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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위 활동을 수량적으로만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

 

3일 신임 국회 여성위원장으로 새 업무를 시작한 신낙균(67) 민주당 의원이 밝힌 여성위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소신은 뚜렷했다.

 

15대 국회 때 특별위원회로 존재했던 여성위에서 초대위원장 이우정 의원에 이어 2번째 위원장으로 활동했던 신 의원이 상임위로 바뀐 여성위에 위원장으로 다시 돌아왔다. 신 의원은 최근 여성위 존폐 논란 과정에서 제기된 여성위의 비생산적 기능에 대한 지적에 대해 "여성위의 업무는 여성관련 제도의 현실화가 문제지 법안 개수만으로 평가하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여성위는 전 인구의 반인 여성의 지위와 그들의 대표성을 다루는 곳"이라며 "여성관련 법을 여성위에서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다른 상임위에서도 만들어지고 있는 만큼 단순한 숫자로만 판단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신 의원은 "여성위원회가 존재했기에 사회가 달라졌다는 걸 보여주겠다"며 여성위원회의 역할과 위상 회복을 강조했다.

 

신 의원은 "여성위나 여성부를 가볍게 생각하는 분위기는 여성의식이 부족하다는 데서 문제가 된다"며 "지금처럼 성평등 문화가 급격하게 발전하게 된 데는 행정부에 여성전담 기구가 있었고 국회 여성위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 의원은 "그동안 여성정책이 드러나는 문제 해결이나 복지 차원에서 추진돼 왔다면 앞으로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해 모든 분야에서 실현되게 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신 의원은 이날 오전  여성위 첫 회의 자리에서 여야의 소속 의원들에게 "여야나 이념적인 굴레를 넘었으면 좋겠다"며 여성위에서 만큼은 초당적 힘을 발휘할 것을 주문했다. 또 스스로는 "다수당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고 동시에 소수당의 의견도 수 때문에 피해보는 일이 없도록 존중된 분위기로 여성위를 이끌 것"이라고 다짐했다.

 

특히 신 의원은 최근 군가산점제 부활 논란에 대해 "안 될 일"이라며 단호하게 말했다.

 

신 의원은 "병역은 국민의 의무다. 의무를 이행한 것 때문에 상을 주는 것은 원리에 맞지 않다"며 "의무를 이행한 것이 경력으로 인정되는 것은 좋지만 그걸 사회진출의 기회로서 가산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신 의원은 앞으로 군가산점제 관련 법안이 다시 나오면 여성위원회가 저지에 나설 의지를 피력했다.

 

신낙균 의원은

 

경기 남양주 출신으로 이화여대 기독교학과를 졸업하고 예일대 종교학 석사를 거친 후 1982년부터 조지 워싱턴대에서 교육학을 전공했다. 여성운동에 몸담아 오면서 한국여성유권자연맹 회장 시절 새정치국민회의 부총재로 발탁돼 정계에 입문했다. 15대 국회의원을 역임했으며 여성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1998년부터 99년까지 문화관광부 장관을 역임했다. 2002년 대선 과정에서 정몽준 의원의 국민통합21에 합류, 중앙선대위원장과 대표 등을 지냈으나 2004년 17대 총선을 앞두고 탈당했다. 18대 국회에서는 민주당 비례대표로 원내 재진입에 성공했다. 신 의원은 전 국방연구소 연구원인 남편 김훈섭씨와의 사이에 1남 2녀를 두고 있다. 장녀는 생명과학 분야 박사로 현재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연구원 생활을 하고 있으며 차녀 역시 하버드 대학에서 의사의 길을 걷고 있다. 막내 아들은 현재 LA에서 변호사를 하는 등 자녀 모두가 세계 곳곳에서 전문가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보니 신 의원은 혼기가 찬 자녀들의 혼사문제로 여느 어머니들과 다름 없는 고민거리를 갖고 있었다.

 

초당적이고 내실화된 질적 업그레이드 기대

 

국회 여성위원회가 3일 '간사선임의 건'으로 첫 회의를 열고 활동을 시작했다. 18대 전반기 양성평등 국회 만들기를 위한 첫발을 내딛는 여성위원회가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본다. <여성신문 편집자주>

 

신혜수 /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위원

 

"먼저 존립이 위태롭던 여성위원회가 살아남은 것을 축하한다. 우리나라가 가입한 여성차별철폐협약은 4년에 한 번씩 유엔에 이행보고서를 제출하고 성평등 정책 전반에 대해 심의 받도록 돼 있다. 1년 전 심의 때 한국은 칭찬도 많이 받았지만 동시에 성매매방지법과 민법 개정의 필요성, 결혼이주 여성의 문제 등 국회가 해야 할 많은 과제들을 지적 받았다. 국제기준에 맞춰 우리나라의 양성평등정책을 더욱 발전시키길 기대한다."

 

김형준 / 명지대 교양학부 교수

 

"먼저 여성위원회는 초당적인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 국회가 여야를 나눠 다른 목소리를 내긴 하겠지만 여성위에서 만큼은 당을 벗어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양성평등 실현이나 추구하는 기본가치 등에 있어서다. 여성의 정치 참여를 위한 선거구 개편과 공천 등에서 같은 목소리를 내야 한다. 둘째 여성부를 견제·감시도 중요하지만 그런 것들을 떠나서 여성부를 강화하자는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국회 내 다양한 부처 상임위원들이 모여 다양한 기능을 여성부에 모아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여성위는 미래위원회와 연결돼야 한다. 여성문제를 넘어서 미래 사회에 대한 방향성을 이야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인실 /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여성위가 이번에 어렵게 존치됐다. 17대는 여성과 관련한 중요한 법들을 처리했다. 이번에 뚜렷한 것이 아직 있는 건 아니지만 기존의 여성정책을 내실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지난번 여성위 법안은 몇 개 안 됐지만 사회적 영향력은 컸다. 하지만 국회 안팎에선 여성위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예산은 많은데 처리 법안은 얼마 없었다는 것이다. 국회는 대의기관이므로 국민의 지지를 받는 법안을 만드는, 국민을 위한 위원회가 돼야 한다. 많은 여성이 원하는 국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원홍 /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

 

"그동안 여성정책이 양적인 측면에 치우쳐 있었는데 질적 성장이 필요한 때다. 여성부도 방향을 잡아 나가고 국회 여성위원회가 지원하는 시스템이 돼야 한다. 국회와 장관, 정치인들이 네트워킹 되는 시스템이 됐으면 좋겠다. 여성의원 수가 늘어나야 하는 기본 과제도 있다. 선진국으로 나아가려면 대표성 문제를 강화하면서 소수자 문제도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 여성위 의원들이 각종 위원회에 포진된 만큼 성주류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성평등기본법, 경력단절지원법, 성별영향평가법 등이 정착될 수 있도록 의원들의 노력 또한 요구된다."


태그:#신낙균, #국회, #여성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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