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5일(오늘) 낮 점심시간을 이용해 와이티엔(YTN)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했습니다. YTN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이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12월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언론특보를 지낸, 정치적 인물 구본홍 사장이 퇴진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울러 YTN노조의 명분 있는 투쟁에 찬사를 보내고 싶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투쟁경력이 전무한 새내기 노조가 정도를 가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언론사유화저지 및 미디어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공동대표 김영호, 이하 미디어행동)은 지난 6일부터 YTN정문 앞 1인 릴레이 시위를 진행했습니다. 15일 7일째를 맞았습니다. 저는 바로 일곱번째 주자였습니다.

 

지난 6일(첫날) 신학림 미디어행동 상임집행위원장이 첫 테이프를 끊은 후, 이준희 한국인터넷기자협회장, 김철환 장애인정보문화누리 활동가, 전규찬 공공미디어연구소 이사장, 임순혜 미디어기독연대 집행위원장, 김정대 언론개혁시민연대 기획실장에 이은 1인 시위였습니다.

 

1인 시위를 하기 위해 오전 11시 10분경 서울 중구 한국언론재단 건물 18층 언론개혁시민연대에서 상근자로 일하고 있는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활동가를 만나, 그와 함께 피켓을 가지고 남대문 YTN 정문 앞까지 걸어갔습니다. 가는 동안, 정확한 날짜를 기억할 수 없지만 촛불을 들고 이곳을 행진했던 기억들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당시 남대문으로 향한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반대 촛불행진에서, 내 바로 옆에 어린 아이(3~4살)를 유모차에 태우고 끌고 가는 아주머니와 그의 친정 어머니가 생각났습니다. 그들은 정부의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와 언론, 물, 철도 등 공공부문 민영화, 경부운하 등에 대한 우려 때문에 촛불행진에 참여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당시 그들 가족의 허락으로 인터뷰를 하기도 했습니다.

 

불과 몇 달 전 촛불행진을 벌인 그 길을 따라 YTN 정문에 도착했습니다. 프레스센터에서 15분 거리였습니다. 11시 30분부터 1시간여 동안 1인 시위를 진행했습니다. 정문 옆에서 YTN노조원들이 조끼를 입고 앉아 농성을 하고 있었습니다.

 

지나 가는 시민들이 농성 지지를 표명하는 모습도 엿보였습니다. 농성장 주변에는 '낙하산 인사 결사반대', '방송독립성과 정치적 중립' 등의 피켓이  군데군데 놓여 있었습니다. 정문 앞 버스정류장 주변에 YTN노조를 지지하는 여러 개의 현수막이 여기 저기 붙어있었습니다. 점심시간을 이용한 1인 시위였기에, 많은 사람들이 시위현장 앞을 오갔습니다. 피켓에 관심을 보인 사람도 있었고, 무관심하게 지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어젯밤 집에서 누워 YTN 1인 시위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뭔가 의미가 있는 1인 시위를 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YTN 투쟁의 일환으로 행한 검정 옷과 넥타이가 생각났습니다. 구본홍 사장의 노조간부 해임 및 조합원 징계는 YTN의 사망선고와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사망한 YTN이란 의미에서 검정 잠바와 검정 셔츠를 입고 1인 시위를 진행했습니다. 이날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 회원들도 농성 중인 YTN조합간부들을 찾아와 위로와 함께 열렬한 지지를 보낸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들고 있는 피켓 ‘지켜줄게 윤택남(인터넷상에서 누리꾼들이 붙인 YTN의 호칭)’ ‘사퇴하라, 구본홍’이란 문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또 다른 피켓 문구 ‘YTN노조 투쟁을 지지합니다’의 의미를 되새겨 봤습니다.

 

바로 이들의 투쟁은 뉴스의 독립, 표현의 자유, 공정방송, 정치적 중립 등의 깊은 의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명박 후보의 언론특보를 지낸 구 사장은 정치적인 사람이었고, 대통령 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정치적 중립과 공정방송을 실현할 수 없는 인물이라는 사실이 새삼 떠올랐습니다. 구 사장의 개인적 인품은 알 수 없으나, 과거 군사독재시절처럼 정권의 나팔수 역할 밖에 할 수 없는 한계를 가진 사람으로 판단했습니다. 노조가 나서 반대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YTN노조는 신생노조로서 지금까지 사측과도 별로 투쟁을 하지 않던, 투쟁 경력이 전무한 노조였습니다. 이들을 분노하게 만든 장본인은 정부입니다. YTN은 정부의 시나리오대로 가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YTN의 정상화는 대부분의 직원들이 관심을 갖지 않고 있는 구본홍 사장이 그만 둬야한다는 사실입니다. 직원들의 지지를 받지 못한 사장은 실패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노조의 순수하고 숭고하고 정의로운 투쟁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에게서 희망을 발견했습니다.


태그:#YTN노조지지 1인시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