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청자는 8∼9세기부터 14세기 쇠퇴기까지 전라남도 강진군 대구면 용운리를 중심으로 집단 생산됐다. 우리나라 국보와 보물급 청자의 80%가 이곳에서 만들어졌다. 전국에서 발견된 400여기의 옛 가마터 가운데 200여기가 고스란히 보존돼 있어 그 화려했던 청자의 주 생산지였음을 증명하고 있다.
강진이 '남도답사 일번지'로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청자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그 가치와 아름다움을 후대에 물려주기 위해 해마다 열리는 청자문화제가 다채로운 볼거리와 즐길거리로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전라남도 강진군 대구면 청자촌 일원에서 열릴 제13회 강진청자문화제는 9일부터 17일까지 9일 동안 열린다. 특히 올해는 직접 만들어보고, 감상하고, 즐기고, 맛볼 수 있는 이른바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오감(五感)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대폭 늘린 것이 눈에 띈다.
축제장으로 들어서면 천년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청자빚기(조각, 코일링) 체험을 비롯 청자문양 탁본, 청자모형 공 넣기, 청자모형 한지등(燈) 만들기, 청자원료 머드팩 등 30여종의 체험코너가 반긴다.
축제장 곳곳에서는 청자종 1000개의 감미로운 소리가 은은하게 울려 퍼진다. 마치 산사에 들어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지난해 관광객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끌었던 국보급 대형청자를 재현한 대형 한지 등도 30개를 걸고 다양한 빛을 연출한다.
토종식물인 수세미와 동과, 조롱박 등도 주렁주렁 열려 있어 농촌의 향수를 물씬 전해준다. 고려국의 말마차 여행, 고려왕실 퍼레이드 등도 즐기다보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여행하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세계 여러 나라 유명 도예작가들의 작품을 비교해볼 수 있는 국제도예작가 작품초대전과 세계도자기 특별전, 다산 정약용 선생과 관련된 미공개 다산유물 특별전, 강진보물선 인양 고려청자 진품유물 특별전 등도 마련된다. 전국대학생 물레성형 경진대회와 어린이 점토 경진대회도 볼거리다. 신전들노래와 하신베틀놀이, 작천교동 선돌감기 등도 축제의 흥을 돋운다.
올 청자문화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어린이 청자박물관과 강진만의 동서해안선을 잇는 유람선관광체험. 어린이 청자박물관에서는 청자의 제작과정이나 발달사 등을 이해하기 쉽도록 해설해 준다. 국보급 고려청자를 재현한 작품 20여점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전시한다.
고려시대의 생활상을 그림으로 설명하고, 도판찍기 체험을 통해 색으로 덧칠을 해보고, 감상문으로 기록하도록 동기를 부여해 어린이들에게 우리 문화유산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강진만 해안선 총 69㎞를 달리는 유람선관광체험은 전문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1시간 30여분 동안 강진만 주변 문화탐방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작은 선상음악회와 선상 생선회 코너도 준비돼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한다. 이밖에 열기구를 이용한 청자촌 여행, 500개의 바람개비 등 어린이와 관광객들의 동심을 살찌울 다양한 체험이 마련된다.
청자문화제 행사장으로 가는 길목인 강진군 대구면 바닷가에 출현한 ‘허수아비 병사’들도 눈길을 끌고 있다. 잠복근무를 하며 해안경계를 하고 있는 이 병사들은 임진왜란 당시 많은 병사들이 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한 위장전술로 허수아비 초병을 활용했던 염걸 장군의 역사적 현장을 재현해 놓은 것이다.
염걸 장군의 위상을 재조명하고 축제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할 목적으로 재현해 놓은 허수아비 전투장은 청자문화제 부대행사 가운데 하나. 허수아비는 군청 직원들이 직접 만들어 세웠으며 모두 400여 개에 이른다. 익살스런 표정과 화려한 복장으로 특히 어린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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