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광명간 수도권서부고속도로 건설과 관련, 수도권서부고속도로주식회사(이하 사업단)가 개최하려는 환경영향평가(초안) 설명회가 지난 13일 군포에서 시민사회 저항으로 무산된데 이어 의왕에서도 강력 저지할 것을 밝히는 등 저항에 직면하고 있다.
수원~광명간 고속도로를 민자로 추진하는 사업단 측은 도로가 통과하는 광명, 안산, 화성, 의왕, 시흥, 군포, 수원 등 7개 자치단체 주민들을 대상으로 환경·교통영향평가서 초안을 공람한데 이어 오는 29일까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그러나 지난 13일 오후 3시 군포시 대야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던 첫 주민 설명회가 시민사회단체 회원 및 주민 200여 명에 행사장을 점거당해 무산된데 이어 의왕 시민단체 및 주민들도 오는 19일 의왕에서의 설명회를 강력 저지할 방침이다.
사업단 컨소시엄을 주도하는 고려개발측은 19일 오전 11시 의왕시 부곡동주민자치센터(부곡동사무소)에서 환경영향평가(초안)와 의왕구간에 대해 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의왕시민모임 조창연 대표는 "고려개발이 여름휴가 기간중, 그것도 시민들이 한참 일을 해야 하는 오전 11시에 설명회를 실시하겠다니 이는 '형식적' 설명회에 불과한 요식행위라 볼수 밖에 없다"면서 "우리 의왕시민들도 설명회를 실력으로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군포시민들은 청정구역 수리산을 4개의 터널과 교량들이 관통할 예정으로 있어 이미 2개의 터널이 뜷려 환경 훼손이 심각한 상황에서 환경 파괴뿐 아니라 인근 문화재 훼손도 우려되는 현실에서 수리산 관통도로 개설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의왕시민들도 "수도권서부고속도로가 의왕을 단순히 통과하면서 구봉산을 훼손하고 초평동)부터 입북동까지 긴 둑으로 건설돼 사사동과 도마교동 인근 지역과의 단절뿐 아니라 소음과 분진 등으로 '청정의왕'과 '친환경 의왕'발전에 저해된다는 입장이다.
특히 의왕시의 경우 현재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의왕-과천 고속화도로가 가로, 세로로 관통하고 제2경인연결 고속도로, 수도권서부고속도로, 호남고속철도 등의 추진이 계획돼 그야말로 동네와 마을들이 사분오열로 산산조각 쪼개지고 있다.
이에 군포,의왕시와 시민들은 수리산과 오봉산을 관통하는 고속도로 건설은 결국 시민들의 가슴을 뚫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사업자측이 시민사회단체들과 공동 조사를 하기로 했음에도 이를 어기고 밀어붙이기식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한편 고려개발측은 지난 5월 3일 군포.의왕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수원-광명간 고속도로반대 대책위와 1차 협약을 체결하고 협력하여 환경영향 평가 등을 하기로 했으나 이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설명회를 강행하고 있어 비난을 자초하며 반발을 사고 있다.
당시 양측은 1차 합의서 협약 체결에서 환경·교통·재해 등에 관한 영향평가법 및 환경영향평가서 작성 등에 관한 규정 등 관련법.규정에 따라 수도권서부(수원~광명) 고속도로 군포.의왕구간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조사 및 보고서 작성을 공동 수행키로 했었다.
이에 양측은 2차합의서 체결을 위한 협상을 진행해 왔고, 문안 역시 대부분 합의, 완성되어 체결 절차만을 남겨놓은 상황인 것으로 인식했으나 사업단측은 이미 지난 5월에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정부와 지자체들에 접수 및 배부했음이 뒤늦게 드러났다.
이와관련 범대위는 지난 7일 성명을 통해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의 철회, 공람공고와 주민설명회의 즉각 중단 및 합의원칙 준수 등 일련의 조치를 즉각 실시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의 대화는 없음을 밝힌다"며 지금이라도 모든 공식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수도권서부(수원~광명간)고속도로는 광명시 소하동에서 화성시 봉담읍 수영리를 연결하는 길이 27.6㎞, 폭 23.4~30.6m(왕복 4∼6차선)로 2013년까지 민간투자사업으로 건설할 계획으로 지난 2005년 11월 우선협상대상자로 고려개발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1월 8일 '고속국도노선지정령'을 개정 고시하면서 수원~광명간 민자고속도로 26.4km를 제17호로 지정했으며 기획재정부도 지난달 열린 제2차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에서 신규 민자사업을 추진키로 결정해 2008년 착공할 계획을 추진중에 있다.
국토해양부와 경기도는 수원-광명 민자고속도로는 포화상태에 있는 국도 1호선과 경부고속도로를 대체하는 도로임을 강조하며 수원ㆍ안양ㆍ안산 등 수도권 서부지역 교통정체 해소와 교통량을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크게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수리산에는 1990년대 말 건설된 도시외곽순환도로가 북단을 동-서로 관통하면서 수리터널(1,880m)과 수암터널(1,850m) 지나가고 병목안 계곡 500m구간에 교량이 설치된 이후 수리산 계곡에는 소음 및 매연으로 인한 환경 파괴가 심각한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산본2동 노랑바위 계곡과 안양9동 병목안 계곡에서 물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안양천 지천인 산본천, 수암천 등이 건천화돼 수원~광명고속도로가 건설될 경우 갈치저수지 수맥 단절과 향후 수리산 도립공원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매우 높다.
더욱이 도로 예정지 수리산 남단은 경기도가 추진중인 '제3도립공원' 예정지로 반월저수지 물줄기의 근원임과 동시에 인근에는 각종 문화재들도 산재하고 있어 직간접적인 파괴와 더불어 도심속의 허파와 같은 휴식공간을 잃게 됨에 따라 그 폐해는 불보듯 뻔하다.
해당 자치단체와 지방의회도 반발, 군포시가 2007년 3월과 5월 고속도로 건설 재검토를 요청한데 이어 군포.의왕시의회도 2007년 추진반대 결의안 채택하는 등 반대하는 입장이었으나 최근 정부와 경기도가 강력 추진 방침을 밝힌 이후 주춤한 채 관망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