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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는 18세 고등학생이 전국을 돌며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담은 사진전을 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페어몬트 고등학교 11학년에 재학 중인 이경욱(18) 군은 지난 1일부터 10일간 고향인 제주도 서귀포시의 이중섭거리 전시대에서 일본군 위안부 사진 20여장을 전시한 '못다핀 꽃' 사진전을 열었다.

 

이 군은 제주도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11일부터 이틀 간 인천 부평구에 위치한 인천여성문화회관 1층 전시실에서 같은 사진전을 열었으며, 13일 하루는 서울 강남구민회관에서, 15일부터는 부산 해운대 문예회관에서 사진전을 열 계획이다.

 

이 군이 찍은 사진은 지난해 여름방학 때 미국의 한국 유학생 동료 4명과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10명이 살고 있는 경기도 광주의 나눔의집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벌이면서 두달 간 촬영한 것이다. 이 사진들에는 할머니들의 다양한 표정과 매주 수요일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수요집회의 모습이 담겨 있다.

 

중학교 시절이었던 11살 캐나다로 유학을 떠났다가 현재는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이 군이 처음 종군위안부 문제를 접하게 된 것은 지난해 초 미국 의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을 다룰 때였다.

 

중학교 때 현대사를 배우지 못하고 유학을 떠난 이 군은 미국에서 처음 문제를 접하고 충격을 받았으나, 이후 현대사에 대해 공부를 하고 나눔의집 봉사활동을 하고 이번에 한국에 오기 전 미국에서 전시회를 열며 민족이라는 정체성과 뿌리를 느끼게 됐다고 한다.

 

"2차 세계대전의 전범인 독일은 자진해서 자신들의 만행에 대한 다큐도 제작하는 등 스스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일본은 왜 문제를 숨기거나 감추려고만 하는지, 직접 나서서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고 이 군은 밝혔다.

 

이 군은 사진전과 함께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다큐멘터리도 제작 중이다. 현재 1/3 정도 제작된 다큐멘터리는 여름방학 기간 동안 동료 유학생들과 함께 만들어 이 군이 다니는 고등학교가 있는 오렌지카운티의 96개 고등학교에 무료로 배포할 계획이다.

 

이 군은 "요즘 학생들은 사회문제에 관심이 없을 거라는 편견이 많은데, 미국에서 전시회를 하면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많은 학생들을 보며 알기회가 없는 것이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지난해 미의회 결의안 통과 이후 위안부 문제가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어 많이 안타깝다, 작은 전시회일 수 있지만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세상에 알리고 문제가 바로 잡히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다큐멘터리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함께 베트남 전쟁 시기, 한국이 베트남에 저질렀던 문제 등 총체적인 여성문제를 짚어낼 생각"이라며 "미국에서 대학과정을 마치고 인권과 비즈니스를 결합시키는 사업을 펼쳐보고 싶다"고 꿈을 밝혔다.

 

한편, 이 군은 전시회를 마치고 오는 22일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린 내용입니다.


태그:#이경욱, #위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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