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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광효, 세상에 감성을 입히다] 겉표지
[장광효, 세상에 감성을 입히다] 겉표지 ⓒ 북하우스

학창시절에 동생과 같이 서울에서 자취생활을 한 적이 있었다. 그당시 동생과 나는 같은 대학은 아니더라도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자 동거생활을 했는데, 형제간이라도 성격이나 취향이 너무 달랐다.

 

나는 있는 옷도 깨끗하게 입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멋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동생은 옷 한벌도 좋은 상표에, 안경 구두도 특이하고 값진 것을 하고 다녔다. 우리 형편에 그런 동생이 못마땅 했지만, 같이 생활하면서 나도 모르게 조금씩 동생의 멋에 대한 기준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어떤 종류의 옷을 입느냐에 따라 사람의 마음가짐도 조금씩은 차이가 있고 변화가 생기기 마련이고. 옷은 자신의 개성을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고, 나아가 타인이 나에 대한 평가와 관련하여 자신감과도 연결된다는 것이다.

 

솔직히 <장광효, 세상에 감성을 입히다>을 읽다보면 알겠지만, 남자들이 멋을 내기 위해 옷을 잘 입는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조언은 찾아보기 힘들다. 저자가 남성복 디자인이라서 정장 슈트를 입는 스타일에 대한 도움을 받고자 이 책을 집어들면 큰 오산이다.
 
그러나 실망할 것까지는 없다. 그러기 앞서 진정한 참멋이 무엇인지 그 방법을 귀띔해 주기 때문이다. 저자는 참 멋을 내기 위해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발견하라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 자신의 몸상태를 체크하는 것은 기본이고 멋지게 관리하는 것이 순서라고 한다. 그러고 보면 멋내는 것도 자신에 대한 투자, 관찰, 노력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에서 무엇보다 배울 수 있는 점은 '도전정신'이다. 자신과 세상에 대해 무한히 감동을 주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있다. 스스로 비주류, 아나키스트라고 자청할 정도로 많은 분야를 넘나들었다. 최근에는 드라마에서 보여준 어색하면서도 솔직한 이미지는 그만의 참된 멋을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이 가보지 않았던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도전은 그만큼 자신의 삶을 여유롭게 하고 윤택하게 해주고 있다는 점을 저자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이제는 우리의 과거에 대한 탐구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겠다는 앞으로의 계획에 힘찬 응원을 보낸다.

 

돌이켜보면 이제는 각자의 가정을 가지고 있는 동생과 나는 마흔에 가까와지는 나이에도 아직도 크게 변화된 것은 없어보인다. 여전히 동생은 동생대로 멋을 추구하고, 나는 나대로 촌스러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달라진 점이라면 이러한 취향을 자신들의 아이들에게 은근히 강요하고 있다는 점만 빼면. 나의 관심사는 여전히 먼지 덮혀진 책들이지만, 그래도 가끔은 옷 잘 입는 동생식구들이 부럽다. 

 

<보론> 남성정장에 대한 최근 경향

 

남성 정장은 원래 영국 상류사회의 예복과 군복에서 유래되었고, 그들 문화에서는 타인과 함께 하는 장소와 상황을 생각하기에 남자들도 옷차림을 격식에 맞게 준비하고 엄격히 입었다고 합니다. 어찌보면 자신의 편안함과는 처음부터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자칫 편안함만 추구하다보면, 팔만 길어 보이거나, 키가 더 작아보이는 엉성하고 남의 옷을 빌려 입은 느낌마저 들 수 있습니다. 재대로 된 양복입기는 자신의 몸에 정확히 맞추어 입고 특히 어깨부분과 허리부분은 적당한 긴장감을 주는 사이즈를 골라야하고, 소매는 소매끝으로 셔츠가 1.5~2cm정도 보이고 바지 길이는 구두를 살짝 덮을 정도로 생각보다 짧게 입어야 맵시가 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덧붙이는 글 | 예스24, 알라딘에도 송부했습니다.


장광효, 세상에 감성을 입히다 - 옷 짓는 남자의 패션라이프 스토리

장광효 지음, 북하우스(2008)


#예술 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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