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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지진을 나와 남쪽으로 향했다.
초지진을 나와 남쪽으로 향했다. ⓒ 이장연


지난 12일 자전거를 타고 강화 초지대교를 건널 때 먹구름이 몰고온 폭우 덕분에 뜨거운 여름날의 더위를 잠시 식히고, 초지진을 둘러본 뒤 해안도로를 따라 드넓은 강화갯벌과 푸른 들판 사이를 갯바람을 맞으며 나아갔습니다. 본격적인 강화도 자전거 탐험의 시작이었습니다.

 

우선 초지진에서 빠져나와 남쪽 해안도로를 따라 이동해 황산도 어시장 앞에 펼쳐진 갯벌을 바라보고 다시 페달을 밟아 자전거도로를 타고 동검도 입구까지 내달렸습니다. 그 길에 눈에 띈 것이 있었는데, 다른 게 아니라 자연학습체험장이란 이름을 달고 아이나 어른들에게 말을 태워주는 곳이었습니다. 소위 승마체험이란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찻길과 마주한 비좁은 우리에 갇혀 지나가는 자동차들의 날카로운 소음과 매연에 시달리는 말의 모습을 지켜보니, '이게 대체 무슨 자연학습체험이란건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자연과 생명도 돈을 주고 체험, 학습해야 하는 대상(상품)으로 전락시켜버린 세상이 암담했고, 사람들의 욕심에 한평생 저렇게 살아가야 할 발을 구르며 울타리를 맴도는 말도 안쓰러웠습니다. 사람을 등위에 태우기 위해서 태어난 말이 아닌데, 들판을 자유롭게 내달리고픈 말에게 사람들은 참 몹쓸짓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동영상]이런게 자연학습체험이냐? 말 가둬놓고 사람 태우는게..

2008.8.12 / 동검도를 지나친 후~

 

Tip. 의외로 차들이 쌩쌩 내달리니 주의...

▲ 말은 자유롭게 달리고 싶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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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처럼 맘껏 내달리고 싶어하는 말을 뒤로하고, 다시 자전거에 올랐습니다. 해안도로를 따라 가다가 다시 초지진까지 되돌아가려면 부지런히 페달을 밟아야했기 때문입니다.

 

비구름 사이로 힐끔거리는 태양을 피해가며 바다가 눈앞에 펼쳐지는 강화군 선두리에 도착하니, 길가 곳곳에는 펜션과 카페, 음식점들이 즐비했습니다. 또한 산과 숲을 깎아서 펜션 등 숙박업소나 고급주택을 짓는가 하면, 해안가 어촌마을과 고구마밭에도 이런저런 건물들을 건설하고 있었습니다. 관광지 개발이란 명목으로 외제차를 끌고 돌아다니는 외지인들이 들어오고 그들이 만든 펜션이 난립하면서, 어민들의 작은 생계수단이었던 고깃배와 민박집은 사라지고 작은 어촌마을과 주민들의 정겨운 모습도 급속히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어촌공동체를 피폐하게 하고 파괴하는 펜션과 음식점들이 난립하고 있는데, 인천시는 길상면 선두리 일대 임야에 9홀짜리 골프장까지 추진해 선두리 주민들은 이에 반대의 목소리를 힘겹게 내고 있었습니다. 인천에는 이미 국내 최대의 스카이72골프장을 비롯해 4개 골프장을 운영중에 있음에도, 인천시는 굴업도와 '청정지역'이라는 강화도에까지 골프장을 개발하려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청정지역'이라는 말을 무색하케 하는, 난립중인 펜션과 음식점 그리고 골프장까지 들어서고 있는 강화도 선두리 일대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봤습니다.

 

[동영상] 관광지 개발로 고깃배가 사라진 어촌...

청정지역 펜션, 음식점 난립하는데 골프장까지...

2008.8.12 / 길상면 선두리 일대

 

Tip. 해안도로를 질주하는 차량들 조심...

 

▲ 청정지역 강화도 펜션, 음식점 난립하는데 골프장까지...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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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덧. 이번 강화도 자전거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이 몹쓸 펜션과 내달리는 외제차량들입니다. ㅡㅡ:: 


#강화도#골프장#펜션#관광지#인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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