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강사로 나선 박인규 프레시안 발행인
강사로 나선 박인규 프레시안 발행인 ⓒ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이사장 함세웅)는 지난 2일 저녁 7시 ‘2008 민주시민교육 아카데미’ 제7강을 개최했다. 이날은 ‘보는 만큼, 알게 된다’라는 주제로 박인규 <프레시안> 발행인의 특강과 토론으로 진행되었다. 우리가 매일 익숙하게 접하는 언론과 미디어를 과연 올바르고 주체적으로 접하고 인식하는지 다시금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강사로 나선 박인규 <프레시안> 발행인 및 편집장은 우리의 언론들이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서 똑같은 현실을 두고 서로 완전히 다른 ‘진실’을 주장하고 있다는 현실진단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보수는 보수의 진실만을 고집하고, 진보는 진보대로 자신의 진실만을 고집하며 서로 간에 소통이 불가능한, 오직 힘만이 진실을 결정하는 것은 아닌지 반문했다. 그러면서 현재 우리 사회의 실상은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구성원 대다수가 동의할 수 있는 하나의 ‘진실’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최대한 객관적 현실에 가까운’ 진실을 위해서는 최소한 △객관적 사실에 부합할 것 △현실의 부분이 아니라 전체의 모습을 보여줄 것 △대다수 구성원이 ‘진실’로 받아들일 것 등 3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는 앞의 2가지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사이비 진실’이 정치나 자본권력의 외압에 의해 진실인 것처럼 받아들여지는(3번째 조건을 만족시키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우리의 현대사의 굴곡과 대비시켜 우리 언론들의 변화상을 풀어냈다. 오랜 군부독재 시절을 거치면서 언론이 정권의 ‘나팔수’로 살아왔음을 고백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동아투위)’사건 등 언론인의 양심을 지키기 위한 노력들도 있어왔다고 평가했다. 1980년대말 민주화의 진전 속에 많은 사람들이 언론의 자유가 고양되고, 언론이 올바른 역할을 찾아갈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언론들은 또 다른 문제에 부딪치게 됐다. 먼저 시민사회의 자율성이 확대되고, 인터넷 등 정보통신이 발달되면서, 이제 제도권의 언론인들이 정보의 생산에 대한 독점적 지위를 잃게 됐다. 이에 따라 언론의 사회적 영향력이 보도의 질적 수준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지고 보여 지느냐(시청률, 발행부수, 방문자 수 등)로 평가받게 되고, 언론들을 이를 쫓아가는 현상이 벌어졌다.

둘째로 언론들이 정권의 외압으로부터 자유로워 졌지만 언론들의 무한경쟁 체제로 광고주인 자본의 힘이 커지면서 특정기업에 대한 비판적 기사를 쓰지 못하는 상황이 생겨나고 있다. 셋째로 정권의 외압은 벗어났으나, 언론들이 보수나 진보 등 특정 정향에 무조건적인 찬성·반대 입장을 전개하면서 오히려 스스로 특정 정치세력에 얽매이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그는 이러한 변화들을 언론의 상업성(대중성) 증대에 따른 언론의 전문성과 독립성의 약화 현상으로 정리했다. 그리고 항상 깨인 정신과 눈으로 권력을 감시해야 할 언론 그자체가 권력기관이 되어가고 있음을 안타깝게 이야기 했다.

끝으로 그는 언론의 본래적 사명은 소통의 중심기관으로서 최대한 객관적 현실에 부합하는 사회적 진실을 형성해내고, 이를 바탕으로 사회의 나아갈 길에 대한 합리적 토론을 유도하는 공론장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는 상투적이지만, 그 어느 때 보다 필요한 본령을 이야기 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우리 언론들이 첫째로 사실과 거짓(혹은 소망, 주장)을 가려내고, 전체적인 진실을 파악하며, 공정하고 자유로운 토론을 유도할 수 있는 ‘내공’을 키워야 하며, 둘째로 이러한 사명을 다하기 위해 독립성(정치권력, 자본권력, 시민권력으로 부터의 자율성)과 전문성의 덕목을 함양하고 발휘해야 할 때라고 충고하면서 강의를 마무리 했다.

민주시민교육 아카데미 프로그램 일정

1. 입학식 - 인문학적 성찰, 삶, 그리고 사회의 희망
2. 제2강(8월28일) - 나와 이 세대와의 대화
                          (김정남, 전 청와대교육문화사회 수석비서관)
3. 제3강(9월4일) - 우리는 어떻게 다스려 왔는가?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4. 제4강(9월11일) - 이제 '인문학적 사유'가 필요하다
                           (홍윤기, 동국대 교수)
5. 제5강(9월18일)-보편의 눈으로 바깥세상을 읽다
                           (이삼열,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
6. 제6강(9월25일)- 성찰의 샘, 문화에 발담그기
                           (황지우,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7. 제7강(10월2일) - 보는 만큼, 알게 된다
                            (박인규, 프레시안 발행인)
8. 제8강(10월9일)- 과학기술은인류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킬까?
                           (임경순, 포항공과대 교수)
9. 제9강(10월16일) - 지속가능한 삶으로의 초대
                           (최열, 기후변화센터 공동대표)
10. 졸업여행 - 강물이 모여 바다가 되듯 ...

(문의: 02-3709-7625)


#민주시민교육#박인규
댓글

한국의 민주화운동을 기념하고, 정신을 계승하는 사업을 하기 위해 설립된 공공법인으로 민주주의의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민주화운동에 관한 사료 수집과 관리, 민주주의 교육과 학술연구 사업을 추진합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