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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낮 서울 청계광장에 모인 전국농민회총연맹과 전국여성농민총연합 소속 농민들이 쌀직불금 불법수령과 관련해서 이봉화 차관, 국회의원, 고위공직자 등 해당자 명단공개와 처벌을 촉구하며 총리실까지 벼와 쌀가마니를 지고 행진을 시작하자 경찰이 가로막고 있다.
▲ '농민 가는 길 막지마라' 17일 낮 서울 청계광장에 모인 전국농민회총연맹과 전국여성농민총연합 소속 농민들이 쌀직불금 불법수령과 관련해서 이봉화 차관, 국회의원, 고위공직자 등 해당자 명단공개와 처벌을 촉구하며 총리실까지 벼와 쌀가마니를 지고 행진을 시작하자 경찰이 가로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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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를 담은 지게를 진 농민의 행진을 경찰들이 가로막고 있다.
 벼를 담은 지게를 진 농민의 행진을 경찰들이 가로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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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대체: 17일 오후 3시]

"저리 비켜! 농민 돈 가로챈 도둑놈, 사기꾼 잡으러 가는 거야!"

쌀가마 짊어지고 농토가 아닌 보도블록 위에 선 농민의 목소리에는 날이 섰다. 애써 키운 벼를 콘크리트 위로 내던지는 농민의 눈빛에는 허망함이 가득했다.

농사를 짓지 않고도 쌀 직불금을 부당 수령한 공무원들에 대한 분노가 농민들을 가을 들녘에서 서울 도심 한복판으로 이끌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소속 농민 20여명은 17일 낮 12시께 서울 청계광장에서 쌀 직불금 부당수령과 관련 정부를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쌀가마 짊어진 농민들 "총리 만나야겠다"

이들은 올해 재배한 벼와 쌀이 담긴 가마니를 지게로 짊어지고 세종로 정부종합청사로 향했다. 한승수 국무총리를 만나 쌀 직불금 사태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묻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경찰이 이들의 길을 막았다.

경찰 병력 100여명은 정부종합청사로 향하려는 농민들의 발길을 청계광장에 꽁꽁 묵었다. 이 과정에서 농민들은 "경찰은 여기서 길 막지 말고, 농민들 돈 훔쳐간 도둑놈들이나 잡으라"고 소리치는 등 약 30분 동안 경찰과 크고 작은 실랑이를 벌였다. 하지만 부상자가 발생하는 등의 불상사는 벌어지지 않았다.

농민들은 "이명박 정부는 비경작자 부당수령 직불금을 전액 환수해 실제 경작자에게 돌려주라"며 "직불금 부당수령자 중 고위공직자, 공무원, 정치인의 명단을 즉각 공개하고 위법이 확실한 경우는 관련 법에 따라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또 농민들은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의 농토 소유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농지법상 강제처분명령 제도를 강화해 불법 소유 농지를 강제 처분하도록 조치하라"고 주장했다.

이번 쌀 직불금 문제를 감사원에 최초 제보한 소작 농민 조종배씨는 "농민들이 땀 흘려 일해도 보람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고위 공무원들의 '농민돈 가로채기'가 이번에 모두 사라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 여성농민은 "겉으로는 농민 위한 척 모든 생색을 다 내는 사람들이 뒤에서는 몰래 농민 돈을 가져가는 건 명백한 도둑질"이라며 "처음 직불금 사태를 접하고 이 땅에서 농민으로 사는게 그렇게 서러울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전농은 오는 24일 서울 여의도에서 '전국 농민 대표자 대회'를 열고 정부에게 올바른 농업 정책을 촉구하기로 했다. 정부가 쌀 직불금 사태를 투명하게 처리하지 않을 경우 농민과 정부의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에 둘러싸인 여성농민들이 울부짖으며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경찰에 둘러싸인 여성농민들이 울부짖으며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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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저지로 총리실까지 행진이 무산되자 농민들이 가져온 벼를 뿌리며 항의하고 있다.
 경찰의 저지로 총리실까지 행진이 무산되자 농민들이 가져온 벼를 뿌리며 항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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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이 총리실까지 행진하기 위해 벼를 정리하고 있다.
 농민들이 총리실까지 행진하기 위해 벼를 정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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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쌀직불금, #농민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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