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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홍 YTN 사장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는 노조원들.
 구본홍 YTN 사장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는 노조원들.
ⓒ 김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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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저지투쟁을 계속하면) 근무지이탈과 업무방해죄로 조치를 취하겠다."

구본홍 YTN 사장이 4일 밤 11시 노조측에 보낸 메일의 한 구절이다. 노조의 출근저지투쟁에 대해 이제는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노조원들은 5일 오전 일찍부터 YTN 본사 앞에서 구 사장의 출근저지투쟁을 벌였다. 4일 '기습 출근'한 구 사장은 "내일도 출근하겠다"고 밝혔지만, 5일 오전 9시까지 회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따라서 노조원들은 오전 9시 15분께 현업으로 복귀했다.

노조원들은 오전 7시 30분부터 본사 건물 앞에서 대오를 갖춰 앉아 있었다. YTN 노조를 응원하기 위해 다음 카페 'WOA한 여자들의 모임' 회원들이 떡과 커피를 준비해 노조원들에게 돌리기도 했다.

정유신 YTN 노조 조합원은 "구 사장이 오늘 오전 8시 30분에 조찬 모임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조찬 후 올지 안 올지는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오전 7시 43분부터 9시까지 김선중 전국언론노조 YTN지부장 직무대행 주재 하에 "공정방송 하자는데 낙하산이 웬말이냐!" 구호 제창과 함께 노조원의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노조원 신호 씨는 "어제 밤에 잠이 오지 않았다"며 "구 사장은 우리에게 업무방해죄와 근무지 이탈을 주장하고 있는데, 누가 업무방해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노조 대의원 김명섭 씨는 "구 사장이 몰래 뒷구멍으로 들어오는 것까지 막을 수 없지만, 그렇게 되면 YTN 사장으로서 자격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김선중 직무대행은 노조원들에게 "(구 사장이) 언제 올지 모르겠지만, 오늘 출근한다면 경찰의 호위를 받을 수고 있다"며 "어제 구 사장이 퇴근길에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는 것을 가지고 모욕죄라고 하는데 우리가 빌미를 제공할 필요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경찰차 2대가 오전 7시부터 YTN 본사로 진입하는 골목 입구에 주차돼있었다.

다음까페 'WOA한 여자들의 모임' 회원들이 준비한 떡을 노조원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다음까페 'WOA한 여자들의 모임' 회원들이 준비한 떡을 노조원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 김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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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지투쟁 중간에 노조 집행부 위원들은 구 사장이 경찰과 같이 진입했을 때의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정유신씨는 "구 사장이 경찰과 같이 들어오면 앞 두 줄은 남고, 나머지 인원은 본사 중앙 홀에 드러누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직무대행은 노조원들 앞에서 "이 정권이 언론사 건물에 경찰을..."하며 목이 메어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오전 9시가 넘어서도 구 사장이 출근하지 않자 집행부 위원들은 일단 현업 복귀를 밝히며 노조원들에게 "구 사장이 언제 출근할지 모르니 항상 휴대폰 메시지를 확인하라"고 전했다.

김 직무대행은 "어제 밤 회사 측에 노조가 오는 12일 새 집행부를 꾸릴 때까지 냉각기를 갖자고 전달했다"며 "구 사장이 출근하지 않으면 우리도 저지 투쟁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구 사장은 어제 밤 메일로 거부 의사를 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직무대행을 포함한 집행부 위원들은 오늘 구 사장의 기습출근을 막기 위해 17층 사장실 앞을 지킬 예정이다.

YTN 노조 5일 성명,"간부들, 구본홍씨 추종 중단하라"


[노조 성명] 구본홍은 비열한 협박을 즉각 중단하라!

대선 특보 구본홍 씨 사장 선임에 반대하는 YTN 노조에 대한 탄압이 갈수록 가관이다. 최근 구본홍 씨는 공식, 비공식 모든 채널을 통해 사내외로 연일 노조에 대한 사법 처리를 공언하고 있다.

 구 씨의 논리를 보면 유치하기 짝이 없다. 우리의 정당한 요구가 담긴 구호를 '사장에게 폭언과 모욕적인 언사'라며 '모욕죄'로 처벌하겠다고 한다.

'공정 방송 훼손하는 구본홍은 물러가라'고 외친 '정언명제'가 어떻게 죄가 될 수 있단 말인가?

불의에 항거하는 것도 죄가 될 수 있다는 70-80년대 사고 방식으로 YTN 사장을 꿈꾸었단 말인가?

상식과 법도에서 어긋난 위법 행위는 이미 구 씨 측이 시작했다. 앞서 구 씨와 사측이 조폭 영화에서나 볼 법한 수백 명의 용역들을 동원해 폭압적인 방법으로 날치기 주총을 벌였던 것을 국민들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YTN에 대한 민영화 운운하며 구 씨가 직접 나서 사내 외로 위기론을 확산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이를 구 씨의 협상안이 폐기된 시점에서 노조를 흔들기 위해 들고 나온 '고도로 계산된 협박'이라고 판단한다.

무엇보다 시간이 지나 민영화 위기론이 근거없는 것으로 판명된 뒤에 마치 구 씨 자신이 민영화를 막아낸 것처럼 업적을 과시하는 기만 행위도 예상못할 바 아니다.

'민영화 위기론'이 전혀 사실 무근인데도 고의로 위기만 키웠다면 구 씨는 허위 사실 유포죄에 해당될 수 있다.

백번 양보해 구 씨의 주장이 맞다고 가정해 보자! 과연 어느 회사 사장이 대내외적으로 자신의 회사 주가를 폭락시킬 악재에 대한 발언을 일삼을 수가 있단 말인가?

그렇다면 YTN의 주가는 폭락하게 될 것이고 구 씨는 회사에 피해를 입힌 것에 대한 업무상 배임죄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아울러 구 씨의 협박을 그대로 조합원들에게 전하고 있는 일부 간부들에게도 강력히 경고한다.

심지어는 노조원들이 속해 있는 각 부서장과 팀장을 통해 노조원 개개인에게 출근 저지 투쟁 등에 동참하지 말라고 직접적으로 협박하는 부당한 지시까지 내리고 있다.  이게 한솥밥을 먹는 후배에게 가능이나 한 언행인가?

고작 대선 특보 출신 낙하산 사장 한명을 안착시키기 위해 어떻게 15년간 피땀 흘려 함께 일한 식구들에게 칼을 들이댈 수 있단 말인가?

구 씨와 그를 옹호하는 일부 간부들이 노조의 투쟁력을 무력화하기 위한 간악한 시도일 뿐이다.

우리는 개별적으로 부서원들에게 부당한 압력이나 지시, 또는 협박을 하는 간부는 노조 차원에서 실명을 공개할 것도 고려하고 있다.

YTN 역사에 국민들의 기억에 오명으로 남길 원하지 않는다면 지금이라도 간부들은 구 씨를 추종하는 행위는 즉각 중단해야할 것이다.

  2008년 8월 5일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덧붙이는 글 | 김정욱 기자는 <오마이뉴스> 제 8기 인턴기자 입니다.



태그:#YTN, #구본홍, #출근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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