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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의 환경축제인 제10차 람사르총회(10월 28일~11월 4일)가 경남 창원에서 열립니다. 환경부와 경남도, 창원시 등 정부와 자치단체는 람사르총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람사르총회와 관련한 여러 쟁점들을 짚어봅니다. [편집자말]
북한 대표 참여? 현재 대답은 '아직 불투명'

 제10차 람사르총회가 오는 10월말 경남 창원 일원에서 열린다. 사진은 100일을 남겨두고 경남도청 앞세 세운 선전탑.
 제10차 람사르총회가 오는 10월말 경남 창원 일원에서 열린다. 사진은 100일을 남겨두고 경남도청 앞세 세운 선전탑.
ⓒ 경남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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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사르총회에 북한 대표단이 참석할 것인가? 이명박 정부 들어 남-북 관계가 굳어버린 가운데, 람사르총회 두 달여를 앞두고 북한 대표단의 참석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은 '아직 불투명하다'는 것. 경남도는 지난해부터 북한 대표단의 참석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얼어붙은 남북 관계 탓에 그동안 들인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북한은 현재 람사르총회에 가입해 있지 않다. 참석한다면 업저버 자격이다. 북한에는 환경 관련 NGO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참석한다면 환경 관련 학자들이 올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람사르총회에 참석하면 남-북 습지 관련 조사·연구·교류를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비무장지대(Demilitarized Zone·DMZ) 공동조사도 논의 대상이다. 전문가들은 동해안 석호나 러시아-중국-북한 접경지인 나진·선봉지역 대규모 습지에 대한 조사도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국민 관심 높이기 위해서도 북 참여 필요

'환경 올림픽'이라지만 람사르총회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낮다. 북한 대표단이 참석한다면 이번 람사르총회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북한이 참석한다면 람사르총회는 절반이나 성공한 셈"이라 말할 정도다.

경남발전연구원이 최근 실시한 '2008 람사르총회에 대한 의식실태 조사분석' 자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람사르총회 인지도는 매우 낮았다. 최근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했는데, '람사르총회에 대해 알고 있다'는 답변은 응답자 4명 중 1명에 그쳤다. 70% 정도는 내용을 들어본 적만 있다고 답했다.

경남도는 북측에 기회가 있을 때마다 람사르총회 참석을 제안했다. 경남도는 2006년부터 남북교류사업을 벌여 오고 있다. 북한에서 생산한 딸기 묘종을 경남으로 가져와 심는 등의 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는 지역민들의 성금을 모아 평양 장교리에 소학교를 건립하기도 했다.

2007년 4월 97명으로 구성된 경남대표단을 이끌고 평양을 방문했던 김태호 경남지사는 북측 김영대 민화협 대표와 만나 람사르총회 참석을 제안했다. 당시 북한을 다녀온 김 지사는 "북측은 람사르총회에 많은 관심을 표명했고, 참여 문제는 적극적으로 검토해 보겠다고 하는, 긍정적인 답변도 나왔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올해 8월 장교리 소학교 준공에 맞춰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었는데, 남북 관계가 얼어붙으면서 연기했다. 최근 김 지사는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를 통해 "지난 8월 초 방북하려 한 것도 람사르총회 때 북한의 참여를 결정짓기 위한 의도였다"면서 "빨리 대화 창구를 재개해 꼭 북한 대표가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람사르총회에 북한 대표단의 참석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2007년 4월 북한 평양을 방북했던 김태호 경남지사(왼쪽)가 김영대 북측 민화협 회장을 만났을 때 모습.
 람사르총회에 북한 대표단의 참석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2007년 4월 북한 평양을 방북했던 김태호 경남지사(왼쪽)가 김영대 북측 민화협 회장을 만났을 때 모습.
ⓒ 경남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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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근 정무부지사 "9월 방북하는 경통협 통해 타진"

안상근 경남도 정무부지사는 "지난 8월 김태호 지사가 방북했더라면 북한의 람사르총회 참석에 대해 매듭을 지었을 것인데 못 가서 아쉽다"면서 "이후 진행된 사항이 없는데, 9월에 방북하는 경남통일농업협력회를 통해 타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부지사는 "지금까지 여러 창구를 통해 북한의 람사르총회 참석을 요청해 왔다"면서 "북한 대표가 참석하게 되면 북한에도 습지가 많으니까 공동 조사하거나 공동 연구하는 방안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전강식 경남통일농업협력회 회장은 오는 9월 18일 실무자 5명과 함께 방북한다. 그는 "경남대표단이 소학교 준공에 맞춰 지난 8월 방북하려다가 연기되었다"면서 "통일부에 방북을 신청했는데 당시 통일부가 '불허 통지'는 하지 않았지만 통일교육 강사를 보내 주지 않아 불허 방침을 내린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전 회장은 "9월에 방북하게 되면 소학교 준공식과 사과농사 등 여러 사업에 대해 점검하게 되고, 무엇보다 람사르총회 참석 여부를 타진하게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람사르총회에 참석해 달라는 이야기는 여러 차례 있었고, 지난 3월까지만 해도 긍정적이었다"면서 "현재 북한은 경남도가 하는 사업이라면 올 의사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 정부 차원이다 보니 곤란해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민간단체교류는 가능하다"면서 "현재 북한의 람사르총회 참석과 관련해 논의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 들어 남북 긴장관계에 있다 보니..."

이인식 람사르총회 민간추진위원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북한의 참여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봤는데, 지금은 이명박 정부가 들어와서 남북 긴장이 고조되다 보니 교류 문제가 안 풀리고 있다"면서 "이런 마당에 북한이 저돌적으로 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 람사르총회까지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아 쉽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지만 농업교류 등 경남도는 그동안 북한과 교류사업을 벌여 왔고, 북한도 그런 상황을 알고 있다"면서 "경남통일농업협력회가 방북하게 되면 북한의 람사르총회 참석의 길도 열릴 가능성이 있다"며 조심스런 견해를 내놓았다.

그는 "북한의 참여는 람사르총회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일으키기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DMZ나 동해안 석호, 러시아-중국-북한 접견지의 습지 공동조사 등을 이끌어 낼 수 있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람사르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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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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