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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여당이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완화하고, 수도권 분양주택의 전매(되팔기) 제한기간도 줄일 방침이다. 또한 재건축 아파트의 입주권 매매 규제 완화도 추진하고 있다. 일단 오는 21일 이를 뼈대로 한 부동산 대책의 일부가 선보일 예정이다.

 

하지만 분양가상한제의 경우 제대로 시행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상황이다. 상한제 적용을 받는 아파트 공급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기도 전에 제도 자체를 손댈 경우, 아파트값이 다시 들썩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또 아파트 재건축 등 부동산 관련 규제도 크게 완화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하향 안정국면을 보여온 부동산 시장이 다시 투기로 요동칠 우려가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임태희 "공급확대 먼저... 분양가 상한제·전매금지 기간 완화 필요"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20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당정협의를 통해 근본적으로 공급을 늘리는 정책 중심으로 펴나갈 계획"이라며 "내일(21일) 당·정협의 후 정부에서 주로 공급 측면에서 과도한 규제를 푸는 부동산 대책부터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임 의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에 시행했던 분양가 상한제·수도권 전매제한 등의 행정조치 중 과도한 정책을 정상화시키는 차원"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분양가 상한제와 관련해 임 의장은 "(당·정이) 이 제도를 근본적으로 검토하는 단계를 밟게 될 것"이라며 "굉장히 제한적으로 (실시하는 쪽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로 임 의장은 "분양가 상한제가 과도한 집값 상승을 붙잡는 측면도 있지만 판교 같은 데서는 투기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며 "오히려 상한제를 시행하면서 엄청나게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임 의장은 수도권 분양주택의 전매제한 기간을 단축할 필요성도 언급했다. 현재 정부는 전매금지 기간을 현행 최장 10년에서 6~7년쯤으로 줄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 의장은 "집이 없는 입장에서 보면 좀 작은 집으로 들어가더라도 6~7년 후에는 다른 지역으로 옮길 수 있는 가능성을 두고 들어가게 하자는 것"이라며 "이렇게 하면 수급 조절에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급 적용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판교와 같이 이미 집값이 뛴 지역의 소유주들이 엄청난 시세 차익을 챙기는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임 의장은 "(전매제한 기간 단축을) 소급 적용해서는 곤란하다"고 선을 그었다.

 

"재건축 아파트 입주권 양도 가능하게 해야"

 

재건축 아파트 입주권을 사고파는 데에 대한 규제도 일부 풀릴 전망이다. 역시 공급을 확대시킨다는 이유에서다.

 

임 의장은 "재건축을 통해서도 공급이 늘어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재건축을 추진하면 보통 기간이 3년이 걸리는데 이에 소요되는 행정(처리) 기간을 대폭 줄여주면 공급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조합원들이 (지위를) 옮길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혀, 입주권 양도가 가능하도록 규제가 풀릴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 규제 완화로 강남 집값이 들썩일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재건축이나 재개발을 허용해서 생기는 이익에 대해서는 환수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다음은 임 의장이 간담회에서 밝힌 내용의 요지이다.

 

- 수도권 공급 대책과 관련해 어떤 구상인가?

"그 전에 나왔던 아이디어들 중에는 홍콩의 사례가 있다. 스카이시티나 타워시티의 개념으로다. 우리도 그런 방법으로 해결하자는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도 있다. 우리나라 토지 철학에 맞느냐가 문제인데, 국민적 합의가 우선 돼야겠지만 어쨌든 수급 문제에 대한 점검을 해봐야 한다.

 

아주 단순하게 보면 전국 평균 주택 보급율이 100%를 좀 넘는데 수도권은 90% 내외이다. 여러 사정을 감안하면, 110% 정도는 돼야 안정이 된다. 서울의 인구가 줄지 않는 한은 20% 정도 초과 수요가 계속 있는 셈이니 어떤 형태로든 수도권이나 서울은 (부동산 가격) 상승 압박이 있는 게 현실이다. 거기다 투기 수요까지 덧붙이면 걷잡을 수 없다.

 

오늘 아침 일부 신문에 일부 정책(분양가 상한제·수도권 전매제한 완화)들이 났지만, 어떤 경우에도 부동산 가격이 올라갈 수 있는 대책들은 신중하게 추진할 수밖에 없다. 일단 공급 확대 정책 중심으로 먼저 풀어야 한다. 정부와 논의하는 과정에서도 당으로서는 대원칙이 가격을 불안정하게 하는 정책은 안된다는 것이었다. 수요 대책은 경제 원리에 맞지 않게 잘못돼 있는 과도한 규제의 경우에만 정상화시키는 정책을 쓰자는 얘기다.

 

예를 들면, 재건축의 경우를 보자. 재건축을 통해 공급이 좀 늘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재건축을 추진하면 보통 기간이 3년쯤 걸린다. 대개 행정기간일 텐데 이를 대폭 줄여주면 그게 공급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조합원들이 (지위를) 옮길 수 있도록(입주권 양도가 가능하도록)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궁극적으로는 분양가 상한제를 근본적으로 검토하는 단계를 밟게 될 것이다. 분양가 상한제는 양면성이 있다. 과도하게 집값이 올라가는 것을 붙잡는 측면이 있지만 판교 같은 데서는 오히려 엄청난 프리미엄이 붙어서 투기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수급이 근본적으로 맞지 않는 지역에서는 엄청나게 집값을 부추길 요인이 있으니 (상한제는) 굉장히 제한적으로 (실시하는 걸로) 보완하는 걸로 해야 한다.

 

수도권 분양주택 전매제한 기간과 관련해서도, 수도권 쪽에서 어떻든 그간 분양 받아서 할 수 없이 오래 살고 있는 사람의 경우에는 (집을) 내놓고 다른 데 가서 살고 싶은 사람도 있다. 그래서 최초 분양자의 전매 기간을 묶어둔 것을 풀어주는 게 어떠냐는 얘기가 나온 것이다.

 

그러나 당초 판교 같은 경우는 (제한 기간이) 10년이면 10년이라고 알고 들어간 것 아니냐. 그러니 소급해서는 곤란하지만, 신규 주택의 경우 전매제한 기간을 어느 정도 터야 사람들이 들어온다. 집이 없는 입장에서 보면 좀 작은 집으로 들어가지만 6~7년 후에는 다른 지역으로 옮길 수 있는 가능성을 두고 들어가게 되지 않나. 그런 면에서는 수급 조절에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내일 당정협의 후 발표되는 내용은 주로 공급 측면에서 과도한 규제들을 풀어서 조금이라도 공급이 촉진될 수 있게 하는 대책이 나올 가능성이 많다."

 

- 세제 보완은 계획이 어떠한가?

"다음주 정도에는 대체로 세법에 대한 당정협의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세제개편안도 당정협의가 되면 발표할 수 있을 것 같다. 부동산 세제는 수요를 늘리는 정책은 일단 신중하자는 입장이니 공급을 늘리는 대책이 나올 것이다. 주로 양도소득세 (완화) 대책이 될 것이다."

 

- 지방 공급 과잉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지방 미분양 주택이 굉장히 많은데 그렇다고 해서 1가구 2주택을 허가해 주는 식의 정책은 계속 (악순환이) 반복될 뿐이다. 건설업체의 어려움을 해소해 준다는 차원에서의 미분양 대책은 적절치 않다는 게 당의 입장이다."

 

- 재건축을 완화하면 강남 집값이 들썩일 가능성이 있는데.

"재건축이나 재개발을 허용해서 생기는 이익에 대해서는 환수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 '버블세븐(강남·서초·송파·목동·분당·용인·평촌)' 지역의 스카이라인 조정도 고려하고 있나?

"여기서 더 말하면 지금 고려하고 있거나 검토하고 있는 것처럼 이해되니 더 이상 얘기하지 못하겠다."

 

- 내일 정부가 발표하는 건 주로 택지 관련 대책인가?

"기존의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에 실시했던 여러 정책들, 예를 들면 분양가 상한제·전매제한·분양제도 등의 행정조치들 중 (규제가) 과도한 것을 정상화 시키는 대책들이 될 것이다."

 

- 양도세 완화 폭은 어떻게 논의되고 있나?

"(개인적으로) 양도세를 전액 면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임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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