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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종면 노조위원장·현덕수 전 노조위원장 등 6명은 '해임', 그외에도 6명은 '정직', 8명은 '감봉', 13명은 '경고'."

 

6일 YTN 사측의 인사위원회의 결과다. 모두 33명이 징계를 당했는데 이렇듯 인사위 징계에 회부된 이유는 '사장출근저지 투쟁'을 했다는 이유다. 이미 예상했던 일일 수도 있지만, 사측은 대단히 '전격적'이다.

 

YTN 사측의 단호한 징계 처분, '역효과'는 생각했을까

 

노종면 노조위원장 등장 이후 YTN 노조의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은 물이 오르기 시작했다. 방송의 특성을 이용한 '생방송 도중 스튜디오 피켓 시위'와 '인사임명 거부 투쟁' 등의 전략적인 투쟁방식이 시민들의 호응을 얻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출근을 지속적으로 시도한 구본홍 사장에 대해서도 끈기있게 대처해 구본홍 사장을 비롯한 사측을 곤란한 입장으로 몰아넣었다.

 

그렇기 때문에, 사측으로서는 뚜렷한 대응방식을 생각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나마 대응방식으로 떠올린 것이 '업무방해' 혐의에 따른 핵심 노조원 고소·고발과 인사위 회부에 따른 징계 시도였을 듯하다.

 

하지만, 이는 양날의 칼이다. YTN 노조에 대한 시민의 지지가 높다는 것을 사측도 모를리가 없다. '공정방송 투쟁'에 나선 현직 언론인들을 고소·고발하거나 징계하는 등의 모양새는 여론의 지지를 얻고 있는 YTN 노조에게 오히려 은근한 '날개'를 달아주는 인상을 받는다.

 

어차피 사측과 노조는 '노림수 싸움'을 진행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와 같은 '노림수 싸움'은 "죽음으로써 살 수 있다"는 공식도 성립시킬 수 있다. 언론인이 사측으로부터 '해임'된다는 것은 그만큼 감수해야 할 것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명분'을 제공받아 보다 강도 높은 카드를 내걸면서 '명분'을 내세울 수 있는 '이미지 효과'를 연출할 수 있는 '기회'도 된다.

 

YTN 사측으로서는 핵심노조원을 '해임'함으로써, 노조에 개입할 수 있는 신분 자체를 박탈해 노조에 대한 무력화를 시도하고 싶었을 듯하다. 사측으로서는 제시할 노림수가 그다지 많지 않은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이다. 사측은 결국 그 '마지막 방법'을 선택했다. 핵심 노조원을 노조에서 완전히 배제함으로써 무력화시키려는 의도다.

 

하지만, 노종면 위원장을 비롯한 YTN 노조는 이명박 정부의 '방송 장악 기도'에 맞서싸우는 언론인의 이미지를 완벽하게 대변하는 하나의 '상징'처럼 자리잡고 있다.

 

노종면 위원장과 현덕수 전 위원장이 YTN 노조 내에서 갖는 역할과 위상을 고려한다면, YTN 노조원들의 '역린'을 건드린 셈이나 다름없다. 역으로, 안그래도 단단히 뭉쳐진 YTN 노조의 단합을 더욱 공고하게 굳힐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공식적으로는 YTN 노조에 개입할 수 없는 신분이 됐을지는 몰라도, 그들이 YTN 노조 내에서 갖는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한마디로, 잘못 건드렸다는 이야기다.

 

현실로 다가올 가능성 커진 YTN 노조의 총파업

 

 

YTN 노조는 '총파업'을 결의하고도 막상 실천하지는 않는 유연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총파업'은 마지막 카드다. 극단적인 상황에서 활용해야 할 강도 높은 카드이며, 모든 것을 내버려야만 하는 카드다.

 

노종면 위원장과 현덕수 전 위원장과 같은 '노조의 핵심'을 제거하려는 사측의 시도가 현실로 다가온 만큼 YTN 노조는 더이상 총파업을 주저해야 할 이유가 없다. YTN 노조는 '전선의 고착화'를 우려하며 젊은 노조원을 중심으로 '릴레이 단식'이라는 수단을 활용함으로써 전선의 활로의 확장을 시도하면서 '여론'을 끌어올 채비를 하고 있었다.

 

핵심 노조원 '해임' 자체가 '여론'을 더욱 끌어올 수 있는 확실한 기회가 될 수 있으며, 여기에 '총파업'까지 현실로 드러난다면 '여론'은 보다 더 확실하게 환기될 수도 있을 것이다.

 

사측이 던진 비장의 노림수에 대해 YTN 노조가 어떻게 반격할지의 여부에 귀추가 주목될 것이다. 다만, 내 눈에는 YTN 노조에 오히려 더욱 확실한 '기회'를 준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그들이 '부담'을 극복한다면, 이는 연못에 갇힌 용이 보다 높은 곳으로 비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해야 할까…. 어쨌든, '주사위는 던져진 것' 같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미디어다음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YTN, #노종면, #구본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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