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사과정까지 우수한 성적을 받고 졸업했으나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박사과정 입학 면접시험에서 탈락한 지체장애 1급 장애인이 있어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현재 강원도 춘천시에 살고 있는 이아무개(여·26)씨는 춘천에 위치한 H 대학교에서 역사학 전공을 하여 학부 4년, 석사과정 2년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그러나 그는 박사과정 입학 면접이라는 문턱에서 좌절을 경험해야 했다.
이씨는 4.5점 만점 중 학부과정 4.07, 석사과정 4.44점으로 우수한 성적을 받았다. 그러나 이씨는 박사과정 입학을 위한 면접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혼자 자료 발굴 못하면 박사과정 어렵다?
지난 학창시절 우수한 성적으로 모든 수업과정을 마칠 수 있었던 이씨는 박사과정도 큰 문제없이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생각지도 않던 면접 탈락은 이씨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탈락 이유는 그가 장애를 가졌다는 것.
학교 면접위원 측은 "박사학위 청구논문을 작성하려면 새로운 자료 발굴을 본인이 찾아다녀야 하는데 이씨에 경우 그것이 용이한 일이 아니라는 데 의견이 모아져 불합격으로 판정했다"고 탈락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씨는 "자료를 발굴하고 찾아다니는 것은 부모님과 동행할 수도 있고 장애인 활동보조인을 고용해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미리 학교 측에 밝혔다"면서 "장애가 있다는 이유 하나로 기회조차 주지 않고 탈락시킨다는 것은 매우 부당한 처사며, 이같은 이유로 탈락시키는 건 박사과정 면접 심사규정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은 내용"이라며 장애인 인권차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이씨가 이해 못하는 것은 그동안 다른 학우들에 비해 성적도 좋고 박사과정에 필요한 자격 조건이 부족하지 않은데 단순히 "자료를 발굴하는데 신체적 조건 때문에 어렵다"고 일방적으로 판단하고 면접에서 탈락시킨 학교 측 태도다.
한편 이에 대해 해당 학교의 한 교수는 "이씨가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중증장애를 갖고 있음에도 너무 열정적 학구열을 보여줘 교수님들이 가산점을 줬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씨는 "학부에서 4년 내내 장학금을 받았고 석사과정에서도 우수한 성적으로 학위를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가산점을 운운하는 것은 내게 가르침을 주신 모든 교수님들에 대한 모독"이라며 이 설명에 동의하지 않았다.
이씨는 이 사안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했다. 학교는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가 시작되자 말을 바꿔 "이씨가 장애인이어서 탈락시킨 것이 아니라 합격 점수인 70점에 못 미치는 69.93점을 받았기 때문에 그런 결정이 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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