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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카고를 비롯해 중서부 지역의 대표적 언론 역할을 하고 있는 <시카고 트리뷴>이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에 대한 지지(endorsement)를 선언했다.

 

시카고 트리뷴은 한국시간으로 18일 사설을 통해 오바마 지지를 밝혔고 CBS, AP통신, 폭스뉴스 등 다른 주요언론들 역시 이를 보도했다.

 

이처럼 미국 언론들이 시카고 트리뷴의 오바마 지지 선언에 주목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시카고 트리뷴이 창간한 이래 역대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시카고 트리뷴> 왜 오바마를 선택했나?

 

<시카고 트리뷴>은 "경제대공황 이후 80년 만에 최대의 경제위기를 맞은 많은 국민들이 두려움과 분노를 느끼고 있다"면서 "미국을 이끌고 긍지를 재건해줄 강력한 지도자는 오바마이며 우리는 그를 자랑스럽게 지지한다(proud to endorse)"고 밝혔다.

 

또한 오바마에 대해 "지적인 준엄함을 갖췄고 도덕적으로 건전하며, 사려 깊고 신중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준비된 대통령"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오바마를 반대하는 의견에 대해서는  "일부 유권자들이 오바마라는 생소한 인물에 대해 우려하지만 우리는 그가 정치에 입문한 이후 미국을 위해 열정적으로 일하고 논쟁하는 것을 계속 지켜봐왔다"며 "오바마는 우리가 보장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치켜세웠다.

 

실제로 <시카고 트리뷴>은 지난 2006년 12월 사설을 통해서 오바마에게 대통령 선거에 도전해볼 것을 간접적으로 권유하기도 했다.

 

<시카고 트리뷴>은 "부통령 후보인 조지프 바이든은 경험이 많고 신중한 인물"이라며 "그가 오바마에게 많은 득표를 안겨줄 수는 없겠지만 국정 수행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며 부통령 선택에 대해서도 후한 점수를 줬다.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가 오바마에 대해 "전형적인 진보적 정치인"이라고 평가한 것에 대해서도 시카고 트리뷴은 "오바마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실용적인 중도파(pragmatic centrist) 인물"이라고 반박했다.

 

보수언론도 등 돌린 매케인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 실망이 컸던 탓일까. 보수성향의 언론으로도 잘 알려진 시카고 트리뷴은 오바마를 지지하는 이번 사설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과 매케인에 대한 비판에도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시카고 트리뷴>은 "공화당은 방향을 잃고 한계에 도달했다"며 "조지 부시 행정부는 사상 최고의 적자를 기록했고 공화당 의원들은 무분별한 지출과 부정부패로 자신들의 신념을 포기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무엇보다 <시카고 트리뷴>이 무엇보다도 존 매케인에게 가장 크게 실망한 것은 사라 페일린 알래스카 주지사라는 '수준미달'의 인물을 부통령 후보로 선택한 것이었다.

 

<시카고 트리뷴>은 "메케인이 준비되지 않은(not prepared) 페일린을 부통령으로 내세운 것은 가장 중요한 결정을 실패한 것"이라며 "그는 국가가 아닌 선거를 위한 선택을 했다"고 혹평했다. 

 

또한 "매케인은 자신이 당선되면 첫 임기동안 부채 탕감을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그의 말하는 세금감면은 오히려 앞으로 10년간 미국의 부채를 약 4.2조 달러 더 늘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최근의 매케인은 이해하기 힘든(hard to figure)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시카고 트리뷴> "역사적인 지지 선언"

 

<시카고 트리뷴>은 별도의 기사를 통해 자신들의 오바마 지지 선언이 "역사적인(historic) 결정"이라고 표현했다.

 

1847년 창간되어 16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시카고 트리뷴은 "창간 초기 회사를 이끌며 발전의 초석을 다진 조지프 메딜이 공화당의 창립자이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창간 이후 지속적으로 공화당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오던 시카고 트리뷴은 지난 대선에서도 민주당의 존 케리가 아닌 공화당의 조지 부시를 지지했었다.

 

한편 <시카고 트리뷴>이 이번 지지 선언과 함께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시카고 트리뷴의 이번 결정이 예상 밖인가"라는 질문에 57%의 독자들이 "그렇다"고 대답했으며 "오바마 지지 선언이 설득력 있는가?"라는 질문에서는 무려 71.9%의 독자들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태그:#미국 대선, #시카고 트리뷴, #버락 오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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