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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암군 삼호읍 무화과 재배단지. 요즘 무화과가 한창 익어가고 있다.
 영암군 삼호읍 무화과 재배단지. 요즘 무화과가 한창 익어가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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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하구언을 경계로 목포와 어깨를 기대고 있는 영암군 삼호읍. 전국적으로 이름 난 무화과 재배단지다. 전국 무화과 재배면적과 생산량의 70∼80%를 이 곳에서 차지할 정도다. 우리나라의 내로라하는 무화과 재배농사꾼은 이 지역에 모여 있다고 해도 결코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 중에서도 박형순(52·전남 영암군 삼호읍 용앙리)씨. 30여 년 동안 무화과를 재배해 온 그는 무화과에 관한 한 으뜸농사꾼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재배면적은 2만9700㎡.

“공판장이요. 언제 가봤는지 기억도 없네요. 솔직히 가고 싶어도 거기까지 갈 물량이 없습니다.”

누구보다도 넓은 면적에 무화과를 재배하고 있지만 공판장에 가지 않는다는 것. 단골 고객들이 택배로 주문하거나 농장에 찾아와 다 가져가 버리기 때문이다. 하다못해 도로변으로 가지고 나갈 물량도 없다고.

본격 수확기를 맞아 요즘 날마다 무화과를 따고 있지만 오후가 되면 따놓은 무화과도 금세 다 팔려버린다는 게 그의 얘기다.

박씨의 이 같은 배짱은 그 동안 쌓은 자신감과 탄탄한 소비자들의 신뢰에서 비롯된다. 그의 이름 석자는 소비자들에게 ‘보증수표’로 통한 지 오래다. 맛을 본 소비자들로부터 명품 무화과로 인정받으면서 입맛을 사로잡은 것이다.

 '무화과박사'로 통하는 박형순 씨가 무화과를 수확하고 있다.
 '무화과박사'로 통하는 박형순 씨가 무화과를 수확하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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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가 무화과와 인연을 맺은 건 1970년대. 소득작목으로 삼호지역에 무화과가 보급되면서 무화과나무 몇 그루를 얻어 심으면서부터다. 이후 군대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무화과 농사에 뛰어든 것. 지금은 ‘무화과박사’로 통할 정도가 됐다. 간척지에 무화과를 처음 재배한 것도 그의 이러한 자신감에서 비롯됐다.

“3년 전입니다. 영산강3-1지구 간척지 1만7100㎡에 무화과나무를 처음 심었죠. 사람들이 비웃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다른 농가에서도 간척지에 무화과를 심고 있습니다.”

무화과가 좋아하는 해풍의 진원지인 간척지는 최상품의 과일을 선사했다. 당도가 일반재배보다 훨씬 높아 맛이 탁월하다. 과육도 비교적 단단해 소비자들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일손도 덜어줬다. 논에 재배하다보니 관수시설을 따로 설치할 필요가 없었다. 탁- 트인 공간이어서 햇볕 쪼이는 량도 풍부했다. 바람이 나무 사이사이로 골고루 잘 통한 것도 강점이었다. 나무의 키도 그리 크지 않아 수확도 편해졌다.

박씨는 “무화과 재배가 손이 많이 가고 허드렛일이 많지만 아직까지 노력한 만큼의 소득과 보람을 가져다주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최상품의 무화과를 생산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고 ‘간척지무화과’ 브랜드화도 모색해 보겠다”고 말했다.

‘꽃이 속에 숨어 있어 겉에서는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무화과(無花果)는 돌기모양의 많은 꽃들이 고스란히 모아져서 과육이 된다. 나무의 특성상 면역력이 강해 농약을 전혀 하지 않는 완전 무공해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동의보감〉과 〈본초강목〉에 무화과는 고혈압과 변비, 부인병, 활력회복에 좋다고 적혀 있다. 단백질과 섬유질이 풍부한 알칼리 식품이기 때문이다. 비타민과 미네랄, 철분 함량도 풍부해 육류를 섭취한 다음 먹으면 소화흡수가 빠르다고. 숙취 해소에도 좋다.

 '신비의 과일'로 불리는 무화과.
 '신비의 과일'로 불리는 무화과.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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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척지에 무화과를 심은 박형순 씨가 '간척지무화과'를 수확하다 활짝 웃고 있다.
 간척지에 무화과를 심은 박형순 씨가 '간척지무화과'를 수확하다 활짝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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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무화과, #박형순, #영암군 삼호읍, #간척지무화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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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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