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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일은 베트남 독립기념일이다. 1945년 8월 15일 일본이 폐망 후 하노이에서 민중 봉기가 일어나 일본 꼭두각시 정권을 밀어내고 1945년 9월 2일 베트남 민주 공화국을 세운 날이다.

독립기념일을 맞이하여 베트남 국기로 장식한 시청 앞 도로
 독립기념일을 맞이하여 베트남 국기로 장식한 시청 앞 도로
ⓒ 이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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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베트남에서는 독립기념일을 공휴일로 정하고 성대한 기념식을 한다. 관공서를 비롯해 학교에서도 기념식을 하는 것은 물론이다. 거리는 베트남 국기로 장식되며 집집이 베트남 국기를 걸어 놓고 독립기념일을 알린다. 물론 연휴를 맞이하여 고향을 찾는 사람으로 시외버스 정류장은 붐빈다.

독립기념일 연휴를 맞은 사람들이 시외버스 정류정으로 몰리고 있다
 독립기념일 연휴를 맞은 사람들이 시외버스 정류정으로 몰리고 있다
ⓒ 이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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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과 신문에서도 독립기념일에 대한 기사를 내놓고 있다. 텔레비전에서는 베트남 국기를 손에 들고 앉아있는 방청석을 배경으로 대담 방송을 하고 있다. 베트남어를 모르는 나도 독립기념일에 대한 이야기라는 짐작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베트남에서 발간되는 영어 신문에서도 27명의 승려가 프랑스와 대항해 독립운동을 한 이야기를 싣고 있다. 벨기에를 비롯한 유럽에서는 독립기념일 기념식을 끝낸 후 지난 홍수때 어려움 당한 베트남 사람을 위해 모금을 했다고 한다.

독립기념일을 알리기 위해 택시도 국기를 달고 운행한다.
 독립기념일을 알리기 위해 택시도 국기를 달고 운행한다.
ⓒ 이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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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잘 알듯이 베트남은 1945년 9월 2일 독립을 한 이후에도 끊임없는 전쟁에 휩싸이게 된다. 독립 선언을 한 후 일본군 무장해제 명목으로 베트남에 들어온 프랑스가 자신들의 지배권을 다시 갖고 싶어하며 철수를 미루기 때문에 1954년까지 프랑스와 전쟁을 치른다.

간신히 프랑스를 몰아낸 베트남은 공산화되는 것을 우려한 미국에 의해 17도 선을 기준으로 분단된 국가의 운명을 맞는다. 그 결과 베트남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베트남전쟁을 1975년까지 치르게 된다. 이 전쟁으로 인해 베트남 사람 150만 명을 비롯해 미군 6만여 명 그리고 한국군도 5000명 정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피비린내 나는 전쟁의 역사를 피부로 겪어 보지 못한 대다수 베트남 젊은이들에게 9월 2일 독립기념일은 하루 쉬는 공휴일 그 이상이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시내는 생각보다 한산하다. 약삭빠른 백화점에서는 특별 할인 판매를 하며 손님을 부르고 있다.

그러나 베트남 전쟁을 직접 겪어 본 많은 사람에게는 독립기념일이 공휴일 이상의 의미가 있는 기념일로 기억되리라는 생각을 해본다.

'광복절'과 '건국절'로 소란했던 한국의 8·15가 생각난다. 일제 강점기에 일본과 적당히 타협하며 지내던 사람들은 해방에 큰 의미를 두는데 거부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본의 학정하에서 해방되기만을 기다리며 힘든 투쟁을 하던 많은 사람에게 8·15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광복의 날, 해방의 날로 기억될 것이다.

사람들이 시외로 빠져나가서일까? 시내는 생각보다 한산하다.
 사람들이 시외로 빠져나가서일까? 시내는 생각보다 한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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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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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에서 300km 정도 북쪽에 있는 바닷가 마을에서 은퇴 생활하고 있습니다. 호주 여행과 시골 삶을 독자와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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