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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베트남의 경제 교류

 

고속 성장을 하는 베트남과 우리나라와의 인적 및 물적 교류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2007년에 베트남을 다녀간 한국인 수는 50만 명에 육박하며 베트남에 장기 체류하고 있는 한국인도 호찌민시에 3만2000명 하노이에 5000명 정도로 한국 대사관은 추산하고 있다.

 

한국과의 교역도 2007년엔 66억 달러에 육박하면서 우리나라는 베트남 제6위 교역대상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 베트남에 1500개의 기업이 진출하여 20~30만 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는 베트남 제1위의 투자국이기도 하다.

 

지금 세계를 불안하게 하는 경제 위기에 대처하려고 베트남정부는 여러 가지 경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외국인의 투자 활성화를 위해 비효율적인 서류심사 단계를 고치고 원활한 전력 공급 계획을 세우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특히 무역수지 적자를 개선하고자 연간 총 수입액을 40억 달러 이상 낮춰 잡으며 투자 활성화와 수출 증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무역수지 적자를 부추기는 사치품 수입

 

이러한 정부의 노력에도 수입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 이유 중 하나로 사치품 수입의 증가를 들고 있다.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면서 외제를 선호하는 상류층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의 상류층이 즐겨 찾는 수입품은 자동차를 비롯해 고가의 화장품과 휴대전화 등이다.

 

베트남 자동차제조협회의 발표에 의하면 올해 들어 지난 5개월 동안 3만5000대의 자동차가 수입되어 6억 달러 이상을 소비했다고 한다. 이 숫자는 이미 2007년도 수입한 자동차의 총 수입량을 웃도는 것이다. 정부는 자동차 수입을 둔화시키려고 완제품 차량 수입관세를 60%에서 83%로 올렸으나 자동차 수입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이다.

 

특히 눈을 끄는 것은 올해 들어서만 가격이 30만 달러에서 50만 달러 정도 되는 롤스로이스(Ross-Royce)가 13대 수입되어 베트남 경제가 어려워졌다는 이야기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그래도 자동차 수입은 휴대전화 수입에 비하면 미미한 편이다. 베트남 산업무역부는 올 한 해 동안 휴대전화 수입액은 12억에서 13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에만 약 550만 개가 팔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아울러 올해에 1억 달러 정도의 고급 화장품이 수입되어 상류층의 소비 욕을 충족시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제 발전의 그늘에서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 서민

 

그러나 서민층의 삶은 더욱 더 어려워지고 있다. 농촌에서는 추수시기에 일손을 구하기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설사 구할 수 있더라도 작년보다 2배 이상의 임금을 주어야 하는 현실에 답답해하고 있다.

 

관광지로 유명한 메콩 삼각주에서 생활하는 어부들도 기름 값의 급등 때문에 수백 척의 어선이 고기잡이를 포기하고 있다는 기사도 접했다.

 

도시에서 생활하는 서민의 삶 또한 풍족한 것은 아니다. 자본주의에 급속히 빠져든 도시의 경쟁 속에서 살아가기가 그리 만만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치솟는 생필품 물가로 말미암아 더 어려운 삶을 살고 있다. 실제로 인플레이션이 내려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서민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는 식료품 가격은 5월의 2.19%이던 것이 6월에는 오히려 4.29%로 올라 서민을 괴롭히고 있다.

 

특히 7월 말부터는 휘발유 가격이 31% 그리고 버스 요금도 8~13% 정도 오를 것이라는 소식은 서민들을 더욱 더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누구를 위한 경제 발전인가?   

 

베트남은 공산주의 국가이다. '공산'은 국어사전에 재산을 공유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호찌민시를 거닐다 보면 '공산주의'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빈부의 차이를 볼 수 있다. 베트남도 이제는 경제발전을 최대의 목표로 하는 자본주의의 양육강식의 경쟁에 뛰어들었음을 실감할 수 있다.

 

소득 격차도 자본주의 사회에 뒤떨어지지 않는다. 하노이에 사는 고소득자는 평균임금(106불)보다 42배나 더 많은 임금(4,423불)을 받고 있다. 호찌민시의 격차는 이보다 더 심해 평균 임금(129불) 보다 무려 109배나 더 많은 급여(14,117불)를 고소득자는 받고 있다는 통계를 베트남 정부는 최근 발표하였다.

 

지방 공무원의 임금도 열악한 상태다. 8월 1일 자 베트남 뉴스(VNS)에 의하면 많은 공무원이 집을 살 능력이 없어 부모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독립해서 생활하더라도 수입의 25%는 3~4명이 같이 숙식하는 열악한 숙소의 월세로 나가고 있다.

 

베트남에서 가장 존경받는 인물은 미국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호찌민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베트남 독립과 공산주의를 위해 싸웠던 그의 모습은 자본주의의 상징인 모든 베트남화폐에 선명히 새겨져 있으며 사람들은 그의 모습이 새겨진 화폐를 남보다 더 많이 갖으려고 이웃을 잊어가고 있다.

 

경제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로 가득한 베트남이다. 먹는 문제는 해결된 베트남이다. 이제 베트남 정부는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경제 발전인가를 고민할 때가 되었다. 미국식 무한 경쟁으로 나갈 것인지 아니면 이웃과 함께하는 경제 정책을 펼 것인지 결정해야할 때다.   


태그:#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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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에서 300km 정도 북쪽에 있는 바닷가 마을에서 은퇴 생활하고 있습니다. 호주 여행과 시골 삶을 독자와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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