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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을 꿈꾸는 이들이 늘고 있다. 치열한 경쟁사회에 지쳐 현대 도시문명을 벗어나고 싶어서, 자녀들에게 살아있는 참 교육의 기회를 주고 싶어서, 지구생태계의 치명적인 파괴 앞에서 나름의 대안을 세우고 싶어서, 노후를 편안히 전원에서 보내고 싶어서 등 귀농을 바라는 동기는 다양하다. 하지만 귀농이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시골에 가서 농사나 짓지? 이처럼 대책 없이 속편한 말도 없다. 귀농이란 단순히 직업을 농업으로 바꾸는 일이거나 거주지를 도시에서 농촌으로 옮기는 것이 아니다. 귀농은 본질적으로 삶의 전환을 요구한다. 어느 곳으로 갈지, 가서 무슨 농사를 어떻게 지을지, 땅과 집은 어떻게 마련할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살아갈지 등 고민해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귀농의 길잡이, 전국귀농운동본부

 

귀농을 꿈꾸며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귀농의 길잡이 역할을 해주는 전국귀농운동본부(이하 귀농본부)가 있다. 귀농본부는 오늘날 우리가 당면한 환경, 건강, 공동체 등의 위기가 생명의 근원에서 분리된 그릇된 삶의 방식에서 비롯되었다는 인식을 공유한 사람들이 힘을 모은 결과 1996년에 설립되었다.

 

전국귀농운동본부의 고문단 및 대표단으로는 국내 친환경 유기농의 역사를 만들어온 홍순명, 이병철, 정용수 등이 있고 자문위원으로는 희망제작소 박원순, 녹생평론 김종철, 수경 스님, 강수돌 교수 등 사회 다방면의 수많은 명망가들이 함께 하고 있다.

 

또한 녹색연합, 정농회, 흙살림, 한살림 등 국내 대표적인 환경단체, 농업단체 등과도 유대를 유지해오고 있다. 귀농본부 재정의 대부분을 충당하고 있는 후원회원은 현재 2000여명이 있으며 귀농본부가 주최한 귀농학교를 수료한 인원은 총 4500여명에 달한다. 

 

전국귀농운동본부의 목표와 활동

귀농본부의 목표를 요약해보면 '생명가치에 입각한 귀농의 사회화'이다. 이를 풀어서 설명하면, 절박한 환경생태계의 위기와 생명의 위기 앞에서 삶의 진정한 가치를 찾고 생명의 근원으로 돌아가기 위한 실천적 대안으로서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유기순환적인 공생 농업의 중요성과 가치를 일깨워 새로운 대안문명을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목표의 실현을 위한 활동은 크게 홍보, 교육, 귀농자 지원·협력 세 가지로 구분된다. 적극적인 사회 홍보는 귀농본부의 계획에 없다. 지난 23일 방문해 만난 귀농본부 이진천 사무총장은 “귀농이란 홍보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귀농은 강제할 수 없는 것, 가치관의 문제이며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따라서 홍보는 귀농총서 및 기타자료 발간 정도에서 그치며 대신 교육에 귀농본부의 역량을 집중한다고 한다.

 

교육은 대표적으로 생태귀농학교, 도시농부학교로 구성된다. 이진천 사무처장은 귀농본부의 교육의 중요성과 역할을 다시금 강조한다.

 

"숫자는 많지 않겠지만 생태가치에 기반을 둔 귀농에 대한 고민을 가진 분들, 이 분들에 대한 내실있는 교육에 중점을 두는 것만으로도 귀농본부의 역할은 충분하다. 그분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어주는 정도, 그것으로도 충분하다."

 

교육수료자 중 실제 귀농하여 농촌에 정착하는 비율은 10~20%로 추산된다고 한다. 귀농자 지원·협력 활동으로는 귀농컨설팅, 도농공동체 건립, 지역별 귀농자센터 운영, 의료지원 등이 있다.  

 

살아남기, 근원으로 돌아가기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며 과연 어떻게 사는 것이 건강한 삶인가, 행복한 삶인가를 생각한다면, 특히 반자연적인 산업문명의 한계와 위기에 대해, 그리고 화려하고 편리한 도시문명 속의 불건강성과 폐해를 바로 본다면, 그래서 삶의 의미와 즐거움을 찾아서 자아를 구현하며 인간성을 지키고 자연의 신비를 이해하는 삶을 추구한다면, 땀 흘리는 노동을 통해 건강하고 정직한 삶을 살고자 원한다면 농촌이야말로, 흙과 함께 하는 삶이야말로 진정한 대안일 수 있다. 그러한 삶의 전환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 온 존재를 건 결단의 순간에 놓인 이들, 그들 옆에는 귀농본부가 넉넉한 농부의 미소로 늘 기다리고 있다.

덧붙이는 글 | 홈페이지 http://refarm.org/, 전화: 02) 2281-4611.
이 기사는 희망제작소 해피시니어에도 실렸습니다. 


태그:#귀농, #귀농운동본부, #이진천, #농촌, #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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