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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를 가슴 아프게 했던 바보와 강촌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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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장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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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암호와 맞닿은 호젓한 옛 경춘로를 따라 내려와 원당리를 지나 강촌으로 향했습니다. 3.5Km정도의 길이었는데 거침없이 내달리는 차량 행렬을 피해가며 울퉁불퉁한 갓길로 주행해야 했습니다. 무사히 강촌교에 이르렀고 육교를 건너 강촌역으로 향했습니다.
M.T 명소인 강촌에 대한 추억이 몇가지 있습니다. 그 중 북한강과 강촌천이 만나는 물줄기 위에 선 다리를 건너면서 맞은편 강촌역에 누구나 알아 볼 수 있게 '강촌'이라 쓴 큼지막한 글씨가 눈에 들어온 순간 지금은 헤어진 그녀를 가슴 아프게 했던 것이 떠올랐습니다. 함께 강촌을 둘러보고 춘천까지 돌아보는 기차여행에서 청량리에서 열차에 오른지 얼마되지 않아 사소한 다툼 때문에 화를 냈고 그 때문에 안절부절해 하던 가녀린 그녀가 생각났습니다.
화를 잘 내는 편이 아니지만 한번 터지면 걷잡을 수 없는 고집세고 괴팍하고 연애에 서툰 바보라서 그녀를 울리고 말았었습니다. 그리고 오래 그녀를 혼자 기다리게 해놓은 뒤에야 그 미안함과 잘못을 이야기하며 화해하고, 강촌천을 거슬러 올라가 구곡폭포까지 둘러본 기억이 강촌역에 가까워질수록 짙어졌습니다. 다 잊은 줄 알았는데 말입니다.
하지만 그녀와 함께 했던 기억들은 소박하고 정겨운 옛 모습이 점점 사라지고 요란하고 괴상한 유원지로 변해버린 강촌처럼 서로 변해버린 마음속에서 영원히 잊어버려야 할 것들이 되었습니다. 그 기억을 강물에 함께 흘려보내야만 했습니다.
괜한 기억이 떠올라 가슴이 짠했지만, 갈길이 멀어 훌훌 털어버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경춘천을 따라 북한강을 따라 백양리역과 경강역, 가평을 지나 청평으로 향했습니다.
* 관련 사진 더보기 : http://savenature.tistory.com/2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