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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두도 아름다운 섬 운두도의 갯바위
운두도아름다운 섬 운두도의 갯바위 ⓒ 조찬현

섬달천의 바다에 시원한 남동풍이 분다. 하늘에는 뭉게구름이 사방을 감싸고 있다. 갯가 도로에는 고추의 붉은 열매와 참깨가 따사로운 햇살에 말라가고 있다. 속살이 훤히 드러난 갯벌에는 수많은 바다생물들이 오후의 햇볕을 즐기고 있다.

마을 입구에서 만난 한 어부는 전어가 안 잡혀 배들이 포구에 정박해 있다고 한다. 철썩이는 포구에서 하릴없이 버둥대는 어선들은 폭염의 뜨거운 햇살이 싫은지 자꾸만 푸른 바다로 가자 보챈다.

섬달천의 바다 뭉게구름 피어오르는 섬달천의 바다에 시원한 남동풍이 분다.
섬달천의 바다뭉게구름 피어오르는 섬달천의 바다에 시원한 남동풍이 분다. ⓒ 조찬현

섬달천 포구에서 바라본 섬달천. 운두도는 섬달천 바로 앞에 있는 섬이다.
섬달천포구에서 바라본 섬달천. 운두도는 섬달천 바로 앞에 있는 섬이다. ⓒ 조찬현

운두도, 아름다운 그 섬에 가다

선장 김봉수  1.55톤 광명호다.
선장 김봉수 1.55톤 광명호다. ⓒ 조찬현
방파제에서 배를 끌어당기던 섬달천의 김봉수(78)씨. 낚시배를 운영하는 어르신은 잠시 후 지척에 있는 섬 운두도로 간다고 한다. 오전 8시에 데려다 준 낚시꾼에게서 철수한다고 연락이 온 것이다.

“낚시꾼이 많이 찾아오나요?”
“없어요. 한사람 한 사람 오면 왕복 2번하는데 기름 한 깡씩 묵는단 말이요. 한 깡에 2만 4천원이 넘는데 아무것도 안남아”
“농사도 짓나요?”
“전답이라고 째깐해

낚싯배를 10여년 넘게 운영했다는 최삼용(55)씨 역시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최씨는 봄철이 되면 낙지잡이를 한다.

“IMF때보다 더 힘들어요.”
“사람들도 무지하니 살기 힘든갑서요. 돈이 없어서 낚시꾼들이 못 온다고 해요. 돈이 없는 디 어찌 낚시를 다니겠소. 엄청나게 살기가 어렵다네요.”

운두도 아름다운 그 섬에 가다.
운두도아름다운 그 섬에 가다. ⓒ 조찬현

낚시꾼 갯바위에서 바다낚시를 즐기는 강태공
낚시꾼갯바위에서 바다낚시를 즐기는 강태공 ⓒ 조찬현

배가 운두도로 떠난다고 한다. 1.55톤 광명호(선장 김봉수)다. 오후 1시 광명호는 엔진시동을 걸고 밧줄을 풀었다. 닻줄을 잡아당기자 배가 서서히 움직인다. 닻을 선상에 걷어 올리자 배가 출렁인다. 뱃머리를 돌린 광명호는 운두도를 향해 출발했다.

저 멀리 구름에 쌓인 고흥의 팔영산이 자꾸만 다가온다. 뱃전에 찰싹 찰싹 부딪히는 물살, 주변의 풍경에 잠시 취해있는 동안 배는 쏜살같이 바닷물을 가르며 나아간다.

섬달천 건너편에 위치한 운두도는 전남 여수시 화양면 감도리에 딸린 조그마한 섬이다. 해안에 둘러싸인 해식애와 기암괴석, 갯바위와 절벽 등이 참 아름답다. 대운두도와 소운두도 2개의 섬으로 나누어진다. 대운두도는 해안선길이가 4.5㎞이며 대부분이 노인인구로 8가구 30여명의 사람이 산다. 소운두도는 무인도다.

운두도 해안선은 정말 아름답다

운두도 해안 해안에 둘러싸인 해식애와 기암괴석, 갯바위와 절벽 등이 참 아름답다.
운두도 해안해안에 둘러싸인 해식애와 기암괴석, 갯바위와 절벽 등이 참 아름답다. ⓒ 조찬현

시원스레 달리는 광명호의 뱃전에 섰다. 짜릿한 쾌감에 온몸에 전율이 일 정도다. 시원한 바닷바람이 온몸을 훑고 지나간다. 뭉게구름 두둥실 떠있는 여자만의 바다, 내 마음은 어느새 두둥실 하늘로 떠오르고 있다.

운두도 해안선은 정말 아름답다. 멀리 바라보이는 벼랑에는 이름 모를 꽃들이 많이 피어있다. 뱃전에 부서지는 물결은 ‘차아~ 차아~’ 하얀 물거품을 남기며 스쳐간다.

갯바위에서 낚시를 하는 낚시꾼들이 보인다. “많이 잡았어요?” 소리치자 고개를 가로젓는다. 섬을 반 바퀴 돌아서 해안가로 다가가자 갯바위에서 낚시꾼들이 장비를 챙겨 배로 다가온다. 대운두도를 감아 돌자 소운두도가 슬며시 곁으로 다가온다. 섬달천에서는 대운두도에 가려서 안 보인다.

낚시꾼 바다낚시는 손맛도 그만이지만 배를 타고 바다 위를 달리는 기분 또한 쏠쏠하다고 한다.
낚시꾼바다낚시는 손맛도 그만이지만 배를 타고 바다 위를 달리는 기분 또한 쏠쏠하다고 한다. ⓒ 조찬현

섬달천  포구 광명호는 그들을 싣고 다시 섬달천으로 향한다.
섬달천 포구광명호는 그들을 싣고 다시 섬달천으로 향한다. ⓒ 조찬현

순천에서 왔다는 낚시꾼들 3명이 철수한다. 그들은 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고 한다.

“한나도 없어요.”
“고기가 안 나와요, 안 나와.”

광명호는 그들을 싣고 다시 섬달천으로 향한다. 조개잡이 아낙들이 손을 흔든다. 낚시객들은 바다낚시는 손맛도 그만이지만 배를 타고 바다 위를 달리는 기분 또한 쏠쏠하다고 한다. 세상살이 하다 가슴에 쌓인 스트레스를 바다에 휘~날려버릴 수 있기 때문이란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운두도#섬달천#바다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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