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두 명이 회사의 정리해고와 노동조합 불인정에 항의하며 전압 15만 4000 볼트인 높이 약 80m의 송전탑에 올라 고공시위를 벌였다.
전국금속노조 소속 이인근 콜트·콜텍 노조위원장과 김혜진 하이텍RCD코리아 노조위원장은 15일 새벽 4시께부터 서울 양화대교 북단 한강시민공원 망원지구 내 송전탑의 약 30m 지점에 올라가 "정리해고 중지, 민주노조 사수" 등을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병력 100여 명을 현장에 배치하고 이들에게 농성을 풀고 내려올 것을 종용하고 있다. 119소방대는 에어 매트리스를 송전탑 밑에 설치하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또 현장에는 구급차와 소방차가 출동했다.
콜트·콜텍, 하이텍RCD코리아 노조원 50여 명은 이날 오전 10시 송전탑 아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두 회사는 사업장은 물론 자본도 다르지만 똑같이 노조를 탄압하고 노동자를 정리해고 했다"며 "앉아서 죽을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두 노조의 대표가 고공 농성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콜트·콜텍은 전자기타와 어쿠스틱 기타를 생산하는 업체다. 2007년 사측이 경영상의 이유로 전체 생산직 노동자 160명 중 56명을 정리해고 하면서 노사 갈등이 깊어졌다 .
하이텍RCD코리아는 모형 자동차와 비행기 등의 원격 조종장치를 생산하는 업체다. 이 회사에서는 지난 2002년 임금협상 교섭 때부터 노사갈등이 깊어졌으며, 2003년 사측이 노조원 5명을 해고하면서 갈등이 더욱 깊어졌다.
성세경 전국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조직부장은 "두 노동자는 마지막이란 심정을 갖고 송전탑으로 올라갔다"며 "사측의 합리적인 해결책이 나오기 전까지 내려오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 쪽은 "안전상의 이유가 있어 무리하게 연행 및 해산 작업은 하지 않을 예정이고, 최대한 설득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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