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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바라는 것을 들어 주지 않는 정부에 항의하려 나왔다.”

 

5일 밤 9시경 서울 청계광장 촛불문화제 행사장에 경찰력이 투입됐다. 시위대는 긴급히 보신각(종각)을 향해 촛불거리행진을 시작했고, 촛불거리행진 말미에 혼자 촛불을 들고 조용히 행진을 하는 사람이 눈에 띄었다. 마포 합정동에 사는 하태경(38·전문웹디자이너)씨였다. 그는 회사를 마치고 오후 6시30분부터 청계광장에 나와 행사에 참여했다.

 

“가끔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어쩔 때는 가족과 어쩔 때는 친구들과, 하지만 혼자 올 때도 있다. 뜻깊은 날이면 반드시 참석했다. 소통을 하겠다고 하면서 국민이 바라는 것을 들어주지 않는 이명박 정부에게 항의하고 싶어서 나왔다. 서민을 위한 정책은 없고, 1% 부자를 위한 정책만 펴고 있는 것이 정부의 실상이다.”

 

그는 “부시 미 대통령 방한 반대에 대해 깊은 뜻은 없다”면서도 “뭔가 요구하려온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썩 좋은 것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들이 반대하는 광우병 쇠고기 등을 밀어붙이는 모습을 보면서 추진 하지 않겠다고 했던 대기업 민영화, 대운하 건설, 수도 민영화 등도 밀어붙일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지적했다.

 

“국민들에게 두 번이나 사과를 하면서 소통을 하겠다고 해놓고 국민들과 전혀 관계없는 정책을 펴는 게 말이 안 된다. 자신의 정책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인정하지 않고 강경진압을 하고 있다. 반대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못한 것이 문제다. 갑갑할 지경이다. 지금까지 고수해온 간디의 비폭력 무저항주의가 폭력적으로 갈수 밖에 없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언론과 경찰과 검찰은 사회적 약자를 위해 존재해야 하는데, 현재 그렇지 못한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보수언론과 경찰과 검찰 등의 존재가치는 사회약자들과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는 권력과 힘 있는 사람을 위해 존재한 것 같다. 이들이 자기양심을 찾을 때 올바른 민주주의가 정착될 것이다.”

 

이명박 정권의 정책을 바꾸기 위해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생각을 공유해야 한다면서 보수적 생각을 가진 자기 주변에 있는 사람들부터 현 정부 문제점 등을 설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신과 가까이 있는 사람들과 소통이 안 된 것이 문제다. 보수적인 생각을 가진 자기 주변 사람들과 논리적 논쟁을 하면서 평행선을 달린다. 서로가 인정한 부분이 있어야 하는데 극단적인 생각이 보수와 진보를 갈라놓고 있다. 서로의 생각을 인정해주면서 타협하는 자세가 필요할 때다. 보수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우리 국민이기 때문이다.”

 

그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인터넷 실명제와 관련한 문제점도 꼬집었다.

 

“인터넷 공간은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다. 물론 정부의 주장대로 명예훼손, 사생활침해, 외설, 욕설 등 단점도 있으나 자신들의 의견을 실명이나 익명으로 자유스럽게 표명할 수 있는 표현의자유가 보장된 직접민주주의 기본 형태다. 하지만 정부는 좋은 제도든 나쁜 제도든 자기입맛에 맡지 않으면 나쁜 것으로 결정지어 법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가장문제다.”

 

그는 마지막으로 “오늘 경찰의 강경진압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면서 “인터뷰라고 하기보다는 의견을 주고받은 정도로 생각해 달라”고 쑥스러워했다.


태그:#하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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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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