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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출입국관리사무소앞 집회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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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미등록 이주노동자 과잉단속으로 발생한 자오후웨씨 추락사고와 관련한 집회가 지난 10일 오전 10시 부산출입국관리 사무소 앞에서 열렸다.

이주민 인권을 위한 부산 경남 공동 대책위와 이주노동자 추락 관련 책임자 처벌 및 살인적 단속 중단을 위한 울산대책위 소속 회원 40여명은 이날 집회에서 자오후웨씨 치료비 보상과 책임자 처벌, 야간단속 중단과 총기 등 계구 소지 금지를 요구했다.

대책위는 "외국인 불심검문하고 이주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출입국관리법을 개악하려한다"며 정부방침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서영호 양봉수 열사 정신계승 사업회 김대식 사무국장은 "자오후웨씨를 통해 뒤늦게 이주노동자의 열악한 조건을 알게 됐다"며 "같은 노동자로써 미안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아무리 불법을 저질렀다하더라도 사람이고 일하는 노동자였다"면서 "피부색이 다르든, 국가가 다르든 사람"이라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또 이주노동자도 우리와 같은 '사람'임을 강조했다. 그는 "사람이 죽을지도 모르는데 왜 잠든 밤에 단속하느냐"며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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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리 약속을 하고왔지만 부산출입국사무소측은 문을 걸어잠그고 대책위의 출입을 막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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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업무를 마치고 귀가하려던 이주노동자도 출입국관리사무소 안에 갇히고 밖의 민원인도 출입을 못하는 상황
▲ 긁어 부스럼만드는 부산출입국사무소의 행태 민원업무를 마치고 귀가하려던 이주노동자도 출입국관리사무소 안에 갇히고 밖의 민원인도 출입을 못하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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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는 집회 후 소장과 면담을 하려 했으나, 소장의 부재로 무산됐다. 대책위가 항의서한 전달을 위해 출입국관리사무소로 향하던 중 부산출입국관리사무소가 의경과 직원을 동원해 출입문을 걸어 잠가 한참동안 고성이 오갔다. 이 과정에서 민원을 위해 사무소를 방문했던 외국인은 무려 2시간 동안 출입국 안에 갇혔고, 그는 이에 대해 사무소측에 거세게 항의했다.

대책위와 출입국 관리사무소는 30분간의 실랑이 끝에 소수인원만 사무소에 들어가는 것으로 합의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현관 유리창이 파손되고 <울산노동뉴스> 기자와 울산이주민센터 백선영 간사가 넘어지고 입술을 다치는 등 불상사가 생겼다.

우석한 조사과장과의 면담에서 대책위는 "지난주 금요일에 미리 소장을 만나겠다고 말하고 약속했는데 왜 이제 와서 문 걸어 잠그고 약속 어기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우 조사과장은 "거기에 대해 코멘트 안 하겠다"며 "이주민센터에서 항의하는 것에 대해 법적으로 권한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해 대책위의 분노를 자아냈다. 우 조사과장은 계속되는 대책위의 질문에 "자꾸 귀찮게 하지 말라"며 짜증을 내기도 했다.

대책위가 요구사항 중 하나인 "공무 중 발생한 추락 사고에 대해 책임지고 진상조사 하라"고 말하자, 우 조사과장은 "국가에서 책임지기 어렵다"며 "해결을 위해 서울에 있는 인권단체에 무료병원 등을 알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면담 도중 관리과장의 방해로 영상촬영과 면담이 잠시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 촬영까지 방해하는 부산출입국관리사무소 면담 도중 관리과장의 방해로 영상촬영과 면담이 잠시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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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담이 끝나고 대책위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주노동자가 처한 현실과 정부 정책에 문제가 많음을 알려나가겠다"고 밝혔다. 현재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추락했던 주택에는 이주노동자들이 모두 떠나고 한국인 인부만 거주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대 명절인 한가위가 내일 모레로 다가왔다. 모두들 고향을 찾느라 설레고 온 가족이 둘러앉아 화기애애하게 보내야 하는 시간임에도 이주노동자들은 단속이 무서워 숨어 지내거나 아파도 병원에 가기를 두려워한다.

다 같은 사람인데도 이주노동자라는 이유하나만으로 괄시하거나 임금을 안 주고 짐승 대하듯 두들겨 패는 일도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이는 이주노동자의 입을 통해 본국에 알려지기도 하고 반한 감정에 이르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강자에 약하고 약자엔 유독 강한 못된 습성을 지니고 있다. 이주노동자이건 아니건 그 누구든지 간에 존중하고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태그:#미등록이주노동자, #법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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