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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에 대한 야구팬들의 분노가 심상치 않다. 강호동이 진행하는 '1박2일'이 19일 부산 사직경기장에서 열린 2008 프로야구 두산-롯데 경기전에서 진행한 촬영 방식을 놓고 갈수록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좌석이 매진된 경기에서 '1박2일'이 넓은 좌석을 차지하고 앉아, 자리를 잡으려는 야구팬들의 진입을 경호원까지 동원해 막으며 방송을 촬영했고, 5회 말이 끝난 뒤 보통 3, 4분이면 끝나는 운동장 정비시간(클리닝 타임)에 '1박2일'이 운동장에서 촬영하며 10분 이상 시간을 끌었단 지적이 거세다. 그 때문에 경기 흐름을 끊어놨다는 비판이다.

 

그뿐 아니다. '1박2일' 출연진이 선수단을 제외하고 아무도 들어갈 수 없는 그라운드 안에 촬영팀과 함께 들어가 촬영하는 장면이 야구 중계를 지켜보던 팬들 눈에 잡혔다.

 

더구나 롯데는 이날 10회 차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지만 두산한테 6 대 5로 패했다. 엎친 데 덮친 격일까? '1박2일' 방송 녹화에 분개하던 팬들 분노에 불이 붙었다.

 

야구팬들 분노 폭발 "야구 보러 가는 게 야생리얼리티냐?"

 

19일 경기는 경기 이전부터 롯데 팬들뿐만 아니라 야구팬들에게 초미 관심사였다. 8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승승장구하는 롯데가 이날 부산 홈 경기장에서 두산과 2위 자리를 놓고 벌이는 설전의 자리였다.

 

야구팬들의 열기는 일찍이 뜨거웠다. 사직 운동장 3만석이 전석 매진됐고, 최다관중 수립 기록까지 세웠다. 경기시작 이틀 전에 예매 분 1만5천석이 팔렸고, 19일 현장판매분(1만5천석)은 19일 오후 3시 30분 매표를 시작하자마자 24분 만에 전좌석이 매진됐다. 좌석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른 팬들이 많았다.

 

'1박2일' 사직 운동장 촬영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자 '1박2일' 제작팀은 "롯데구단과 합의해 미리 50개의 자리를 예매해 놓았던 것"이라며 "초반 촬영 때문에 자리를 비운 출연진과 제작진의 좌석을 다른 관객들이 오해한 것 같다"고 해명에 나섰다. 하지만 비난은 진정되긴커녕 더 거세지는 상태다.

 

문제는 야구 중계화면에 나타난 '1박2일' 팀이 차지한 객석수다. 제작진 해명과 달리 중계화면에서 '1박2일' 팀이 야구팬들을 제지하고 앉은 초록색 의자 좌석수는 100석이 넘는다.

 

누리꾼들은 중계화면에 나타난 '1박2일'팀 좌석 수를 일일이 세보이며, "이게 50석이냐? 140석은 돼 보인다"며 분노를 터뜨렸다. <해피선데이> 시청자게시판에서 김경민씨는 "50석 예매한 게 사실이라면 나머지 90석은 무단 점거"라며, "니들 때문에 진짜 고생해서 인터넷 예매한 팬들이나 당일날 7~8시간 전부터 줄 서 있다가 지정석 표 끊은 사람들 중 90명은 서서 본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수한 씨는 "19일 있던 경기는 야구팬들로서는 중요한 빅매치였는데 1박2일팀의 행동은 관람의 수준이 아니라 난입이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날 경기는 그 열기를 보여주기라도 하듯 만원관중이었다. 저 또한 표를 구하지 못해 경기장까지 갔다가 발걸음을 돌렸으니까. 그런데 다수의 관람석을 선점하고 마치 자신들이 대단한 사회적 지위라도 가진 듯 순수한 열정으로 경기장을 찾으신 분들을 들러리로 만들어 버리고 클리닝타임에 보여준 갖가지 추태들은 도저히 상식 밖의 일이었다."

 

류동형씨는 '야생리얼리티'를 표방한 기획의도를 들어 "야구 보러 가는 게 야생 리얼리티냐?"고 꼬집었다.

 

허구연 "야구 경기는 선수들이 위주... 연예제작진이 착각하고 있는 듯"

 

한편, 이날 롯데와 두산 전을 중계방송하던 MBC 허구연 해설위원은 방송중계 중에 "프로야구의 폭발적인 인기에 편승해 이에 공헌하지 않은 사람이 와서 관중에게 폐를 끼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며 "경기가 시작되면 선수들이 위주가 되어야 하는데, 연예 프로그램 제작진이 뭔가 착각들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그:#1박2일, #야구, #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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