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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쌀은 우리의 무기."

 

들녘은 누렇게 익어가지만 농민들의 마음은 바짝바짝 타들어가고 있다. 농민들이 벼 수확을 잠시 접어두고 투쟁 깃발을 높이 들었다. 농민 300여명은 19일 오후 창원시외버스터미널 앞에 모여 들었다.

 

한미FTA저지 경남농축수산대책위가 이날 "이경해 열사 정신계승, 농민생존권 쟁취, 한미FTA 저지, 식량주권 수호 경남농민결의대회"를 열었다. 빈지태 전농 부경연맹 사무처장은 "이경해 열사가 멕시코 칸쿤에서 돌아가신 날짜는 9월 10일인데 추석 앞이라 지금 추모 집회를 연다"고 밝혔다.

 

 

농민들은 이날 고 이경해 열사에 대한 묵념에 이어 "농민가"를 불렀다. 이어 창원대 학생들이 '촌극'을 선보였다. 농민들은 집회장 곳곳에 각종 구호를 적은 펼침막을 내걸어 놓기도 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제해식 전농 부경연맹 의장과 박민웅 전농 부의장, 김미영 경남도의원, 정재우 전국농협노조 울산경남본부장, 박점옥 전국여성농민회연맹 경남회장, 박창식 경남낙농업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농민들은 "껌값이 비웃는다 쌀값 7만원(조곡 40kg) 쟁취하자"와 "공공비축미 출하 거부로 농민생존권 쟁취하자", "쌀값은 농민의 자존심이고 쌀은 민족을 먹여 살린다"고 구호를 외쳤다.

 

제해식 의장은 이날 대회사를 통해 "미국이 우리한테 쌀을 개방하라고 할 때 미국의 쌀값은 12만원(80kg당)이었는데 지금은 세 배나 올랐다"면서 "당시 우리 쌀값은 17만원이었는데 세 배까지 오르기는커녕 21만원 정도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제 의장은 "본전만 달라고 해도 안준다. 이런 강도가 어디 있나"면서 "밀가루며 과자, 라면값도 다 오르는데 말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농민들이 요구해야 줄 것 아니냐"면서 "농민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규삼 경남쌀전업농회 회장은 "어느 나라든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농민이 잘 살아야 한다"면서 "타작할 시기인데 농민들이 모였고, 올해 벼 수확해 봐야 비료값과 농약값 갚지 못할 것이기에 걱정이다"고 말했다.

 

김미영 경남도의원은 "엊그제 미국발 금융위기로 우리 금융권이 휘청거린 상황을 잘 알 것이다"면서 "한미FTA가 체결되었더라면 어떻게 되었겠나. FTA가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 우리는 미국 사정에 따라 쪽박을 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결의대회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전면적인 공공비축비 출하거부, 적재투쟁으로 농민 생존권 반드시 지켜내자"와 "망해가는 미국에게 다 퍼주기 한미FTA 저지하자", "생산비가 반영된 목표 가격 20만원, 조곡 40kg 7만원을 보장받자", "식량자급률 목표치의 법제화로 식량주권 지켜내자", "농업은 우리의 생명, 비료값 기름값 인상분에 대한 지원을 50% 보장하라"고 결의했다.

 

농민들은 집회를 연 뒤 창원 명곡동 소재 한나라당 경남도당 앞까지 거리행진한 뒤 정리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상징의식으로 '우리 농축산물 장례식'을 거행했다.

 


태그:#농민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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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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