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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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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연금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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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먼 브러더스 파산과 함께 시작된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가 세계 시장을 흔들고 있다.  여기에 더불어 미국의 부실 금융기관 및 주택저당증권(Mortgage Backed Securities, MBS)에 투자했던 한국 기관투자자들의 손실이 상당할 것이라는 예상이 이어지고 있다.

그중 주목할 만한 부분은 국민연금이 이러한 부실 금융기관에 대한 투자로 큰 손실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한나라당 원희목 의원은 국민연금공단이 리먼 브러더스, 메릴린치, AIG에 투자한 채권 및 증권 평가액이 폭락하여 2/3 정도 손실을 입었으며, 따라서 주식투자 비율을 높이려는 국민연금의 계획을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주장은 평소에도 국민연금의 주식투자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을 뒤흔들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 실적은 장기 포트폴리오를 통해 판단해야

국민연금의 주식투자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은 '주식투자는 투기'라는 일반적인 인식에서 출발한다. 실제로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대박을 꿈꾸다 쪽박을 차기도 한다.

물론 연기금은 안전하게 보호되어야 한다. 만일 연기금의 투자손실로 인해 지급액이 고갈되는 사태가 벌어진다면 가입자의 노후를 책임져야 할 연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국민연금 투자는 철저한 위험관리에 바탕을 두고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위험이 관리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어떤 개인이 자신의 자산 100%를 한 회사의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면 그 회사주식의 위험을 모두 안게 되지만, 여러 곳에 분산된 투자를 실행한다면 그 회사 자체에 대한 특정한 위험은 거의 모두 분산시킬 수 있게 된다. 따라서 투자실적은 한 회사에 대한 특정 기간의 수익률을 따지기보다는 장기 포트폴리오 수익률을 통해 판단해야 한다.

적절한 위험 부담 없이 수익도 없다

또 한 가지 의문은 왜 국민연금은 부정적 여론에도 주식투자의 비중을 늘리려고 하는 것일까 하는 점이다. 국민연금에서 가장 큰 이슈는 장차 있을 연금 고갈 문제이다. 이는 국민연금 출범 당시 연 10% 정도의 수익률을 예상하고 연금액을 계산했지만, 현재와 같은 저금리 시대에 이러한 수익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연금 고갈을 늦추기 위한 수익률 재고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 사안이다. 

문제는 국민연금은 수익률이 낮은 채권에 대한 투자비율이 너무 높다는 것이다. 채권의 경우 청산 때 우선권을 가지기 때문에 주식투자에 비해 위험이 적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시장은 적절한 위험을 안지 않는다면 그에 상응하는 수익도 주지 못한다. 따라서 적절한 수준의 위험은 부담하여야 하며, 이러한 측면에서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비율은 높아져야 한다.

국민연금이 이번 사태로 인한 손실을 선정적으로 보도하는 언론의 태도는 정말 적절치 못하다. 2/3 손실이라는 정도가 실현된 손실이 아닌 평가액을 기준으로 하고 있고, 거기다 특정한 투자에 대한 특정기간의 수익률만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국민연금이 이러한 손실을 전혀 보지 않았다면 더 좋았겠지만, 만일 이러한 손실을 전혀 보지 않기 위해서 모든 자산을 수익률 낮은 무위험 자산에만 투자한다면 국민연금의 고갈이 훨씬 촉진될 것이다. 더불어 시장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이번 사태에 대한 국내 언론의 선정적 보도는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태그:#국민연금, #주식투자, #금융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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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소재 Augsburg University 경영학과 재무전공 교수로 재직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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