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반고흐에 대한 책은 시중에 많이 나와있다. 미술분야나 심리학분야에서 그의 천재적 예술성과 정신장애에 관해 끊임없이 논란의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예전에 [고흐와 고갱(다빈치)]에 관한 책을 읽은 것밖에 없고, 고흐에 대해 전혀 문외한인 나로서는 그동안 논란이 되었던 부분에 대해 새로운 시각이 있었나가 관심의 대상이었다.
강렬한 그림만큼 열정적인 삶
고흐의 그림과 자화상을 보면 색채나 붓터치가 강렬함을 느낄 수 있다. 그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아니라, 느끼는 대로 그리기을 원했고, 사물에 관한 실체에 대해 고민하면서 더 진실해 가깝게 그리고자 노력하였던 것이다. 또한 철학적이고 인간적인 주제에 관한 책을 좋아하고 특히 에밀 졸라를 즐겨 읽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림만큼 인생도 솔직하고 진실한 모습을 찾으며 강렬한 삶을 살았는지 모른다.
특히 고흐가 화랑에 일하다가 첫 사랑을 실패한 23살이후에, 광적인 신앙생활과 자학행위가 시작되는데, 이 책은 자살하기 10년전인 28살이후의 사건들을 주로 다루고 있다.
고흐는 최소 세번 크리스마스 즈음에 도발적이고 자학적인 행동을 한다. 첫번째는 파리의 구필화랑에서 일할 때 이유없이 집으로 가버린 일, 두번째는 에텐에서 크리스마스 예배에 불참하겠다고 고집을 부려 아버지의 분노를 사 집에서 쫓겨난 것. 세번째도 아를에서 자신의 귀를 도려낸 시기도 크리스마스 이틀전이다.
자학행위와 자살의 동기는 대인관계의 거절로 정신적 충격
고흐의 자학적 돌발행위는 일반적으로 대인관계의 거절로 인한 정신적 충격으로 나타나는데, 그곳에는 여지없이 그가 사랑하는 여인들이 등장한다. 보기에 따라서는 일반적인 관계가 아닌 여인들(친척, 창녀, 나이차가 심함)과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돌이켜보면 그의 무의식속에는 언제나 차지할 수 없는 어머니의 존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마도 어려서부터 아들 잃은 슬픔에 우울증에 빠진 어머니를 보며 그와 같은 여성들을 보호하고자 심리가 작용했다고 보는 것이다.
특히 고갱과의 두달간의 생활속의 나타난 고흐의 행동에 대한 평가도 기존에는 동성애에 대한 애착이라고 보고 있으나, 이번 책에서는 자기가 태어나기 전에 먼저 죽은 형에 대한 형제애로 보는 새로운 시각을 소개한다. 또한 고흐가 귀를 도려낸 직접적 원인은 고갱이 아를의 노란집을 떠난다고 한 것인데, 떠나게 된 동기도 '해바라기를 그리는 고흐'에 대한 고갱의 그림에 대해 서로 언쟁이 있었다든지, 고흐의 지저분한 생활에 맞지 않아서라든지, 가정해 볼 수는 있지만 이책 역시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지는 않다.
다만 자살동기에 대해서는 다른 책보다 자세하게 추론되고 설명되어 있다. 즉 고흐가 일년의 요양원 생활을 마치고, 제수인 요한나의 정신적 도움으로 그림에 대한 새로운 욕구가 생겨 그림 그리기에 열중하게 된다. 그런 그가 왜 권총자살을 시도했는가에 대해서 저자는 가셰의사가 자기 딸과의 교제를 막기위해 고흐에게 정신적 충격을 주고, 이로 인해 고흐가 자살을 기도하게 되는데, 어는 정도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동안 빈센트 반 고흐에 대해 많은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나로서는 이번 책은 커다란 울림으로 다가온다. 짧은 생동안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면서도 사람에 대한 그리고, 그림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사랑을 진실되게 담아내고자 최선을 다해 살았기 때문이다. 그의 천재적 재능에 앞서 한 인간으로서 고뇌하고 아파하는 모습이 이순간에도 눈에 선하다,
다시금 그가 그린 자화상들을 넘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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