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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은 24일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청년연합회 가족체육대회 개회식에 참석해 축하인사를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4일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청년연합회 가족체육대회 개회식에 참석해 축하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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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이 25일로 귀향 6개월을 맞았다. 노 전 대통령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봉하마을을 찾는 사람들도 여전히 많으며, 홈페이지(www.knowhow.or.k)를 찾는 누리꾼도 많다.

노 전 대통령은 고향에서도 바쁘게 지내고 있다. 매일 방문객을 맞다가 한 때 가벼운 몸살을 앓기도 했다. 그래서 지난 4월부터 매주 월요일은 방문객을 만나지 않고 쉰다. 하루 서너 차례, 많게는 아홉 차례까지 사저를 나와 방문객들 앞에 선다.

학생들이 단체로 봉하마을에 수학여행을 오기도 한다. 외국인들도 노 전 대통령을 찾고 있다. 알제리 전 외무장관이 지난 5월 노 전 대통령을 예방했으며, 지난 13일에는 중국 하얼빈공대 부속고등학교 학생들이 찾기도 했다.

최근 20대가 선택한 대중문화 전반의 핫 아이콘을 선발해 상을 주는 '제2회 Mnet 20's 초이스 컴백스타 부문'에서 노 전 대통령은 1위를 차지했다. 김국진·신애·박미선·박찬호 등 스타들을 누르고 1위에 오른 것이다.

쓰레기 줍고 차 가꾸고 썰매 타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봉하마을 장군차밭에서 제초작업을 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봉하마을 장군차밭에서 제초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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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전 대통령의 최대 관심거리'는 살기 좋은 농촌 만들기'다. 사람들이 도시로 떠나는 농촌이 아니라 도시 사람들이 찾아오는 농촌을 만들어 보자는 것. 봉하마을을 그렇게 가꾸면 다른 마을도 따라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귀향하기 전 봉하마을은 여느 농촌과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노 전 대통령은 귀향 직후인 지난 3월 6일 장화를 신고 봉하마을 하천에 들어가 갈고리로 쓰레기를 건져내는 작업을 벌였다. 전직 대통령이 쓰레기 줍기에 나서는 모습은 우리 국민들에게 처음으로 비친 것이어서 더 관심을 끌었다.

봉하마을 앞 들녘에는 지금 오리가 농사를 짓고 있다. 경남권에 AI가 발생해 한때 오리농법이 우려되기도 했지만 봉하마을 사람들은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오리를 논에 풀었다. 가을에는 다 자란 오리는 '봉하마을 전통 테마식당'에서 음식으로 제공하고, 무공해 쌀도 생산할 예정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장군차'를 심었다. 산기슭의 폐과수원을 차밭으로 만들었다. 장군차는 김해에서 자생하는데, 노 전 대통령이 장군차에 관심을 보이자 덩달아 장군차 생산 농민들도 신이 났다.

마을 앞에 생태공원도 만들었다. 방문객이 오면 볼거리가 적다는 지적을 받아 왔는데, 생태공원에 연꽃을 비롯한 각종 수생식물을 심었다. 화포천 정화활동은 노 전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일 가운데 하나다.

노 전 대통령과 함께 자원봉사자들이 애를 쓰고 있다. 마을 농기계 보관창고를 개조해 자원봉사센터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노사모' 회원을 비롯한 자원봉사자들은 대개 주말마다 모여 장군차를 심거나 연꽃을 심기도 했으며, 논에 오리를 푸는 일도 거들었다.

요즘 자원봉사자들은 장군차밭에서 제초작업을 하거나 화포천 정화활동을 벌인다. 자원봉사자들은 주로 가족 단위가 많다.

봉하마을 방문객은 60여만명에 이른다.
 봉하마을 방문객은 60여만명에 이른다.
ⓒ 노무현공식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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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은 퇴임 뒤에도 많은 곳을 다녔다. 서울만 가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그는 부산 민주공원과 5·18묘지를 찾아 민주영령들에게 '대통령 퇴임 보고'를 했으며, 진주에서 열린 산림박물관을 찾고, 함평 나비축제 행사장을 찾기도 했다.

이창동 전 장관 등과 함께 밀양 연극촌을 찾기도 했으며, 지난 여름에는 강원도에서 휴가를 보냈다. 진주시 집현면의 우수 조림지, 야생화 군락지와 희귀한 연꽃밭이 있는 양산 통도사 서운암, 김해 생림면의 장군차밭인 선곡다원 등도 그의 발자국이 찍힌 곳이다.

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여러 활동과 행동이 언론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마을 가게에 앉아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라든지, 개량한복을 입고 방문객을 맞는 모습, 지난 7월 강원도 초원에서 썰매를 타다 넘어지는 장면도 많은 사람들의 입가에 웃음을 짓게 만들었다.

자전거 타는 전직 대통령 모습도 그는 보여주었다. 때로는 비서진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마을과 논길 산책에 나서기도 하는데, 방문객들을 만나면 내려 악수를 하거나 기념사진을 찍기도 한다.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은 노 전 대통령은 낙동강을 개선하기 위한 모임인 사단법인 '맑은물사랑사람들'(상임대표 이봉수) 고문직을 수락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처음으로 시민사회단체 고문을 맡은 것이어서 더 관심을 끌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난 7월 11일 김해한우농가들이 운영하는 식당을 찾아 오찬하기도 했다. 당시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온 나라가 촛불시위로 뜨거울 때, 한나라당은 미국산 쇠고기 시식회를 열었다. 한나라당은 미 쇠고기가 안전하다며 시식회를 열었지만, 노 전 대통령은 한우를 찾아 대조를 보여 누리꾼들로부터 관심을 끌기도.

봉하마을 방문객이 많다보니 부작용도 생겨났다. 노무현 전 대통령 내지 봉하마을의 단체를 사칭한 단체들이 생겨난 것이다. 한때 경찰이 수사를 벌이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 발언은 계속?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저에서 손녀와 '왕자 놀이'를 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저에서 손녀와 '왕자 놀이'를 하고 있다.
ⓒ 노무현공식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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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은 요즘 정치 현안에 대해서도 발언하고 있다. 촛불시위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노사모 정기총회에 참석했던 그는 연설을 통해 "촛불시위대가 청와대로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정연주 KBS 사장의 배임 논란이 불거지자 노 전 대통령은 '즉석 강연'을 통해 "정연주 사장이 배임을 했다는 것은 해괴한 논리"라 하고, "감사원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힘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건국절 제정 논란과 관련해 그는 "건국은 광복에 따라오는 것"이라는 부정적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앞으로 노 전 대통령의 정치 관련 발언은 계속 나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 개발이 진행 중인 웹사이트 '민주주의 2.0'에 관심이 높다. 이 사이트를 통해 시민민주주의 발전 차원에서 건전한 토론문화를 이끈다는 목표다. 노 전 대통령이 직접 이 사이트 기획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퇴임 6개월을 맞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은 어느 정도일까? '친노(親盧)'라는 정치세력과 지지기반이 현실적으로 존재하고 있다.

지난 18대 총선에서는 '김해 을'에서 최철국 의원(민주당)이 재선에 성공했는데, 노 전 대통령의 힘이 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6월 실시된 남해군수 보궐선거에서는 참여정부 때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홍보담당관을 지낸 정현태 군수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참여정부 청와대 비서관·행정관 30여 명이 25일 남해에서 모임을 갖고, 다음 날 봉하마을을 인사차 방문하기로 해 관심이 높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정치 세력화의 과정으로 보는 시각이 있지만, 참여정부 참모진과 노 전 대통령 측은 "순수한 모임이며 인사"라고 밝히고 있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퇴임한 뒤 귀향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 그를 보기 위해 사람들이 끊임없이 밀려들고 있다. 평일에는 2000~3000명, 주말에는 5000여 명 안팎이다. 6개월 만에 60여 만 명이 봉하마을을 다녀갔다. 홈페이지도 마찬가지로, '참여게시판'에는 누리꾼들이 올리는 글이 10만개에 가깝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다른 전직 대통령과 딴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최근 이창동 전 장관, 엄용수 밀양시장과 함께 밀양 연극촌을 방문하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최근 이창동 전 장관, 엄용수 밀양시장과 함께 밀양 연극촌을 방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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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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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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