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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18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면서 원 구성을 마무리했다.

 

국회 운영의 양대 축을 이루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18대 첫 국정감사를 앞두고 전문성과 논리를 두루 갖춘 주전 공격수들을 핵심 상임위에 전략 배치했기 때문에 이들 의원들의 활약을 기대해볼 만 하다.

 

[법사위] 한나라당엔 율사, 민주당엔 비율사

 

검찰과 법원 등 공권력을 다루는 주요 국가기관을 관장하는 법사위는 최근 들어 검찰 수사의 편파성 시비가 늘고 있는 만큼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여야 격돌이 예상되지만, '국회 상원'으로 불릴 정도로 업무량이 많은 곳이어서 대표적인 '기피 상임위'로 꼽힌다.

 

율사 출신 의원들이 가장 많은 한나라당은 예상대로 율사 출신 초선의원들을 대거 배치했다. 소장파 손범규·박민식 의원이 야당의 공세를 막는 여당의 새로운 방패 역할을 맡는 가운데 이한성(검사장 출신)·홍일표(판사 출신) 의원이 이들을 뒷받침하는 구도다. 17대 내내 법사위에 머물며 민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였던 재선의 주성영 의원이 법사위에 계속 남아있기로 한 것도 흥미롭다.

 

민주당은 비율사 출신 박영선·박지원 의원을 투입했다.

 

[행안위] 한나라당엔 경찰 출신, 민주당엔 투사

 

어청수 경찰청장의 거취 문제가 뜨거운 쟁점이 될 행정안전위에서는 경찰 출신의 3선 이인기 의원과 뉴라이트 성향의 신지호 의원이 한나라당의 수비수로 나설 전망이다. 민주당도 이에 맞서 강기정·김유정 등 투사형 의원을 배치했다.

 

[문광위] 한나라엔 조선·중앙이 3명, 민주당엔 MBC 최문순

 

언론 문제가 주요 메뉴인 문화관광위는 현 정부의 '방송사 장악' 논란과 맞물려 17대에 이어 18대에서도 여야의 격렬한 충돌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에서는 고흥길(중앙일보, 상임위원장)·최구식(조선일보)·한선교(MBC)·강승규(경향신문)·안형환(KBS)·진성호(조선일보)·허원제(SBS) 의원이, 민주당에서는 최문순(MBC)·장세환(한겨레) 의원이 문광위에서 활약할 언론사 출신들로 꼽힌다.

 

여야의 원내전략을 맡는 한나라당 주호영, 민주당 서갑원 원내수석부대표가 문광위에 나란히 배치된 것도 양당이 생각하는 문광위의 비중을 짐작케 한다. 당초 교육위를 희망했던 나경원 의원도 당 지도부의 결정에 따라 문광위 간사로 배치됐다.

 

[기획재정위] 한나라당도 민주당도 정책통

 

현 정부의 최대화두인 경제 문제를 주로 다룰 기획재정위 소속 의원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한나라당 의원으로는 최경환 당 수석정책조정위원장(간사)을 비롯해 재선의 이종구, 초선의 김광림(재경부 차관 출신)·나성린(경제학 교수 출신)·김성식(정조위원장 출신) 등 정책통이 즐비하다. 17대 정무위에서 활약했던 차명진·진수희(이상 친이) 의원은 나란히 상임위를 옮겨 이혜훈(친박) 의원과 한솥밥을 먹게 됐다.

 

민주당 의원으로는 강봉균(재경부장관 출신) 의원과 김효석·박병석 등 전현직 정책위의장 등 중량급 인사들이 포진해있다.

 

[통외통위] 3선 즐비... 전현직 고위당직자들 몰려

 

외교·안보·통일 이슈를 다루는 통외통위는 정치적 야심이 많은 의원들이 경력 관리 차원에서 반드시 거치는 상임위인만큼 전통적으로 인기가 많았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한나라당에서는 박진 상임위원장을 비롯해 권영세·남경필·안상수·이상득·정몽준·정의화·정진석 등 3선 이상 중진의원들이 즐비하고, 민주당도 정세균 대표와 박상천 전 대표·이미경 사무총장 등 전현직 고위당직자들이 한 데 몰려있다.

 

한나라당은 탄탄한 전문성을 갖춘 윤상현·정옥임·구상찬 의원, 민주당은 송민순(외교장관 출신)·문학진 의원의 활약에 각각 기대를 걸고 있다.

 

[국방위] 한나라당 원내사령탑 나란히

 

통외통위와 함께 거물급 정치인의 필수코스로 꼽히는 국방위에는 여당 원내사령탑의 투톱인 홍준표 원내대표와 임태희 정책위의장이 나란히 배치돼 눈길을 끌고 있다.

 

[국토해양위] 지역구 예산 유리해 인기

 

국토해양위는 지역구 예산 배정에 유리한 입지조건 탓에 인기 상임위로 꼽혔던 만큼 이곳에 배치된 의원들의 면면도 눈여겨 볼 만 하다.

 

한나라당에서는 박순자 최고위원을 비롯해 백성운·장광근·전여옥 등 지난해부터 친이 그룹에서 맹활약한 의원들이 안착했고, 친박 성향의 유정복·정희수·현기환 의원도 국토위에 무난히 터를 잡았다. 민주당에서는 이용섭 전 건교장관을 비롯해 박기춘·강창일·김성곤·김성순·김세웅·이시종·조정식 의원이 당내 경쟁을 통과한 의원들이다.

 

[환노위] 아무도 안 가니 원내대표가... 비정규직은 어쩌나

 

반면, 환경노동위에는 여야 모두 지원자들이 극히 적어 국토해양위와 대조를 이뤘다. 특히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의 경우 양당 원내대표(원혜영·권선택)가 배치될 정도로 의원들의 기피 심리가 강했다는 후문. 

 

민주당 모 의원의 보좌관은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가 이미 큰 현안이 됐고 국회에서도 이 문제를 중요하게 다뤄야 하는데, 야당 의원들이 이렇게 관심이 없으니 제대로 논의나 되겠냐"고 개탄했다.

 

여당의 유력한 차기 대권후보로 꼽히는 박근혜 전 대표는 17대 국방위·환경노동위를 거쳐 18대 전반기에는 보건복지위로 자리를 옮겨 '지도자 수업'을 조용히 밟아가고 있다.


태그:#18대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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