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YTN 사측이 노종면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6명을 해임하는 등 모두 33명의 노조원들을 중징계 했다. '낙하산 사장' 구본홍씨의 출근을 막았다는 게 징계 사유다.
우리는 YTN 33명 구성원들의 징계소식을 접하며 '이명박 시대'가 과연 어디까지 퇴행할 것인지 참담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YTN 사태가 여기까지 온 근본에는 '낙하산 인사'를 통해 방송을 장악해 보겠다는 정권의 비뚤어진 인식이 깔려 있다. 우리는 언론인들이 '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위해 싸우고, 이 때문에 직장에서 쫓겨나는 일은 더 이상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이명박 시대'는 이런 기대를 완전히 짓밟았다.
공영방송을 위해 임기가 보장된 사장을 초법적으로 몰아내고, 검찰이 전담반까지 꾸려 방송 프로그램을 수사하며, 정권 탄생에 힘을 보탰던 친정부 인사가 '낙하산'을 타고 보도전문채널 사장에 '투입'되는 퇴행적인 일이 속속 벌어졌다.
그리고 이 같은 정권의 방송장악에 반대했다는 이유만으로 양심적인 방송사 구성원들은 보복성 인사를 당하고, 징계위에 회부되고, 심지어 회사에서 쫓겨나게 되었다. '프레스 프렌들리'를 내세우며 출범한 이명박 정권 6개월여 만에 '해직언론인'이 탄생한 것이다.
YTN 내부의 양심 세력, 그들이 희망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YTN 사태는 퇴행적인 '이명박 시대'를 살아야 하는 국민들에게 한 가지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바로 YTN 노조를 비롯한 내부의 양심 세력들이다.
구본홍씨가 '날치기 주총'에서 사장으로 임명된 것은 지난 7월. 그동안 YTN의 양심적인 구성원들은 어려운 조건에서도 '낙하산 사장'을 반대하는 투쟁을 중단하지 않았다. 구본홍씨는 출근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고, 시청자들의 지지는 더욱 커졌다.
시간이 지나면 투쟁이 흐지부지 될 것이라는 사측의 '기대'를 저버리고 YTN 노조는 다양한 방법으로 맞섰다. 생방송 중에 '낙하산 반대'를 주장하는 노조원들의 피케팅 모습이 전파를 탔고, '공정방송' 리본을 단 기자들이 리포트를 했다. 급기야 수백 명이 단식으로 방송독립의 의지를 보였다.
YTN 내부 구성원들의 이같은 투쟁은 국민들에게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에 다시 한 번 맞서보자'는 희망과 용기를 주고 있다. YTN 사측의 이번 징계조치는 '악수 중의 악수'인 셈이다.
"구본홍, 해직 언론인 만든 사장 불명예 쓸 것"
우리는 YTN 사측과 구본홍씨에게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
구본홍씨는 바로 지금 YTN을 떠나라. 아울러 YTN 사측은 모든 징계를 철회하라. 그렇지 않으면 구본홍씨는 '해직언론인'을 만들어낸 '낙하산 사장'의 불명예를 쓰고 국민과 싸워야 할 것이며, 결국 YTN을 죽일 것이다. '낙하산 인사'가 사장으로 앉아 있는 방송사, 양심적인 직원들을 쫓아내고 징계하는 언론사가 어떻게 시청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며, 권위와 영향력을 가질 수 있겠는가? 뿐만 아니라 구본홍씨가 끝내 물러나지 않는다면 '낙하산'을 내려보낸 이명박 정부도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YTN 노조를 비롯해 내부의 양심 세력들에게 당부한다. 역사는 때로 후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앞으로 나아가며, 퇴행을 거듭하는 '이명박 시대'도 영원할 수는 없다.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고 사측의 부당한 중징계에 맞서 동료들을 지키고 '방송독립'의 신념을 지켜주기 바란다. 양심을 지키고자 하는 언론인들의 편에는 언제나 국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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