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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인단속카메라가 있거나 없거나 혹은 진짜거나 모형이거나 그것에 상관없이 규정속도를 지키고 가면 된다.
무인단속카메라가 있거나 없거나 혹은 진짜거나 모형이거나 그것에 상관없이 규정속도를 지키고 가면 된다. ⓒ 윤태

 

지난 14일 미디어 다음 포털뉴스에서 재미난(?) 기사를 봤다.

 

대구시내 설치된 무인단속 카메라 6대 가운데 1대는 사용기한이 지나 노후돼 작동되지 않는 것인데 이 카메라 앞에서 지레 놀란 운전자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규정속도가 시속 80km 구간의 도로에서이다.

 

그런데 참 재미있다. 뉴스보도에 나온 운전자들은 왜 이 카메라 앞에서 ‘지레’ 놀라는 걸까? 이는 규정 속도 이상으로 달렸다는 것이고 도로교통법을 위반했다는 이야기이다. 도로교통법을 위반해놓고 무슨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는 말인가?

 

무인단속 카메라 앞에서 급하게 속도를 줄여 사고의 위험이 있다는 게 운전자 인터뷰 내용이다. 맞지 않는 말이다. 규정 속도를 어겼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며 인터뷰를 하고 있지 않은가? 시속 80km를 유지했으면 속도를 급하게 줄일 일도 없다.

 

카메라가 있으면 규정속도를 지키고 없으면 과속하면서 도로교통법을 어기겠다는 이야기이다. 카메라가 진짜든 가짜든 혹은 설치가 됐든 안됐든 그게 무슨 소용이고 중요한가? 규정속도대로 달리면 그만인 것을 말이다. 그 카메라가 작동되지 않는 가짜라서, 모형이라서 운전자들이 분통이 터진다는 말은 설득력이 없다. 물론 과속을 일삼는 무법 운전자들에게는 통용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일반적인 통념으로는 맞지 않는다.

 

예를 들어 '가짜 경찰(마네킨) 보고 도둑질 못해 분통 터진 도둑, 모형 감시카메라 때문에 쓰레기 무단투기 못해 화난 주택가 골목의 시민'. 이 정도로 비유하면 적절할지 모르겠다.

 

외국인들이 보면 창피할 일이다. 왜 이런 인터뷰가 나오고 기사가 포털 메인면에 나왔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법과 질서 혹은 공중도덕 등에 있어 자율성이 아닌 마치 노예 근성에 이끌려다니는 꼴을 만방에 보여주고 있는 게 아닌가. 우리나라 사람들끼리야 다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한국을 제대로 모르는 외국인이 저 기사를 본다면 어떤 생각을 할까?

 

초등학교 1학년 도덕교과서(바른생활)에 나와 있는 내용들을 이 운전자들은 정녕 배우지 못해서, '분통' 터트리고 있는 것인가?

 

포털 기사중 한 독자는 "가짜 카메라를 모두 최첨단 카메라로 교체하라. 원거리에서도 단속이 가능하고 360도 회전에 뒷쪽에서도 촬영 가능한 카메라로 신속 교체하는 거다. 그러면 시민들의 가짜 카메라에 속았다느니, 사고의 위험성이 있다는 논리에서 벗어나지 않을까"라는 재치있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티스토리 블로그에 송고했어요


#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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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소통과 대화를 좋아하는 새롬이아빠 윤태(문)입니다. 현재 4차원 놀이터 관리소장 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양성을 존중하며 착한노예를 만드는 도덕교육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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