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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 저무는 염전에서 소금을 거둬들이는 염부
▲ 소금밭 해 저무는 염전에서 소금을 거둬들이는 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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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소금밭이다."

전남 영광 염산 봉남리에서 두우리 가는 길에 소금밭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언제부터였던가. 맘 한구석에는 언제나 소금밭이 자리하고 있었다. 여행 생각만 하면 그 소금밭에 가고픈 욕구가 일곤 했는데 드디어 소금밭을 만나게 된 것이다.

해질 무렵 소금밭. 염부가 소금을 걷어내고 있었다. 손수레에 하얀 소금 알갱이를 한가득  싣고 온다. 소금창고에는 소금이 가득 쌓여 있다. 이곳에는 14곳의 염전이 있다. 영광군에서 운영하는 7곳과 개인염전 7곳이다. 길을 따라 14곳의 소금창고가 있다.

소금창고는 목재로 집을 지었다. 쇠붙이가 전혀 보이질 않는다. 쇠는 녹물이 나오고 소금에 쉽게 부식되기 때문이란다.

"쇠로 하면 녹물이 섞이고 못 버텨요. 나무는 20년을 버티는 데 쇠붙이는 녹아 부러요."

김삼수씨는 소금농사가 소금 맛 같지 않다며 소금 맛처럼 짭짤하면 얼마나 좋겠느냐며 웃는다.
▲ 소금창고 김삼수씨는 소금농사가 소금 맛 같지 않다며 소금 맛처럼 짭짤하면 얼마나 좋겠느냐며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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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광군 염산면 두우리의 염전
▲ 염전 전남 영광군 염산면 두우리의 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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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에 대해 친절하게 알려준 김삼수(35)씨는 영광군에서 소금밭을 입찰 받아 7년째 소금을 생산하고 있다. 겨울 한철을 빼고는 소금농사를 계속 짓는다. 겨울철 쉬는 3개월은 소금밭을 대청소한다. 그래야 소금의 결정체가 깨끗하고 선명해진단다.

소금농사가 소금 맛 같지 않다며 "소금 맛처럼 짭짤하면 얼마나 좋겠느냐"며 웃는다. 그는 소금 농사만으로는 먹고 살기 어려워 논농사를 함께 짓는다. 방학을 맞은 조카 둘이 그를 도와주고 있었다.

갓 걷어온 소금은 윤기가 자르르 흐른다. 하얀 소금의 결정체가 유난히 햇살에 반짝인다. 이곳 소금은 자연에서 왔다. 해풍을 따라서 햇볕과 함께 찾아든다. 바닷물을 가둬서 자연 그대로 소금을 만든다. 날이 좋은 여름날은 하루(24시간) 만에 수확을 한다. 봄과 가을에는 3~4일이 걸린다. 그래서 봄, 가을 소금엔 쓴맛이 담겨 있다.

소금밭에 활짝 핀 소금 꽃
▲ 소금 꽃 소금밭에 활짝 핀 소금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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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도 제철이 있다. 여름소금 맛이 단연 최고다. 김삼수씨는 딱 하루 만에 수확한 여름소금은 고슬고슬하고 맛이 유별나다고 한다. 또한 설비의 현대화로 소금의 품질이 많이 좋아졌다고 말한다.

소금 생산의 조건은 바람과 햇볕인데 이 지역은 산이 가로막혀 소금이 덜 온다며 저 산 너머 바닷가로 가란다. 그곳으로 바람처럼 달렸다. 그러나 소금을 거두는 염부는 볼 수가 없었다. 소금밭에는 풍경 사진을 찍는 목회자들만 가득할 뿐이다.

영광 천일염은 게르마늄과 미네랄이 풍부하다.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는 소금에 비해 짠맛도 덜하다. 소금을 먹어 보니 짭짤하면서도 단맛이 감돈다. 다른 소금에 비해 짠맛이 덜하다. 소금은 시간이 지날수록 짠맛이 강해지기 때문에 그날 건져야 좋다고 한다.

손으로 문질러 쉽게 부서지는 소금이 좋다. 반짝반짝 유난히 빛나는 소금을 이곳 사람들은 '니기리소금'이라 부르며 안 알아준다. 윤기가 많은 소금은 짜고 쓴맛이 강하기 때문이다. 니기리는 일본말로 '쥠 또는 그 강약의 정도'라는 뜻이다.

니기리소금은 아마 단단한 소금이나 강한 소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신상업(47·영광 염산면)씨는 영광 소금은 타 지역에 비해 염도가 1도 낮아 음식에 사용하면 음식의 감칠맛이 살아난다고 한다.

여름날의 소금밭은 정말 아름답다. 한 폭의 풍경화처럼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해 저무는 염전에서 소금을 거둬들이는 염부의 모습을 가슴에 오롯이 새겼다. 오래 간직하고픈 아름다운 한 폭의 풍경화를 담아왔다.

소금밭에 서면 모든 게 다 아름다운 풍경이 된다.
▲ 손수레 소금밭에 서면 모든 게 다 아름다운 풍경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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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을 수확하고 있는 염부들
▲ 염전 소금을 수확하고 있는 염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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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창고는 목재로 집을 지었다. 쇠붙이가 전혀 보이질 않는다. 쇠는 녹물이 나오고 소금에 쉽게 부식되기 때문이란다.
▲ 소금창고 소금창고는 목재로 집을 지었다. 쇠붙이가 전혀 보이질 않는다. 쇠는 녹물이 나오고 소금에 쉽게 부식되기 때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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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낙네들이 손수레에 소금을 담고 있다.
▲ 소금 수확 아낙네들이 손수레에 소금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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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밭에서 소금을 거둬들이는 아낙네
▲ 소금 한가득 소금밭에서 소금을 거둬들이는 아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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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소금, #영광군 염산면, #천일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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