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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삼액 두 번 쪄 만든 홍삼을 달인 홍삼액입니다.
홍삼액두 번 쪄 만든 홍삼을 달인 홍삼액입니다. ⓒ 김학현

 

홍삼이 인삼(수삼)보다 더 좋은 것은 다들 아시죠? 근데 홍삼은 사서 먹어야만 하는 거라고요? 아닙니다. 절대 아닙니다. 홍삼을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답니다. 제 아내(경숙, 그래서 소위 KS표지요)의 노하우를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뭐 특별한 기술이 들어가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꽤나 힘들고 복잡한 과정을 거친 게 홍삼일 거라 지레 짐작을 하고 아예 사먹는 걸로 압니다. 이제 사먹지 마세요. 너무 비쌉니다. 그냥 껍질을 까 말린 건삼에 비하면 배나 되는 가격이니까요. 대부분 홍삼제품들은 엑기스니 드링크니 등으로 나오는데 만만치 않은 가격입니다.

 

왜 굳이 홍삼을 만들어야 하냐고요?

 

홍삼을 만들기 위해서는 인삼을 구입해야 합니다. 이미 제가 "인삼은 이렇게 사는 거예요"에서 밝혔듯이 금산에서는 인삼축제기간인 8월말에서 9월초까지가 가장 싸게 살 수 있는 때입니다. 다른 곳에서도 많이 캐내는 요즘이 가장 싼 시기입니다.

 

될 수 있는 대로 6년 근을 사되 형편에 따라 사시면 됩니다. 6년 근은 워낙 비싸니까요. 인삼을 구입하면 잘 씻어야 합니다. 그냥 수돗물에 씻는데 잔가지가 많기 때문에(잔가지가 많아야 좋은 인삼이고요) 씻기가 수월하지 않습니다. 칫솔이나 부드러운 솔을 이용하면 아주 효과가 좋습니다. 껍질이 상하지 않을 정도로 몇 번 씻어 헹구어 말립니다.

 

밭에서 캐낸 상태 그대로인 말리지 않은 상태의 인삼을 ‘수삼’이라고 부릅니다. 수삼은 75%정도가 수분입니다. 이 상태로는 아무리 냉장고에 잘 보관한다 해도 한 달 이상 보관하기가 힘듭니다. 상하거든요. 하지만 말려서 보관하면 오래 보관할 수 있습니다.

 

건삼(백삼)이나 홍삼은 오래 보관하기 위해 개발된 방법입니다. 껍질을 까 말린 게 ‘백삼’이고, 껍질은 벗기지 않고 쪄서 말리는 게 ‘홍삼’입니다. 건삼(백삼)이나 홍삼 300g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삼 1Kg이상이 들어갑니다.

 

저장의 문제 때문이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홍삼을 선호하는 것은 수삼보다 유효성분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그냥 말린 백삼은 보관은 용이한데 유효성분이 홍삼에 비해서는 떨어집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홍삼을 선호하게 되는 것입니다.

 

홍삼의 경우 열이 많아 인삼이 몸에 안 맞는 사람도 괜찮다고 합니다. 그렇다 보니 저같이 열이 많은 체질에도 좋습니다. 홍삼이 무엇에 좋다는 이야기는 길게 하지 않겠습니다. 노화억제효과를 비롯하여 혈액순환개선, 항암활성 증대 등등, 잠깐 인터넷만 뒤져도 나올 테니까요.

 

 한 번 쪄낸 홍삼입니다. 엷은 홍색을 띠기 시작합니다. 꾸들꾸들해지면 다시 한 번 쪄냅니다.
한 번 쪄낸 홍삼입니다. 엷은 홍색을 띠기 시작합니다. 꾸들꾸들해지면 다시 한 번 쪄냅니다. ⓒ 김학현

 

왜 1년 치를 한꺼번에 만드느냐고요?

 

요샌 홍삼제조기라는 게 흔하기 때문에 인삼을 넣으면 홍삼추출물이 되어 나옵니다. 그렇기에 그때 그때 인삼을 사서 홍삼제조기를 이용해 달여 먹을 수도 있습니다. 만약 이런 방법이라면 제가 노하우니 뭐니 하며 글을 올릴 필요가 없겠지요.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고 1년치 홍삼을 만들어 놓고 그것을 적당량 달여 음용합니다. 두 방법을 다 써본 결과 후자가 홍삼원액이 훨씬 진하고 좋습니다. 그뿐 아니라 귀찮을 정도로 인삼을 사러 들락거려야 합니다. 또한 인삼가격이 들쭉날쭉 입니다. 비쌀 때는 쌀 때 가격의 두 배가 넘을 때도 있습니다.

 

홍삼제조기를 이용하여 그때그때 인삼을 사다 홍삼원액을 만들어 먹을 거냐, 아니면 한꺼번에 인삼을 사다 홍삼을 만들어 놓고 달여 먹을 거냐, 바로 이게 우리집의 고민이었습니다. 우리집은 두 번째 방법을 택했습니다.

 

이유를 간단히 정리하면, 첫 번째 이유는 값이 쌀 때 구입하여 다시 사러 갈 걱정 안하고 1년 동안 먹을 수 있기 때문이고, 두 번째 이유는 훨씬 진하고 질 좋은 홍삼원액을 달여 먹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거양득인 게죠. 이것이 바로 KS표 노하우를 탄생시킨 이유고요. 강력히 이 방법을 추천합니다.

 

자, 그럼 홍삼제조에 들어가 볼까요?

 

 홍삼제조기에 인삼을 넣고 7시간가량 찝니다. 이 과정을 반복합니다.
홍삼제조기에 인삼을 넣고 7시간가량 찝니다. 이 과정을 반복합니다. ⓒ 김학현

 

어제도 지인이 집에 와 홍삼원액을 내놓으니 '어떻게 홍삼원액이 이리 진하냐'고 하더군요.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홍삼원액을 내놓을 때마다 듣는 말입니다. 대부분은 인사말입니다. 그럴 땐 아무 말 안하지요. 하지만 정말로 관심이 있어 질문하는 분들에게는 이렇게 말합니다.

 

"홍삼 만드는 거요? 그까이꺼 대충. 쪄서 말리면 돼요."

 

근데 이 말이 얼마나 웃기는 말인지 모릅니다. 듣는 사람들은 다 황당해하죠. 그러나 실은 그런 걸 어떡합니까. 홍삼은 말 그대로 쪄서 말렸기에 검붉은 색이 나는 인삼을 말합니다. 캐낸 그대로의 수분 75%정도의 수삼이나, 이미 말려 12%정도의 수분을 유지하는 백삼을 가지고 만듭니다.

 

쉽게 말하면 수증기에 찌는 것입니다. 우리집은 수삼과 백삼의 중간 인삼을 가지고 홍삼을 만듭니다. 무슨 얘기냐 하면 수삼을 사와 잘 씻어 꾸들꾸들할 때까지 말립니다. 이 방법은 씻어 말리지 않고 뒀다가 상하는 경험을 한 후 터득한 방법입니다.

 

홍삼제조기의 용량이 작아 순서대로 홍삼을 찌다 보면 아직 수삼인 상태의 것이 썩고 맙니다. 그래서 일단 모두 씻어 물 잘 빠지는 소쿠리에 담아 햇볕에 말립니다. 일단 꾸들꾸들해지면 상할 염려는 없습니다. 그 상태에서 홍삼제조기에 넣어 홍삼숙성을 합니다.

 

대개 7시간가량 걸립니다. 홍삼제조기가 아닌 보통 찜기로도 할 수 있습니다. 찜기에 할 경우는 10시간 이상은 잡아야 합니다. 홍삼제조기는 압력 찜기이기 때문입니다. 우린 이 과정을 두 번 합니다. 그러니까 총 14시간을 수증기로 찌는 것이지요. KS표가 진한 이유는 바로 여기 있습니다. 한번 쪄서 내다 말리고, 그것이 마르는 동안 다른 것을 또 찌고 하는 식입니다.

 

한 번 쪄낸 홍삼과 두 번 쪄낸 홍삼은 색깔부터가 다릅니다. 연한 홍색이 진한 홍색 혹은 거의 검은색으로 변합니다. 두 번 쪄낸 홍삼은 다시 햇볕에 딱딱해질 때까지 말립니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대강 말리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홍삼들이 서로 부딪혀 떼그럭 떼그럭 소리를 낼 때까지 말려야 합니다. 완전히 마른 홍삼은 습기가 들지 않도록 비닐 백에 넣어 보관하고 음용할 때마다 적당량을 꺼내 홍삼제조기(그냥 솥도 괜찮습니다)에 넣어 달이면 됩니다. 이상 KS표 홍삼 만들기였습니다.

 

 두 번 쪄낸 홍삼입니다. 떼그럭 떼그럭 할 때까지 잘 말려 비닐 백에 넣어 보관합니다.
두 번 쪄낸 홍삼입니다. 떼그럭 떼그럭 할 때까지 잘 말려 비닐 백에 넣어 보관합니다. ⓒ 김학현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갓피플, 미디어다음에도 송고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홍삼제조#인삼#수삼#백삼#홍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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