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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시간보다 20분 일찍 여의도에 도착하니 한 여름 땡볕이 작열하고 있었다. KBS 본관 앞은 여전히 전경버스로 꽉 막혀 있었다. 가뜩이나 더운 날씨, 입구가 막혀 있는 KBS 건물은 더욱 답답해 보였다. 예정됐던 기자회견 시간이 되자 '방송장악·네티즌탄압저지범국민행동'(범국민행동) 소속 단체 회원들이 속속 모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오후 1시 KBS 본관 앞에서 감사원을 규탄하는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 감사원은 어제(5일) 정연주 KBS 사장에 대해 "부실경영 등 비위 정도가 현저하다"며 정 사장 해임건의안을 의결했다. KBS 이사회는 오늘 8일로 예정되어 있다.   

 

오늘 기자회견에는 성유보 범국민행동 위원장,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 최문순 민주당 의원, 이수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장대현 한국진보연대 대변인, 심석태 언론노조 SBS본부장, 송환웅 참교육학부모회 언론정보출판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정연주 사장을 해임하라'는 감사원의 발표는 이명박 정부 방송장악 의도"라면서 "시민들과 힘을 합쳐 공영방송 수호를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사회에서 정연주 사장의 해임건의안이 가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이명박 정부가 언론을 장악하려는 노골적인 의도가 만천하에 공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감사원의 발표, 국가권력 동원한 언론장악 노골화

 

첫 발언을 한 성유보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는 마치 미친 회오리바람 같다"면서 "지금은 일단 이명박 정부의 각본대로 진행이 되겠지만, 곧 국민들이 훨씬 큰 저항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는 해서는 안될 일만 골라서 한다"면서 "공영방송을 짓밟는 것은 국민에 대한 모독이자 쿠데타"라고 평했다.

 

이수호 민노당 최고위원은 "역사가 거꾸로 가고 있다"면서 "국민의 정당한 요구를 폭력으로 짓밟아 왔으며, 전 방위에 걸쳐 국가를 장악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언론탄압을 막아내기 위해 당 차원에서 이 문제를 국회로 가지고 가겠다"고 다짐했다.

 

누리꾼을 대표하여 나온 한서정씨는 "감사원 감사결과에 대해 전혀 납득할 수 없다"면서 "감사원이 본래 역할에 충실하지 않고 권력의 하수 노릇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씨는 "이명박 정부는 그동안 누리꾼들의 정당한 언론소비자운동을 압수수색 등의 방법으로 탄압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자신이 그동안 감사원 홈페이지에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을 철저하게 감사해달라"고 청구하였지만, 지금까지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장대현 한국진보연대 대변인도 "이명박 정부의 KBS 장악의도는 자신들의 폭력적 행위와 실책을 정당화 시키려는 것"이라며 "누리꾼과 시민들이 끝까지 버텨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와 그 하수인들에게 엄중한 책임 물을 것"

 

 

기자회견은 심석태 언론노조 SBS본부장과 송환웅 참교육학부모연대 위원장이 "'방송장악 행동대' 자처한 감사원이 진정 '헌법기관'인가"라는 제목의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우리는 피와 땀으로 진전시켜온 민주주의와 방송의 독립성을 이명박 정권이 말살시키려는 것을 결코 두고 보지 않을 것이다. 방통위와 KBS 이사회, 검찰 그리고 감사원은 결코 역사의 심판을 피할 수 없다. KBS 이사회는 감사원의 초법적 결정을 받아들여 역사에 오점을 남기는 어리석은 행동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범국민적인 저항은 이미 시작되었다. 이명박 정권과 그 하수인들에게 결단코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다."

 

이번 기자회견을 주최한 범국민행동측은 KBS 이사회가 열리는 8일까지를 '이명박 정권의 KBS 장악저지를 위한 집중행동' 기간으로 정하고 본격적 투쟁에 나설 예정이다. 오늘 오후 6시30분엔 'KBS 사수 및 방송장악 규탄을 위한 촛불문화제', 7일엔 'KBS 장악저지를 위한 촛불문화제', 8일 오전 9시엔 '방송장악 들러리 KBS 이사회 중단촉구 긴급기자회견'을 잇따라 열 계획이다. 

덧붙이는 글 | 윤서한 기자는 <오마이뉴스> 8기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


태그:#감사원, #KBS, #범국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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