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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의 '지못미 특집'은 정말 완벽하였다. 더군다나 '<1박 2일> 사직구장 사건'이 터진 날 방영이 되어 상대적으로 더욱 완벽하게 느껴졌다.

<무한도전>은 예능의 선구자라 할 정도로 현재 예능 프로에 많은 영향을 주었고, 하나의 스텐다드로 인식되어 가고 있는 것 같다. 현재 인기 있는 예능 프로는 대부분 <무한도전>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처음에 '무인도 서바이벌' 특집을 보고 영감을 얻어 <1박 2일>이 탄생했고, 그 <1박 2일>을 보고 <패밀리가 떴다>가 경쟁프로로 나타났다 .또한 <무한도전>이 개척한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장르는 <우리 결혼했어요>와 같은 프로그램을 탄생하게 하였다.

다른 프로그램은 모두 일요일에 경쟁을 하지만, <무한도전>은 토요일에 방송함에도 비교가 되는 이유는 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한 때 <무한도전> 또한 인기가 주춤할 때가 있었으나 개의치 않고 <무한도전>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하하의 공백은 전진으로 매워지고, 멤버들의 구설수들은 프로그램 안에서 솔직히 말함으로 풀어가고 있다. 컨셉 또한 다양하게 변해감으로 매너리즘에 관한 말도 쏙 들어가게 했다. 이런 <무한도전>을 통해 보는 예능 프로그램 성공의 기본 조건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았다.

1. 재미

첫 번째 조건은 당연히 재미이다. 웃음과 재미가 없다면 이미 그것은 예능이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무한도전>에 웃음이 빠지면 교양물인 무한지대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그 재미의 트랜드가 바뀌었다. 트랜드를 바꾸는데에는 <무한도전>이 큰 역할을 하였다. 리얼이라는 장르를 통해 가식적이지 않은 재미를 사람들이 원하기 때문이다.

한 때 <개그콘서트>나 <웃찾사> 같은 개그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었으나 이제 예능 프로그램에 밀리는 이유는 재미의 트렌드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개그를 짜서 꽁트를 진행하는 것보다는 리얼에서 보여주는 자연스런 재미가 더 큰 웃음을 주기 때문이다. 물론 개그 프로건, 예능 프로건 다 각본에 의해 짜여진대로 웃기는 것이지만, 보여지는 방식이 다르다. 마치 NG장면이나 에드립 장면에 사람들이 더 큰 재미와 웃음을 느끼듯 자연스럽게 보이는 재미가 자연스런 웃음 또한 가져다 준다.

<무한도전>의 재미는 이런 자연스런 웃음을 추구한다. 우스꽝스런 모습을 하고 시민들 사이로 들어가 자연스런 재미를 만들어낸다. 아무리 각본에 의해 움직인다고 해도 불특정 다수의 시민들까지 모두 섭외를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기에 시민들과의 소통에 의한 웃음이 더 큰 웃음을 가져다 준다. 마치 핀볼 게임처럼 공만 집어넣으면 움직이는데로 이리 저리 튕기며 점수를 따내는 것처럼 분장을 시켜 놓고 시민들 사이로 떨어뜨려 놓는 것만으로도 수많은 재미를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이다.

2. 리얼

두 번째 조건은 바로 '리얼'이다. 요즘 대세인 리얼 버라이어티는 예능의 기본 조건처럼 되어버렸다. 리얼을 빼놓고는 예능을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리얼이란 단어는 중요해졌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리얼이란 트랜드를 통해 사람들은 재미를 느끼기 때문이다. 그만큼 일상생활과 더 가까운 모습을 원하고 나와 다른 연예인이 아니라 나와 같은 연예인을 보고 싶은 심리가 리얼의 재미를 더욱 이끌어주는 것 같다.

리얼을 강조하기 위해 <1박 2일>은 야외 취침을 강조하였고, <패밀리가 떴다>는 여자들의 쌩얼을 공개하였다. 하지만 역시 리얼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보여주는 프로그램은 '무한도전'인 것 같다. 어차피 다 각본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란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얼마나 리얼해 보이냐는 다른 문제이다. 중요한 것은, 리얼해 보이는 것이다.

<무한도전>은 그야말로 리얼해 보인다. 정말 각본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무한도전>은 다양한 시도와 함께 그 리얼의 맛을 더욱 살리고 있다. 공포 좀비특집은 초대형 블록버스터로 만들려 하였으나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인해 경위서를 쓰게 되었다. 그리고 그 모든 장면을 내보냈다. 실패를 내보낸다는 것은 리얼의 극한을 보여준 예가 아닌가 싶다.

<1박 2일>이 위태로워 보이는 이유는 자꾸 큰 성공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서이다. 우연한 큰 이벤트, 대박 성공을 원하기에 억지감동이란 말까지 나왔다.

누리꾼 웅크린감자님의 말처럼 <1박 2일>은 중장년층에 맞춰져 있기에 억지감동이란 말을 들어가면서도 감동이란 코드를 놓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또한 패턴이 반복됨으로 리얼의 묘미를 떨어뜨리고 있는 <1박 2일>은 자꾸 큰 건만 생각하며 대박을 노리는 것보다, 실수를 그대로 내보냄으로 리얼의 묘미를 살린다면 기사회생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특히 이번 사직구장의 방송은 사직구장 방송으로 해명을 하려하지 말고, 그 실수에 대해 그대로 노출시킴으로 반성과 리얼을 동시에 잡아볼 수도 있을 것이다.

3. 변화

세 번째 조건은 '변화'이다. 변화란 끊임없는 도전이라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무한도전>은 이름부터 그 변화라는 것에 맞춰져있다. 패션모델, 댄스스포츠, 에너지절약, 공포특집, 목욕탕 물퍼내기, 놈놈놈 특집, 지못미 등등 <무한도전>의 도전은 무한했다. 계속해서 변화하고 도전한다. 그것이 예능의 세 번째 기본조건이라 말하고 싶다. 사람도 변화가 없이 안정을 추구하다보면 도태되기 마련이다.

방송을 하기도 전에 시청자들이 그 내용을 미리 간파하고 있다면 그 프로그램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사람들은 그에 대해 흥미를 잃게 되고, 뻔한 내용으로 인해 짜증이 밀려올지도 모른다. 변화란 항상 리스크를 달고 다닌다. 그러하기에 리스크를 지기 싫은 사람은 그 자리에 멈추고 만다. 리스크는 없겠지만, 결국엔 고여서 썪기 마련이다. 변화는 실수할수도 있고, 성공할 수도 있는 리스크를 짊어지고 있지만, 그 리스크가 로또와 같은 대박을 가져다 줄 수도 있다.

<무한도전>의 내용을 미리 간파하고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컨셉 자체가 '무한도전'이기 때문에 어떤 소재도 불문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1박 2일>이나 <패밀리가 떴다>, <우결>은 컨셉이 정해져있다. 여행, 집보기, 결혼 생활로 말이다.

 무한도전 지못미
 무한도전 지못미
ⓒ 이종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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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예능의 기본조건을 무한도전을 통해 살펴보았다. 무한도전은 예능을 선도하고 있고, 그 길을 잘 닦아놓고 있다. 그 안에는 열거한 기본조건 외에도 여러 요소들이 <무한도전>을 완성시켜나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주 <무한도전>은 정말 배꼽이 빠지는 줄 알았다. <1박 2일>에 불미스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정말 비교되는 <무한도전>의 대박이었다. 하지만 <1박 2일> 또한 다시 정말 초심으로 돌아가 예능으로서 기본을 지켜낸다면 다시 예전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블로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무한도전#예능#지못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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