집하고 여타 지역은 투표율이 낮아 모순적인 선택이 되풀이 된다는 것은 우리 국민들에게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방증"이라며 반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누리꾼 'seok'(다음)은 "강남 3구 교육감만 따로 뽑으라"며 "서울 전 지역구 중 17개 구가 주경복 후보에게 손을 들어줬고, 강남-서초-송파 3구의 인구는 125만9032명으로 총 유권자 수의 15.573%밖에 불과하다, 이번 선거결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은 컬러 변신 중?

인터넷카페 레몬테라스의 한 누리꾼이 만든 '대한민국은 컬러 변신 중' 그래픽
 인터넷카페 레몬테라스의 한 누리꾼이 만든 '대한민국은 컬러 변신 중' 그래픽
ⓒ 레몬테라스

관련사진보기


그러나 투표결과를 놓고 긍정적인 분석을 내놓는 누리꾼들도 있다. 인터넷카페 레몬테라스의 한 누리꾼은 지난 18대 총선과 이번 서울시 교육감 선거 결과 도표로 만들어 '대한민국은 컬러 변신중'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18대 총선에서 서울지역구에서 40대 8로 한나라당이 앞도적인 승리를 보인 데 반해 이번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는 25개구 가운데 17대 8이 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누리꾼 '달려쩌거'(다음)는 "18대 총선에서는 40대 8로, 50%가 넘는 득표율로 한나라당이 압승했는데 불과 3개월 남짓한 시간만에 17대 8로 뒤집었다"며 "이 정도의 변화를 이끈 것은 촛불의 힘"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누리꾼 '원티드'(오마이뉴스)는 "한 마디로 부동산의 진가가 드러난 선거"라며 "선거 전 임대주택 건설을 막아달라는 구 의회와 시 의회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임한 공정택 현 교육감에 대해 강남 부동산 부자들이 적극적인 투표로 화답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누리꾼 '선화공주'는 "조중동을 폐간시켜야 할 이유가 명백해졌다"며 일부 보수 언론들의 반전교조 프레임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공 당선자의 임기가 만료되는 1년 10개월 이후를 기약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서초주민이라고 밝힌 누리꾼 '자유지정'(다음)은 "자칭 보수라 일컫는 자들의 그 존재의 무서움을 절실히 깨닫는 소중한 날이 되었다"며 "하지만 서초라는 지역의 정서를 감안하건데 주 후보에게 투표한 15,241명(전체 투표인 중 24.32%, 공정택 당선자는 서초구에서 59.02%를 득표했다)이라는 숫자가 작은 떨림을 준다, 너무 쉽게 생각했던 건 아닌지 반성하고 더 공부하고 더 겸손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누리꾼 '시대의 우울'(다음)은 "강남과 서초는 부동산 희망가나 혹은 교육질 향상의 기대로 공정택 후보를 찍은 것이 아니라 이미 누리고 있는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표를 행사한 것"이라며 "오히려 이번 선거 결과를 통해 한나라당의 지지기반의 본질이 무엇인지, 5개월 간의 집정 기간 동안 그들이 얼마나 약세로 돌아섰는지 역설적으로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주변의 지인들이 촛불이 졌다고 핀잔을 준다면 여유로운 웃음으로 이 사실을 알려주라"며 "앞으로 지난하게 펼쳐질 고난의 여정에서 '지고도 이긴' 이번 선거는 이정표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그:#서울시?교육감?선거, #공정택, #누리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