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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 다음(daum) 아고라에서 누리꾼들과 함께 어울리는 전현직 국회의원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당신은 누구를 꼽겠는가. 현직 촛불의원으로 불리는 민주노동당 이정희 국회의원을 1순위로 택할 것이다.

 

그럼 0순위는? 아마도 정청래 전 민주당 의원일 테다. 정치계를 떠나서도 촛불시민들의 거리정치에 솔선수범하고 촛불누리꾼들의 온라인시위에도 앞장을 서는 그다.

 

지난 2006년 열린우리당 전자정당위원회 위원장까지 맡아서인지 이명박 정권의 인터넷정책으로 촛불누리꾼들이 고립되자 물꼬를 터주고 촛불누리꾼을 결집시키고 있다. 올 4월 16일 아고라에 첫 글을 띄운 정 전 의원은 1주일에 한 건 이상씩 의견을 남겨 9일까지 101개의 토론글과 2건의 이야기글을 남겼다. 수십만명이 정 전 의원의 글을 읽고 수백 개의 댓글을 달았다.

 

지난 8일 정청래 전 의원은 KBS 앞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다 동작경찰서에 연행된 뒤, 다음날 풀려났다. 9일 저녁 정청래 전 의원과 20여 분간 1대1 채팅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 내용을 여기에 공개한다.

 

정청래 전 의원 올림픽 축구 중계보려고 앉자마자 동작경찰서 연행

 

"7일 밤 10시경 KBS 지키기 촛불문화제에 참석코자 갔으나, 이미 문화제는 마쳤다. 이명박 대통령이나 국민이나 촛불시민들이나 한마음 한뜻으로 평화응원을 해야하는 올림픽 축구 경기 응원장으로 바뀐 상태로 맨 앞줄에 미리 약속한 대로 민주당 송영길 의원, 민주노동당 이수호 최고의원,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 전국언론노동조합 최상재 위원장이 앉아 있어 같이 축구 관람을 하였습니다.

 

자리에 앉은 지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기다렸다는 듯이 경찰이 들이닥쳐서 앞줄에 앉은 우리들을 위협하기 시작했고, 주변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경찰을 향해 '축구경기 좀 봅시다! 2002년 월드컵 당시에도 밖에서 축구관람을 했는데 오히려 경찰들이 교통정리 해주며 편의를 제공해 주지 않았느냐?'고 항의하였습니다."

 

전쟁 중에도 휴식시간에는 서로 총구를 내려놓지 않던가? 이미 촛불문화제가 끝난 시간인데도 경찰병력이 빠지지 않고 심지어 축구를 관람하는 시민들을 연행하였다.

 

"항의에도 불구하고 호루라기를 불며 강제로 연행하기 시작하더군요. 이미 촛불문화제가 끝났고 긴장을 푼 상태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뒷통수 치는 연행에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어요. 최 위원장을 전경들이 먼저 붙잡으려 하자 저는 무의식적으로 최 위원장의 팔을 부여잡고 있는 힘을 다해 버텼어요. 그때 최 위원장이 팔이 아프다는 고통을 호소하자 팔을 잡던 손을 놓고 그 자리에 도로로 곤두박질 쳤죠.

 

아스팔트 바닥에 쓰려진 저를 전경들이 짓밟고 때리고 급기야 저를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는지 질질 끌어대기 시작하였습니다. 소리를 쳐도 발버둥을 쳐도 소용없었고, 결국 닭장차(전경차)앞까지 끌고 갔습니다. 그제서야 이성을 차리고 승차거부 의사를 밝히자 아예 쓰레기를 던져버리듯 내팽겨 졌습니다."

 

묻지마식 연행 후 국회의원 대우... 이정희 국회의원 때와 유사

 

이정희 국회의원이 당한 것과 비슷하게 전 정 의원도 강제 연행 후 의원 대우를 해주었다. 전 정 의원은 당시를 이렇게 회고했다.

 

"닭장차가 출발한지 5분여 지났을 쯤 동작경찰서 김아무개 수사관이 난데없이 다수에게 미란다 고지를 하더군요.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고...' 무작정 강제 연행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미란다 고지라니? 기가 찰 노릇이었어요.

 

또 5분여 달리자 차를 세우더니 KBS 앞에서 자주 뵈던 영등포경찰서 정보계장이 들어와서는 '정 의원님 저희가 영등포서로 모시겠습니다. 여기서 내리시지요?'라며 정중히 말을 건네더라고요. 화가 난 저는 '왜요? 저만 빼내려고요? 싫습니다. 저를 빼내려거든 여기 있는 모든 분들 연행된 분들 모두 석방시키세요. 저 혼자는 안 갑니다'고 당당히 거부 의사를 밝혔어요. 닭장차 안에는 최상재 노조위원장, 성유보 상임운영위원장, MBC 박성제 노조위원장 등 사회저명인사 여럿이 함께 있었고요."

 

동작경찰서에 연행된 전 정 의원은 1인 연좌시위에 돌입하였다.

 

"동작경찰서에 도착한 우리 일행(정청래, 최상재, 성유보, 박상제 등)은 진술거부 원칙을 세웠고, 저는 KBS에 도착하자마자 붙잡혔고 연행과 구금 자체가 법에 어긋나는 공권력의 불법행각임에 이름 석자조차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경찰이 아무리 아는 거라 할지라도 조서에 말을 하지 않으면 한마디도 적을 수 없습니다. 결국 체크무늬 남방에 검정색 바지를 입은 남자로 성명미상 처리하던 것이었습니다. 또 다른 애칭이 생긴 셈이군요!

 

조사실에서 뜬눈으로 밤을 새면서까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자 새우잠을 자던 수사관들이 못 참겠던지 '경찰의 부당 연행 주장도 좋으니 조서 꾸미자'고 종용했지만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고 날이 밝을 때까지 계속 수사관들이 귀찮게 하자 오전 10시께 조사실을 나가 3층 복도에서 1인 연좌시위를 벌였습니다. 물론 경찰서에서 제공해주는 식사도 거부한 채로."

 

1인시위 통해 연행 부당성 향변... 강제연행 방식 개선 촉구

 

연좌시위에서 석방되기까지에 대해 정 전 의원은 다음과 같이 얘기했다.

 

"소식을 들은 많은 시민들께서 면회를 와 주셔서 배고픔도 몸이 불편함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느낀 것이라고는 걱정해 주신 모든분들께 고마움 밖에 없었습니다. 그 후 오후 5시쯤 천정배, 이미경, 전병헌 의원이 면회 온다는 소식을 들은 경찰이 부랴부랴 귀찮다는 듯 '그냥 집으로 돌아가라'는 것이었습니다.

 

'1분도 채 지나지 않은 그 짧은 시간동안 내가 집시법을 어긴 항목이 뭐냐?' '논리적인 근거를 대고 구속시키든, 그도 아니면 수뇌부의 사과를 받아야겠다'고 계속 외치자 마지못해 동작경찰서장이 찾아와서는 '정말 죄송스럽게 되었습니다. 제가 무어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고 여러 번 용서를 구해 연좌시위를 풀고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경찰의 묻지마식 강제연행 방식을 어떻게 보는지 묻자 전 정 의원은 이렇게 대꾸하였다.

 

"사소한 것 하나라도 법을 수호해야 하는 경찰이 탈법, 불법을 저질렀다면 가중처벌을 받는 게 당연한 현실인데도 이명박 정권은 적어도 방조하고 있지는 않는지요? 아내는 이런 일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듯 갑작스레 몸이 아파 촛불문화제에는 동참하지 않았지만 절묘한 타임에 연행되었습니다. 조금만 더 늦게 도착했더라도 연행되는 시민들을 볼 수가 없어 저지하기 위해 몸을 던졌을 것이며 오히려 더 크게 부상을 당했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병원서 엑스레이 찍고 진단서 발급 받은 상태입니다. 사람을 닭 잡듯 내팽개치는 연행방식은 어디를 가든 비난받을 것이며 더욱이 촛불시위를 끝낸 상태에서 강제 연행한 일은 있을 수조차 없는 상황으로 이미 시위는 끝났고 심신을 풀고 자유롭게 스크린으로 올림픽 중계를 보던 사람들을 별안간 현행범으로 붙잡는 행위는 어떤 삼류논리라도 납득할 수가 없습니다. 미란다고시도 연행 후 닭장차 안에서 한 것도 문제이며, 앞으로 집시법과 함께 연행에 대한 규정 정비도 함께 이루어져야 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다음엔 이른바 '문화일보 보복사건'으로 정청래 전 의원이 고소한 내용을 인터뷰한다.


태그:#정청래, #KBS, #동작경찰서, #영등포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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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저는 강원도 동해시에 살고, 강원대학교 문예창작학과 휴학중인 노형근이라고 합니다. 주로 글쓸 분야는 제가 사는 강원도내 지역 뉴스 및 칼럼 등 입니다. 모든 분야를 아울려 작성 할 수 있지만, 특히 지역뉴스와 칼럼을 주로 쓸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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