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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를 보내고 또 하루 단기방학, 종일 집안에서만 머물다 보니 무료해서 우포늪을 찾아 나섰다. 근데 창녕읍내에서 우포늪으로 가는 길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오리정 사거리에서 '우포1길'로 가는 길인데, 람사르 총회 공식방문지인 유어면 세진리 '우포생태전시관'이 있는 곳까지는 7㎞ 거리다. 또 하나의 방법은 '주메마을'로 가는 길로, 소목마을(소목제방)까지는 8㎞다.

 

두 가지 길로 가는 우포늪 탐방

 

먼저, 주메마을로 향했다. 채 5분을 달렸을까. 대지마을 입구에서 우회전하여 '몰계서원'에 들렀다. 그러나 몰계서원은 예전에 비해 잘 단장되어 있었으나, 방문객의 출입을 일절 금하는양 자물쇠로 굳게 닫혀 있어서 섭섭했다. 대신에 주메로 돌아 나오면서 건립연대가 정조(正祖) 14년(1790)으로 확인되는 '몰계서원 원정비'를 둘러보았다. 

 

이어 대지면 석동마을 초입에 있는 '창녕 양파 시배지탑'과 '창녕성씨고가'에 도착했다. 양파 시배지 기념탑에 들어서니 한옥 십여 채가 보인다. 예전 부호의 세거지란 걸 단번에 알 수 있게 해준다. 이 곳이 바로 창녕 석리 성씨 고택이다([창녕의 문화재를 찾아서⑦] 성씨 고가, 여느 한옥촌과 다른 이유, OhmyNews 2008. 9. 8 기사참고).

 

'양파시비지탑은'은 우리나라에서 양파를 맨 처음 재배한 곳(창녕 석동 성재경)을 기념해서 창녕 성씨 고가 옆에다 세운 기념비다. 이 기념비는 창녕에서 양파 재배에 힘써 창녕 농민들의 소득증대를 이끌었던 사단법인 경화회(耕和會)가 세웠으며, 오석 위에 두 손이 양파를 떠받치고 있는 형상이다. 그러나 요즘은 중국산 양파에 밀려 마늘이 득세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메를 향하는 길은 한적하다. 예전에는 '푸른우포늪사람들'의 '우포자연학습원'에 더 많은 방문객들로 북적였는데, 오늘 찾아가 보니 세진리 우포늪과는 달리 발길이 뜸했다. 격세지감이다. 람사르 총회 공식방문지가 우포늪 세진리에만 치우친 탓이다. 물론 70여만 평의 푸른 융단으로 뒤덮인 여름과 달리 가을에는 수생식물들이 다 말라버려 볼거리가 없어진 때문이기도 하다. 사람의 발길이 끊겨버린 우포자연학습원은 고고했다.

 

습지교육의 메카, 우포자연학습장

 

푸른 우포늪 사람들의 '우포생태학습장'에는 푸른 우포늪과 푸른 목포늪 등 2개의 인공늪을 조성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 중 푸른 우포늪은 늪과 만나는 다리를 이용한 수생식물관찰, 습지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학습을, 푸른 목포늪은 늪을 직접 체험하고 물고기와 논우렁이 등을 직접 잡아 보기도 하는 학습장이다.

 

 

 

 

또 우포자연학습원 1층에는 방문자를 위한 공간이 마련돼 있는데, 조류전시관, 기념품과 도서판매를 겸한 미니숍으로 꾸며져 있으며, 2층은 다목적홀로 영상학습, 세미나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우포늪의 모든 것을 보고, 배우며, 체험할 수 있는 학습의 장이다. 예나지금이나 우포자연학습원은 우포늪을 지키는 푸른 깃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다시 차를 몰아 주메길을 되돌아 나와 오리정 사거리에서 '우포1길'을 들어섰다. 세진리 우포생태학습원 들머리 6㎞ 지점에 우포생태학습원이 있다. 이곳에서는 우포늪에 대한 일반적인 생태학습이 이루어지고 있다. 생태학습원을 이용하려면 단체로 사전예약을 해야 가능하다.

 

우포늪(우포, 목포, 사지포, 쪽지벌의 총칭)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내륙습지로 경남 창녕군 유어면 세진리, 이방면 안리, 대합면 주메리, 대지면 대대리 등 4개 행정구역에 걸쳐 둘레 7.5㎞. 2,313㎢(70여만 평)의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광활한 원시적 '자연 늪'이다.

 

가시연꽃을 비롯하여 줄, 부들, 생이 가래 등 수생식물과 습지식물 등 340여 종의 식물이 분포하고, 큰고니, 고니, 큰기러기, 중대 백로, 왜가리 등 62종의 철새 도래지로, 28종의 어류, 수서곤충, 무척추동물 등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특수한 담수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

 

생성 시기는 약 1억4000만 년 전으로 추정되며, 수많은 동식물들에게 때로는 휴식처로, 때로는 삶의 영위하는 터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개발논리에 밀려 생태계의 파괴가 진행되고 있지만, 우포늪은 여전히 생명들을 감싸 안고 있다. 동식물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도 가슴을 열어 보이는 우포늪은 인간도 자연의 일부임을 느끼게 한다. 

 

누구나 우포늪을 만나보면 안다, 자연을 보호하고 보존하는 일은 바로 자연의 특성을 밝혀 이를 이해함으로써 진정으로 이루어 질 수 있다는 것을. 또한 자연은 자연 속에 있을 때 가장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그 가치가 극대화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우포늪은 아직 파괴가 되지 않아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 최대의 늪지라 할 만한 생물 서식지로, 학술적으로도 매우 귀중한 보존하고 있어 우리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자산이다.

 

그러나 이러한 자연생태의 보고인 우포늪을 지키기 위해서는 탐방객이 우포늪을 잘 알아야 한다. 우포늪에 어떤 생물들이 살며, 서로 간에 어떤 연관성을 가지고 있으며, 그들의 상호작용은 있는지, 얼마만큼 육지로 진행된 상태인지, 그러면 우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의 것들은 알아두어야 한다.

 

람사르 당사국총회 공식방문지, 세진리 우포늪

 

람사르 당사국총회 공식방문지 우포늪 세진리에 도착했다. 우포생태관 앞마당은 람사르총회 선전탑과 여러 조형물들로 방문자를 반긴다. 우포늪생태관은 우포늪에 서식하는 각종 야생 동식물의 기록을 보존, 우포늪 자연생태를 연구하는 중심센터로 만들어 놓은 곳으로. 전시관 전체를 현장감과 입체적 디오라마 형식으로 꾸며 놓아 생태학습장으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주변 조경이 깔끔하게 된장 되었다. 야외공연장 마무리가 한창이다.

 

 

 

지난번 방문 때와는 판이하게 달라진 것은 우포늪에 '유비쿼터스 존'과 '친환경 운송수단'이 마련 돼 있다는 것이었다. 창녕군은 우포늪에 어른용 자전거 70대와 어린이용 30대, 2인용 15 대 등 115대와 함께 소달구지도 배치했다.

 

이는 최근 람사르 총회 방문지로 지정돼 더욱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데, 주말에 5000여명 안팎의 방문자가 찾고 있는 데 대한 감사의 표현이다. 담수면적 2.3㎞인 우포늪을 둘러보는 데 두세 시간 걸린다.

 

2008년 제10차 람사르 당사국 총회는 2008년 10월 28일부터 11월 4일까지 8일 동안 경상남도(창원시와 창녕 우포늪)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박종국 기자는 한국작가회의 회원으로, 현재 창녕부곡초등학교에서 6학년 아이들과 더불어 지내고 있으며, 다음 블로그 "배꾸마당 밟는 소리"에 알토란 같은 세상 이야기들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태그:#우포늪, #람사르총회, #소달구지, #환경친화형, #쪽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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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국기자는 2000년 <경남작가>로 작품활동을 시작하여 한국작가회의회원, 수필가, 칼럼니스트로, 수필집 <제 빛깔 제 모습으로>과 <하심>을 펴냈으며, 다음블로그 '박종국의 일상이야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김해 진영중앙초등학교 교감으로, 아이들과 함께하고 생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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