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여행 둘째날의 최종 목적지인 연천군 전곡읍에 자리한 연천중앙도서관까지 가기위해 문산도서관에서 오후 2시께 나왔습니다. 재래시장과 문산터미널을 지나 굽이굽이 흐르는 임진강을 따라 이어지는 37번 국도를 타기 위해 파평면 임진리와 율곡리의 성황당고개, 새일고개를 넘었습니다.

 

 

시원스레 내리막길을 내려와서는 37번 국도를 타고 4차선 도로가 끝나는 적성면으로 향했습니다. 처음에는 4차선 도로를 자전거로 내달리기 위험할 듯해, 파평면을 지나 적성면으로 이어지는 2차선 도로를 이용하려 했는데 그만 길을 지나치고 말았습니다.

 

그 덕분에 뜨거운 아스팔트 위를 힘겹게 내달려야 했습니다. 간혹 불어오는 강바람과 산바람이 더위를 식혀주긴 했지만, 삭막한 4차선 도로는 역시나 자전거가 이용할 만한 길은 아니었습니다.

 

 

 

적암초교에서 한참을 쉬다!

 

무사히 4차선 도로가 2차선으로 좁혀지는 적성면 구읍리와 궁예가 개성에서 철원으로 천도하려 할 때 개성과 철원을 오가며 자고 갔다는 장현리(담안)를 지나 적암리에 이르렀습니다.

 

한낮의 뜨거운 태양과 맞서며 페달을 밟아 온 탓에 지칠대로 지쳐 느긋이 앉아 쉬고 싶어 길가에 자리한 적암초교에 들렀습니다. 적암초교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아마니고개만 넘으면 바로 연천군 전곡읍에 이르기에 고갯길을 넘기 전에 잠시 쉴 필요도 있었습니다.

 

작고 아담한 학교 운동장에는 일요일인데도 아이들과 군종병이 어울려 축구를 하고 있었습니다. 암튼 무거운 배낭을 얼른 내려놓고는 우선 수돗가에서 땀을 씻어내고 전날 손빨래 해둔 옷가지를 저물기 시작한 햇볕에 널어놓은 뒤 건빵으로 요기를 하고 학교를 둘러봤습니다. 산골마을 학교에 마련돼 있는 낯선 골프연습장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수돗가 주변 화단에는 청동으로 된 코끼리, 사자, 표범도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학교에 들어설 때는 눈여겨 보지 못한 동상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처음에는 이승복 동상인 줄 알았는데, '효자 정재수'라고 되어있더군요. 연천중앙도서관에 도착해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효자 정재수는 34년 전 눈보라 속에 쓰러진 아버지를 구하고 자신은 얼어죽은 7살난 아이라고 합니다.

 


 

임진강 줄기를 따라오니 한탄강과 만났다!

 

한참을 적암초교에서 쉬고 난 뒤, 다시 자전거에 올라 옥수수 걷이를 끝내고 김장용 배추 심은 밭을 지나 아마니고개를 넘어 연천군 전곡읍에 이르렀습니다. 한탄강으로 향하는 내리막길에 산을 깎아 만든 몹쓸 골프장이 눈에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가파른 산골짜기에서 골프치겠다고 하는 사람이나 그런 사람들을 위해 골프장을 만들어 놓은 이들이나 참 한심해 보였습니다.

 

산잔등을 파헤쳐놓은 골프장을 뒤로하고 한탕강에 이르니, 병풍처럼 늘어선 산줄기 때문에 일찍 해가 저문 강은 나름 멋들어진 풍경을 낯선 여행자에게 선사해주었습니다. 짙은 파란색으로 물든 한탄강은 시원스레 흘러가고 있었고, 주말의 마지막을 강변에서 즐기는 이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사랑교에서 한탄강을 넋놓고 바라보다, 날이 더욱 어두워져 여행 둘째날 밤을 보낼 전곡리선사유적지에 잠시 들렀습니다. 그리곤 복잡한 시내에서 길을 물어가며 연천중앙도서관을 찾아냈습니다. 다행히 연천중앙도서관은 다른 도서관과 달리 밤 11시까지 디지털자료실과 문헌정보자료실을 운영해 저녁을 삼각김밥 3개(한 개에 500원, 1500원)와 뽀글이 라면(라면 5개 한묶음에 3000원)으로 해결하고도 노트북으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덧붙이는 글 | 덧. 문산도서관에서 오후2시경 출발해 전곡에 밤8시에 이르는 길(36Km)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신고 있던 샌들 끈이 빠졌고, 자전거 기어가 말을 듣지 않아 오르막길과 고갯길을 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쉽게 지쳐 제대로 사진도 찍지 못했습니다. 길도 삭막했지만 쉽게 여유를 갖지 못했습니다.


태그:#자전거여행, #임진강, #한탄강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