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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높은 하늘, 파란색 물감과 하얀색 물감이 흩뿌려져 커다란 수채화가 되었습니다. 청명하기 그지없는 가을하늘입니다. 27일 주말을 맞아 맑은 공기와 가을하늘을 가슴에 가득담기위해 강화도에 있는 마니산을 찾아갑니다.

 

마니산은 16년 전쯤 딱 한 번 산행을 했던 곳입니다. 그때는 산을 즐겨 찾지 않았기 때문에 산행을 한다는 것이 고행이라 생각했던 때였지요. 산 중턱쯤 올랐을 때 하늘이 노랗다는 것을 그때 처음으로 느꼈으니까요. 지금은 가끔 근교에 있는 작은 동산을 주말이면 등반하기에 용기를 내서 다시 한 번 도전해 보리라 생각을 했답니다. 이른 아침 서둘러 준비를 하고 마니산을 찾았습니다.

 

'대한민국 제일의 생기발원처로 정상이 남쪽 한라산과 백두산까지의 거리가 같고 우리나라의 조산인 백두산의 정기와 태백산의 정기가 마식령산맥을 통해 잠룡(潛龍)으로 한강을 건너 강화에 이르며 한남 정맥을 통해 소용돌이치는 손돌목을 건너 강화에서 다시 융기하여 고려산, 혈구산, 진강산을 차례로 이루고 그 남쪽에 이르러 용맥(龍脈)의 정기가 뭉친 곳이다. 상서로운 기운이 깃든 마니산에 단군왕검 51년 삼랑성과 더불어 제천단을 쌓고 3년 후인 단기 54년에 단군께서 친히 천제를 올리시니 드디어 하늘이 열리고 천기가 솟아 민족정기의 생기체가 되어 배달겨레의 기운이 사해를 떨치게 했다.'

 

마니산 입구에 도착하자 위 내용이 적힌 표지판이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입구를 지나자 계단로와 단군로 양길의 이정표가 보입니다. 단군로를 선택하고 오르기 시작하자 마니산 '기' 체험장이라는 플래카드가 보입니다.

 

 

 

정자에는 기를 체험하고 있는 사람도 보입니다. 기는 대부분 일반인들이 생각하기에 '기를 불어 넣어준다'라고 생각하는데 잘못된 생각이라고, 스스로 기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는 '기' 체험 무료봉사를 하시는 심원구(51)씨는 말합니다.

 

- 기체험 무료봉사를 하신 지 얼마나 되었으며 어떤 계기로 하시게 되었는지요?

"강화군청 문화관광과의 부탁으로 6월부터 시작하여 매월 2회씩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무료체험봉사를 하고 있답니다. 둘이서 '기' 체험 봉사를 하고 있는데 기체험을 하고 가신 분들이 오늘까지 천명은 넘었을 겁니다."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모습으로 봉사자의 말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체험자를 보며 기체험을 하고 나니 어떠신가요?라고 묻자, "무척 시원하고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도 날아간 것 갔다"며 한국검찰 신문사 취재본부장 배재봉(53)씨는 말합니다. 

 

또 다른 선남선녀커플이 지나가자 "기 체험해 보세요!"라는 봉사자의 말에 대뜸 하는 말이 "얼마인데요?"라며 청년이 말합니다. 체험봉사자가 "무료입니다. 공짜예요" 하자 "정말요? 그럼 저도 해주세요"라며 편안한 자세로 자리를 잡습니다.

 

인천에서 왔으며 결혼을 앞두고 마니산을 찾았다는 송창록(30)씨와 옥미경씨.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산을 오를 수 있어 기분도 상쾌한데 마니산의 기를 받으며 기 체험 봉사자들이 직접 기를 받아들일 수 있게 도와주시니 피곤함이 싹 가시네요"라며 흐뭇해 합니다. 체험을 직접해보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기체험을 하시는 분들이나 무료봉사 하시는 분들도 모두가 <오마이뉴스> 팬이라 합니다. 좋은 기사 많이 부탁한다는 말도 덧붙입니다.

 

 

 

기도 받아들였겠다! 힘을 내서 산행을 시작합니다. 아기자기하면서도 그다지 힘들지 않은 코스를 가는가 싶더니 나무로 만든 가파른 계단이 나옵니다. 오래 전 돌계단을 오르며 힘들어했던 기억이 아스라하게 나는데 2006년에 이곳에 나무계단을 설치해 놨답니다.

 

들국화가 새초롬이 피어 있습니다. 지나가는 노부부가 말을 합니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라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드러납니다.

 

마니산을 오르는 중턱에는 밀면 툭 떨어질 것 같은 바위가 벼가 노랗게 익어가는 고즈넉한 마을을 아스라히 바라다보고 있습니다. 어린아이들도 힘들다는 투정을 부리며 온갖 힘을  다해 산을 오릅니다. 정상이 가까워지자 참성단이 보입니다. 참성단은 문화재 보호와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출입을 통제하기 때문에 겉모습만 볼 수 있었습니다.

 

정상에 오르자 탁 트인 강화도의 모습이 한눈에 보입니다. 산을 찾은 사람들의 표정은 참 아름답습니다. 산 정상 군데군데에는 도시락을 싸가지고 온 가족들이 음식을 펼쳐놓고 담소를 나눕니다.

 

 

 

 

힘들게 오른 그 곳에서 그동안 쌓였던 모든 스트레스를 날려 보냅니다. 그리고 새로운 출발을 합니다. 산을 찾는 사람들의 눈앞에 새털구름이 환하게 미소지웁니다. 숲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나무줄기를 타고 오르는 담쟁이덩굴을 비춥니다.

 

산은 산을 찾는 사람들에게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무한한 사랑을 베풀어 줍니다. 내려올 때는 돌로 만들어져 있는 계단으로 내려옵니다. 내려오는 길에 청학동 김봉곤 훈장님과  마니산에서 기를 받기 위해 청학동에서 왔다는 아이들이 산을 뛰어 오릅니다. 무사도 함께입니다. 청명한 가을 하늘과 함께 아이들의 재잘거림도 마니산에 묻힙니다.


태그:#마니산, #'기'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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