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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감사시작을 기다리며 목을 축이고 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감사시작을 기다리며 목을 축이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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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국정감사장 반말·욕설 사건'이 후폭풍을 낳고 있다.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은 한목소리로 유 장관의 처신을 비판하며 사퇴를 요구했다.

유 장관은 지난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국정감사에서 기자들을 향해 "이씨, 찍지 마. 성질 뻗쳐서 정말…, xx! 사진 찍지 마"라고 항의해 물의를 빚었다.

이후 유 장관은 "'에이씨'하긴 했으나 욕은 안 했다"며 "순간적인 기분의 표현이니 더 이상 거론하지 말아달라. 나중에 사진기자한테 사과하겠다"고 해명했다.

한나라당은 당일 국감에서 이종걸 민주당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를 먼저 폄훼해 원인을 제공했다며 책임을 떠넘겼다.

그러나 당내에서도 유 장관의 처신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어 파장이 지속될 조짐이다.

누리꾼들의 비난도 거세다.

문화부 홈페이지 "욕설 장관, 황당" 비난 댓글

유 장관의 '국감장 반말'이 보도되자, 인터넷은 들끓었다. 문화체육관광부 홈페이지에는 26일까지 60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보도를 보고) 정말 당황스러웠다. 조카가 저 아저씨 왜 욕하느냐고 그러더라. 얼굴이 화끈거렸다." (임아무개씨)

"진짜 양촌리 청년 회장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시켜도 기자들에게 xx라고 욕을 하는 당신보다는 나을 것이다." (박아무개씨)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 장관이 어떻게 국민들이 다보는 국감장에서 욕을 하다니 대단하다." (이아무개씨)

대부분 유 장관의 행동을 비난하는 내용이다.

여론과 달리 한나라당은 일단 유 장관을 감쌌다. 김정권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26일 오전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자기 감정을 조절하지 못한 유 장관도 잘못이지만, 발단은 이종걸 민주당 의원이 만들었다"고 맞받아쳤다.

당일(24일) 국감에서는 이 의원이 "4천만 국민 사기극으로 정권 잡은 이명박", "낙하산 대기자들, '이명박의 휘하들, 졸개들'"이라며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를 비난해 파행을 빚었다.

김 부대표는 "이 의원의 막말이 사건의 발단"이라며 "이 의원에게 문제의 원인이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등 야당들이 유 장관의 사퇴를 요구한 데 대해서도 "이 의원의 사과와 재발 방지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며 "유 장관 문제는 그 후의 일"이라고 반박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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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감싸는 한나라당 "이종걸 의원 '막말'이 원인 제공... 물러날 일 아니다"

송광호 최고위원도 "유 장관이 기자들에게 욕지거리를 한 것은 잘못이지만, 이 의원이 더 문제"라며 "(대통령과 여당에 대해) 그렇게 말을 험하게 막 해도 되느냐"고 주장했다.

또 송 최고위원은 "이번 일이 유 장관이 물러날 정도의 사안은 아니다. 유 장관도 공개적인 자리에서는 품위를 지켜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을 것"이라며 장관을 두둔했다.

차명진 대변인도 전날 같은 맥락의 구두 논평을 했다. 차 대변인은 "자신의 화를 기자들에게 즉흥적으로 돌린 장관에게 유감"이라면서도 "도대체 대한민국 국회의원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대통령에게 공공연히 모욕을 가한 분도 국민 앞에 반드시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유 장관의 처신이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허태열 최고위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유 장관의 처신은) 무슨 말(해명)을 하든지 잘못된 것"이라며 "변명이 있을 수 없다"고 일갈했다.

허 최고위원은 '유 장관에 대해 조치가 따라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도 "내 위치에서 조치 여부를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봐야 한다"며 "유 장관의 언동은 대단히 적절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박희태 대표는 언급을 자제했다. 박 대표는 이날 오전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유 장관 일에 대해 정확한 진상을 먼저 알아보겠다"며 "그런 뒤 할 말이 있으면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장·차관 모두 사퇴해야... 면죄부 주려고 하는 한나라당, 옳지 않아"

야당들도 가만 있지 않을 태세다.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은 유 장관의 사퇴를 거듭 요구했다.

김유정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유 장관의 오만불손한 태도는 국회와 국민을 무시한 용서할 수 없는 행태"라며 "유 장관은 (국감에서 팔짱을 끼고 답변한) 신재민 차관과 함께 국회와 국민에게 사죄하고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이종걸 의원이 원인 제공을 했다는 한나라당의 반박에 대해서도 "유 장관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김 대변인은 "국감장에서 국회의원이 그렇게 얘기했다고 해서 모든 피감기관 장이 그런 태도를 보이지는 않는다. 한나라당은 유 장관과 신 차관의 태도가 옳다고 보는 것이냐"며 "유 장관의 책임은 묻지 않고 이 의원을 원인 제공자라고 모는 것은 옳지 않다"고 되받아쳤다.

선진당 "장관 경질하고 의원 사과해야"

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유 장관에 대한 경질을 요구했다. 박 대변인은 "유 장관은 국회와 언론, 국민을 모욕하고 모독했다"며 "화가 치밀었다고 어떻게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그같은 상욕을 거리낌 없이 할 수 있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박 대변인은 "자신의 감정 하나 추스르지 못하는 사람은 더 이상 국정을 책임지는 장관직에 있을 수 없다"며 유 장관의 사퇴를 압박했다.

또 박 대변인은 "요즈음 국정운영을 지켜보노라면 대통령과 정부에 대해서 더욱 심한 말도 하고 싶겠지만 감정을 억제하고 인내심을 발휘하는 것 또한 의원이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도리"라며 이종걸 의원에게는 사과를 요구했다.


태그:#유인촌 반말, #유인촌 욕설, #국정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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