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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식당에 조·중·동 신문 보세요? 우리 노동자들은 조·중·동 신문 보면 이용 안할 겁니다. 왜 그런지는 여기에 다 소개되어 있으니 한번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우리는 그중에 한 개 신문을 보는데요. 엊그제도 누가 와서 보지 말라고 하던데요. 구독 기간 끝나면 안 볼라고 합니다."

 

17일 저녁 경남 창원 상남동의 한 식당 앞에서 한 노동자와 식당 주인이 주고받은 대화 내용이다. 이날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퇴근한 노동자 20여명을 동원해 상남동 가게에 전단을 살포했다.

 

민주노총 본부는 추석 전 전단 1만6000여장을 만들어 창원지역에 정기적으로 배포하고 있다. 아침 출근 선전전 때도 배포하고, 퇴근시간에는 상가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배포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 저녁 한 식당 주인은 전단을 받아든 뒤 "지금은 바빠서 못 읽어요. 손님 맞을 시간인데요. 나중에 읽어 볼게요"라고 대답했고, 또 다른 식당 종업원은 "우리는 조·중·동 안 보지만, 나중에 볼 테니 거기 두고 가세요"라고 말했다.

 

한 노동자가 식탁 위에 <조선일보>가 놓여 있는 한 식당에 들어섰다. 식당 주인은 "손님 중에는 찾는 사람도 있으니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자 그 노동자는 "왜곡보도 하지 않는 다른 중앙지를 보든지, 아니면 우리 소식 많이 담긴 지역신문을 보면 되잖아요"라고 말했다.

 

노동자들은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전단을 나눠주기도 했다. 전단을 받아든 시민들은 그 자리에서 읽어보지는 않았고, 들고 가면서 읽어보거나 접어서 가방에 넣기도 했다.

 

이날 저녁 노동자들은 1시간 가량 전단 배포작업을 벌였다. 노동자 김용성씨는 "저녁 시간에 맞춰 방문해서 그런지 손님들이 많아 주인들이 좋은 인상은 아니었다"면서 "시간이 없다면서 가게에 두고 가라고 해서 놓고 왔는데, 앞으로 할 때는 저녁 시간을 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이동진씨는 "시민들은 고만고만한 반응이다"면서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전단을 나눠 주기도 했고, 상가를 방문해서는 조·중·동 안보기 캠페인을 벌인다고 하면서 전단을 주었는데, 안 본 다는 사람도 있었고 '알겠다'는 정도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조용병씨는 "조·중·동을 보지 말자는 전단 배포작업은 처음 해보았는데, 시민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면서 "전단을 받지 않겠다는 사람은 없었고, 바빠서 그런지 '예, 알겠습니다'는 정도의 반응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 다양한 방법을 찾아서 꾸준하게 하면 상당한 효과를 거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 본부가 만든 전단은 "조·중·동 구독은 광우병위험물질(SRM)을 먹는 것과 같습니다-민주노총 조합원은 조중동 신문 구독 가제를 이용하지 않습니다"라는 제목으로 되어 있다.

 

전단에는 "결국 조중동이 노리는 것은 권력과 유착해 자신들의 배를 채우는 것"이라며 "국민은 광우병으로 몰아넣고 자신들은 문어발식 미디어 재벌을 구축해 여론을 독점하고, 국민의 알권리를 박탈하고, 나아가 민주주의를 무력화함으로써 무한권력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해 놓았다.

 

또 전단에는 '조중동 이렇게 끊으면 됩니다'고 안내해 놓았다. 민주노총 본부는 "구독기간에 상관없이 신문을 끊을 수 있다"며 "다만 경품(무료구독 서비스) 여부와 구독기간에 따라 몇 가지 다른 대처가 가능하며, 경품을 받으면서 약정한 구독기간(보통 1년)이 지났다면 아무 조건 없이 즉시 끊을 수 있다"고 설명해 놓았다.

 

또 민주노총 본부는 "법적으로도 신문을 끊을 때 불법경품을 돌려줄 필요가전혀 없다"면서 "도박 빚을 갚을 의무가 없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덧붙여 놓았다.

 

민주노총 본부 조태일 교육선전국장은 "각 연맹․노조별로 조직해서 아침 출근과 저녁 퇴근시간에 맞춰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면서 "조·중·동 불매운동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창덕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는 "전단을 통한 캠페인은 조·중·둥의 잘못된 보도에 대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저항의 표시다"면서 "큰 효과를 기대하기보다는 잘못된 보도에 대해 국민들에게 알린다는 의미도 있다"고 평가했다.


태그:#조중동불매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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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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