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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족보에 대해 토론 수업을 하는데 아이들에게 어찌보면 당연한(?)것을 물어보았습니다. 초등학교 2, 3, 4, 5, 6학년 모두 22명에게 아래 질문을 해봤는데요.

“여러분들 할머니, 할아버지 성함 알고 있나요?”

22명의 초등학생 중 할머니와 할아버지 성함을 정확히 알고 있는 친구는 단 1명이었고 할아버지 성함만 알고 있는 친구는 1명이었습니다.

조부모 성함을 알고 있는 학생 중 한명은 할아버지가 시의회 의원으로 거실에 대통령, 총리 등으로부터 훈장 등을 받아 사진과 이름이 늘 걸려있기 때문에 쉽게 알 수 있었구요. 또 한친구는 집안이 대대손손 한의사 가족인데 증조할아버지가 고종황제를 치료했던 경험이 있어 증조부는 물론 할아버지 함자까지 모두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증조부와 조부의 함자를 알고 있는 학생은 각각 초등 1학년과 2학년이었습니다. 학년이 높다고 해서 조부모의 함자를 알고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친구들은 왜 할머니 할아버지 성함을 모르고 있는건가요?”라고 물었습니다.

대부분의 친구들이 조부모의 함자를 누군가로부터 들은 적이 없다고 답했고 몇 번 듣긴했는데 잊어버렸다는 대답이 대다수였습니다. 이 밖에 할아버지, 할머니 이름을 사용할 일이 없어 몇 번 듣고도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이 친구들은 모두 할아버지, 할머니와 따로 사는 아이들입니다.

이번에는 엄마, 아빠 성함으로 물어봤습니다. 엄마 아빠 성함은 모두 알고 있었습니다. 관련해서 질문을 던져 보았습니다.

“친구들, 엄마 성함을 알고 있을 필요가 있을까요?”

대부분 그럴 필요가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그 이유로는 길을 잃었을 때 경찰서에서 엄마 아빠 성함이 필요하다고 대답했습니다. 또 다른 어른이나 학교 선생님이 엄마 아빠 성함을 물었을 때 모르면 창피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이 밖에 엄마의 성함을 알고 있어야 하는 이유를 대답하지 못하는 친구도 몇몇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주 특별하게 대답을 한 친구가 2명 있었습니다. 3학년과 5학년 친구인데요. 엄마 성함을 알 필요가 없다고 대답했습니다. 그 이유로는 "엄마는 엄마이고 그냥 엄마라고 부르면 되는데 굳이 엄마 성함을 알 필요가 있"냐는 것입니다. 제가 좀 당황했지요. 이 부분에 대해서요. 정신을 가다듬고 알려줬습니다.

“엄마는 엄마이기 전에 사람이고 여성입니다. 사람에게 이름은 당연히 있어야하는 것이고 존재를 알리는 기본이에요. 여러분(두 친구) 엄마도 엄마이기 전에 이름이 불러주는 걸 원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이번 조사는 22명을 한데 모아놓고 물어본 것이 아니라 1~4명 각각 모둠별로 물어서 그 결과를 취합한 것입니다. 대부분 조부모의 성함을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이렇다할 만한 통계를 낼 필요조차 없었습니다.

이 글을 보고 계시는 독자 여러분께 솔직히 여쭤보겠습니다.

“여러분의 조부모, 외조부모 함자를 알고 계십니까?”

이 글을 접하시는 부모님께서는(특히 초중고 부모님) 다시 한번 자녀들에게 조부모님, 외조부모님 함자를 상기시켜 주시고 잊지 않도록 메모 등을 통해 챙겨주세요

매우 당연한 것 같으면서도 우리가 늘 잊고 지내는 일상 아닌가요?

 아무리 핵가족 시대라 해도 할머니 할아버지 함자를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하지 않을까요?
아무리 핵가족 시대라 해도 할머니 할아버지 함자를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하지 않을까요? ⓒ 윤태

덧붙이는 글 | 티스토리 블로그에 동시송고합니다.



#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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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소통과 대화를 좋아하는 새롬이아빠 윤태(문)입니다. 현재 4차원 놀이터 관리소장 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양성을 존중하며 착한노예를 만드는 도덕교육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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