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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삼치값이 많이 올랐다. 두 마리에 1만 5000원 정도에 팔린다고 한다. 고등어와 함께 대표적인 서민 등푸른생선 삼치가 귀하신 몸이 된 거다. 그렇다면 이참에 직접 삼치를 낚아 가족 밥상에 올려보면 어떨까? 지금 서해안에는 삼치낚시가 한창이다. 지난해보다 좀 일찍 시즌이 펼쳐지고 있다.

 

 

"릴링을 좀 더 빨리 해 보세요"

 

나는 지난 7월 28일 인터넷 바다루어닷컴에서 활동하는 서울 강동팀 6명의 삼치출조를 따라 나섰다. 새벽 2시, 서울을 출발한 차는 2시간 만에 충남 서천의 홍원항에 도착했다. 항구 앞 식당에서 해장국 한 그릇을 비우고, 미리 예약된 낚싯배 성공호(선장 김대권)에 오른 시각은 새벽 5시.


바다는 장판처럼 잔잔하다. 배는 옅은 해무를 헤치고 외연열도 쪽을 향해 빠르게 나아갔다. 한 10분 쯤 달렸을까……. 김대권 선장이 갑자기 배를 멈추더니 오른쪽 수면을 가리킨다.

 

 

"저기 보세요. 라이징 하는 게 보이죠. 저게 전부 삼칩니다. 일단 함 던져 보세요."

 

김 선장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여기저기서 스푼이 휙휙 날아간다. 그리고 바다 위에 루어가 떨어지자마자 꾼들의 손이 바빠진다. "윙윙~ 윙~" 스피닝릴을 감는 손이 보이지 않을 만큼 빠르다.


"삼치낚시 승부의 열쇠는 얼마나 빨리 루어를 감아 들이느냐에 있습니다. 스푼이나 메탈지그가 빠른 속도로 달아나야 삼치의 먹성을 자극하거든요."

 

 

김대권 선장은 꾼들에게 좀 더 빨리 릴링 할 것을 요구한다. 이렇게 캐스팅과 빠른 릴링이 몇 차례 반복되자 이내 지친 기색을 보이는 꾼이 나온다.


"야~ 이거 완전 노가다네. 삼치 잡기 전에 우리가 먼저 맛이 가겠다."

 

삼치 떼 라이징하는 곳에 캐스팅

 

 

첫 번째 포인트에서의 캐스팅은 아무 소득 없이 끝났다. 다음 포인트로 이동. 좀 더 멀리 나가본다. 한참을 달렸다. 외연열도 부근까지. 여기는 좀 전보다 삼치 떼가 큰지 라이징하는 모습이 잦고, 그 마릿수도 많아 보인다.

 

다시 배 위에서는 스푼이 날아간다. "휘~익, 휙~!" 꾼들은 다시 사력을 다해 릴을 감아 들이고, 다시 낚싯대를 머리 위로 들어 라이징 하는 삼치 떼를 향해 스푼을 던진다.

 

"왔다~!"
 

 

뱃머리에서 릴링을 하던 문금철씨가 소리친다. 문씨는 발 앞까지 끌려온 삼치를 확 들어서 뱃전으로 올린다. 60cm 정도 되는, 작지 않은 씨알의 삼치가 갑판에 나뒹군다. 마수걸이 삼치를 본 나머지 꾼들의 눈이 반짝 빛난다. 이 때 시각이 오전 6시. 이제는 그 누구의 얼굴에도 지친 기색이 없다.


문씨의 삼치 입질을 신호탄으로 6명의 꾼들은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한 마리씩 삼치를 끌어내고 있다. 최승철씨는 연속으로 두 마리를 히트시킨 후 다시 한 마리를 걸어 뱃전으로 띄워 올리다가 삼치의 마지막 바늘털이에 그만 놓쳐 버린다.

 

 

"아~, 한순간 살짝 줄을 늦췄더니 그새 털려버렸네~."

 

삼치가 낚여 올라오는 순간 몸을 뒤틀면서 빠져나가 버린다. 낚시꾼들은 이것을 '고기가 바늘털이 한다'고 말한다. 최승철씨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한가득이다. 어느덧 해는 중천에 뜨고, 7월의 바다 한가운데 떠있는 꾼들은 태양을 피할 방법이 없다. 조류의 흐름도 완만해 졌는지 삼치의 라이징도 끊겼다.

 

 

배 위에서 떠 먹는 회 맛은 꾼들만의 특권


"입질도 없는데, 이제 점심 먹고 좀 쉽시다."


누군가의 제안에 아침식사를 했던 식당에서 미리 준비해 준 백반 바구니가 열린다.


"선장님, 좀 전에 잡아낸 거 두 마리만 회 좀 떠 주세요. 맛이라도 보게."

 

 

김대권 선장은 기다렸다는 듯 선실에서 회칼을 가지고 나오더니 익숙한 솜씨로 2마리의 삼치회를 떠낸다. 그런 후 꾼들이 챙겨온 사각 얼음을 검은 비닐봉지에 넣고 그 위에 막 떠낸 삼치회를 얹는다.


"지금 해가 너무 뜨거우니까. 이렇게 놓고 드셔야 해요. 맛이 괜찮을 겁니다."

 

김 선장의 말은 겸손했다. 이날 내가 맛본 삼치회는 그저 괜찮은 정도가 아니라 탁월했다. 뭍에서는 절대 먹을 수 없는 맛. 온전히 꾼들만 즐길 수 있는 특권이 바로 이것이었다.


점심식사를 마친 꾼들은 선장의 안내에 따라 이후에도 몇몇 포인트를 이동하면서 삼치를 낚아냈으나 오전조과만큼 풍성하지는 않았다. 꾼들은 이렇게 낚아낸 삼치를 각자의 아이스박스에 쟁여 넣고 굵은 소금을 뿌려 염장을 한다.


"이렇게 해서 가지고 가면 집에서 무척 좋아하지요. 이제 당분간은 매일 밥상에 삼치구이가 올라오겠는 걸요."

 

홍원항에서 출항하는 삼치낚시의 배삯은 70만원이다. 어쩌면 부담스러울 수 있는 돈이지만 6명이 갹출하면 1인 15만원 선(밥값과 카풀비 포함). 10~12시간 낚시로 20~30마리 정도를 낚는다고 보면 결코 아깝지 않는 배삯이다.


삼치 선상 루어낚시 채비와 방법

가능한 한 빠른 속도로 루어를 회수하라

삼치는 다랑어와 함께 아주 빠르게 회유하는 어종이다. 삼치는 부레가 없기 때문에 항상 바다 속을 빠르게 헤엄쳐 다녀야 한다. 그리고 먹이사냥을 할 때는 눈으로 먹잇감을 쫒기 때문에 루어를 빠르게 움직여야 입질을 받을 수 있다.


낚싯대: 6~7피트 길이의 선상캐스팅 용 낚싯대
릴: 부시리를 노리는 선상 지깅용 릴을 쓰되 6~7호 PE줄이 200m 이상 감기는 것.
원줄과 목줄: 원줄은 PE합사 5호 정도를 쓰고, 쇼트리더를 원줄로 쓰기도 하나 최근에는 PE합사에 10~15cm 길이의 와이어를 회전도래로 연결하는 경향이다. 와이어를 연결하는 이유는 합사나 나일론 줄은 삼치의 날카로운 이빨에 쓸려 쉽게 끊어져 버리기 때문이다.
루어: 메탈지그나 스푼을 주로 쓴다. 수푼의 경우 무게는 20~30g 정도가 적당.
낚시요령: 캐스팅을 할 때는 삼치의 무리가 확인된 곳을 향해 힘차게 던지고, 빠르게 루어를 감아들이는 게 요령이다. 입질이 오면 지체 없이 끌어들여 뱃전으로 바로 띄워 올려야 한다. 약간의 여유라도 주게 되면 바늘이 털려버릴 수 있다.
보관: 삼치는 고등어나 갈치처럼 성질이 급해서 낚아 올린 즉시 죽어버린다. 따라서 낚는 즉시 피를 빼서 회를 떠먹거나 굵은 소금을 뿌려 염장처리 후 아이스박스에 넣는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월간낚시21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바다낚시, #루어낚시, #삼치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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