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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베이징 올림픽 태권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자 '와~' 이렇게 좋아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우리 여자 핸드볼팀이 애매한 판정으로 통한의 1초, 통한의 한 골로 패배했던 것에 대해 '아이~' 이렇게 안타까워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땡이(李)뉴스'가 나왔다. 과거 80년대 밤 9시 '땡'이란 신호음과 함께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정 기사가 방송 머리기사로 나온 것까지 똑같다.

 

물론 '현실'은 아니다. MBC 라디오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의 코너 중 하나인 '대충토론'이 지난 15일부터 선보이고 있는 '대충뉘우스'다.

 

진행자인 최양락씨와 배칠수씨가 아나운서로 등장하는 '대충뉘우스'는 1954년부터 1994년 말까지 21년간 정부가 제작해 전국 극장에서 상영했던 '대한뉘우스'의 분위기를 충실히 재현하는 한편,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에 관해 과감히 풍자하고 있다.  

 

'광복절 특사'부터 '정연주 전 KBS 사장 해임'까지 곳곳에서 빛나는 풍자

 

풍자 대상은 '광복절 특별사면 논란'부터 '정연주 전 KBS 사장 해임' 문제까지 폭 넓다. 강도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8·15 광복절을 맞이하여 대대적인 특별사면을 단행하셨고 많은 경제인들이 풀려나와 기업과 재계의 광복절을 만들어주셨습니다." -2008.8.15

 

"이명박 대통령은 올림픽 선수단 가두행진에 참석할지 여부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그 유명한 수상소감, '선수들이 4년 동안 차려놓은 밥상에 저는 숟가락 하나 들었을 뿐인데 감사히 먹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말할지 여부에 대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2008.8.20

 

"올림픽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습니다. 예상했었던 올림픽 거리응원이 이번엔 거의 자취를 감췄는데요. 이에 대해 시민 김 모씨는 '거리에서 응원하는 것이 불법인지 아닌지 몰라서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응원할 때 파랗게 바디 페인팅했다가는 잡혀갈 수도 있죠. 물대포도 아니고 바디 페인팅인데? 비 와봐요. 흘러내리면 거기서 거기죠." -2008.8.21

 

"대충뉴스는 언제까지? (내일까지…) 청취자들은 도로 대충토론으로 돌려놓으라고 막 그러던데… (안 들려요. 난 귀 막았어. 내 마음이야.) 그렇습니다. 진행자가 지 멋대로 방송을 장악하고 있는 현실 안타깝습니다. (여긴 내꺼야. 내가 다 먹을거야.) 미친 것 같군요."-2008.8.22

 

이에 대해 청취자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청취자 '오진연'씨는 "처음 듣는 뉴스코너 웃기면서도 많이 우울했다"며 "그래도 그것이 현실이니, 참고 견디면 좋은 날이 있겠죠"라고 날카로운 풍자를 환영했다. 

 

'공영석'씨는 "엄 사장님 이하 해당 프로그램 피디는 대충토론을 임명할 권리는 있지만 대충토론 코너 해임할 권리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애청자 의견을 무시한 채 회의실 옮겨가며 밀실에서 급만들어진 대충뉴스는 원천 무효라는 거"라며 '대충토론'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대충뉘우스'는 오는 25일부터 원 코너인 '대충토론'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그러나 풍자는 그치지 않을 예정이다. 최양락, 배칠수씨가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 허재 전주 KCC 감독 등의 성대모사를 통해 민감한 사회 사안들을 풍자하던 '대충토론'에는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성대모사까지 등장했다.

 

지난 13일 방송에서는 '여름철 운동법'을 주제로 한 토론에서 'MB님'이 등장해 '회전문 보은인사', '언론 떡 주무르기', 'MBC <PD수첩> 탄압' 등을 풍자하기도 했다.


태그:#정치풍자, #최양락, #배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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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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