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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들레 극단의 '똥벼락' 중 한장면.
민들레 극단의 '똥벼락' 중 한장면. ⓒ 박미경

극단 민들레(단장 송인현)가 25일 도곡면 숲정이 지역아동센터를 방문,  창작 연희극 ‘똥벼락’을 공연했다.

25일 도곡초등학교 놀이터에서 열린 공연에는 숲정이아동센터와 도곡초등학교 학생, 학부모 등 100여명이 공연을 관람했다. 화순읍과 동복면 등 화순관내는 물론 화순인근 광주에서도 수십여명이 공연소식을 접하고 도곡초교를 찾았다.

극단 민들레는 우리고유의 전통을 바탕으로 한 독창적인 작품만을 고집하는 극단이며 ‘똥벼락’은 김 부자와 김부자집에서 30년간 머슴을 산 돌쇠아범의 이야기를 다룬 창작극이다.


주인공 돌쇠아범은 30년 머슴살이의 새경으로 받은 풀한포기 나지 않는 돌밭을 기름진 땅으로 가꾸기 위해 온갖 똥이란 똥을 모아 거름으로 모으던 중 우연히 도깨비를 만나고, 도깨비는 돌쇠아범의 정성에 감복, 농사를 돕기 위해 마을에서 가장 큰 김부자네 뒷간의 똥을 돌쇠네 밭으로 가져다 준다.

밭을 일구다가 금반지를 발견한 돌쇠아범은 김 부자의 뒷간에서 나온 반지라며 김부자에게 돌려주지만 김부자는 오히려 돌쇠아범에게 가져간 똥을 내놓던지 똥을 거름으로 수확한 곡식을 내놓으라며 윽박지른다.

돌쇠아범의 걱정을 들은 도깨비는 세상의 모든 똥을 모아 김부자네 집에 똥벼락을 내리는 빚갚음을 통해 김부자를 혼내준다는 이야기.

극단 민들레는 징과 괭과리, 장구 등을 이용, 극의 중간중간 자진모리 등의 우리 가락을 연주하며 공연의 흥을 돋우는 한편 극을 통해 벼의 생태, 모내기와 추수, 탈곡 등의 과정과 수확 때까지 쉴틈없이 바쁜 농부의 수고 등을 자연스럽게 설명했다.

관객들은 돌쇠아범이 가락에 맞춰 흥얼대는 노래가락의 후렴구를 따라 부르며 우리가락의 정겨움을 느끼고 모내기와 뜬모 떼우기, 추수 등 돌쇠아범의 일손을 돕고 새참을 나눠 먹으면서 배우들과 함께 극을 이끌어 갔다.

1시간여에 가까운 공연, 아이들에게는 다소 낯설을 수도 있는 마당극 형식의 공연이었지만 아이들은 물론 학부모들도 공연내내 무대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배우들의 독려가 없어도 배우의 가락에 맞춰 입에서는 자연스레 후렴구가 나오고 어깨도 들썩이며 극에 몰입했다.

이날 공연은 공연도 공연이었지만 극단측의 배려로 더 흥이나는 자리였다.

당초 이날 공연은 숲정이지역아동센터 마당에서 오전 11시부터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도곡초교 학생들이 같은날 오전 11시부터 열린 도곡면경로위안잔치 공연일정 때문에 장소도 옮기고 공연도 40여분 앞당겨 시작됐다.

바뀐 시간을 모르고 오전 11시에 맞춰 자녀들의 손을 잡고 공연장을 찾은 일부 관객들은 극의 전체를 보지 못하고 극의 일부분만을 관람할 수 밖에 없었다. 모처럼 전문극단의 극을 관람하기 위해 일부러 공연장을 찾은 아이들과 부모들의 아쉬움은 당연지사.

멀리서 일부러 찾아왔지만 바뀐 시간때문에 공연전체를 보지 못한 이들은 쉽게 공연장을 떠나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그러자 송인현 단장은 이들을 위해 예정에 없던 즉석 공연을 펼쳐 갈채를 받았다.

도곡초교 학생들이 자리를 떠난 후 송인현 단장은 “아직 발표하지 않은 이야기극이지만 관객들에게 보여 주겠다”며 전래동화 ‘선녀와 나뭇꾼’을 각색한 창작극을 1인극으로 선보였다.

비록 준비된 무대나 의상, 소품없이 즉석에서 펼쳐진 공연이었지만 익살맞은 표정으로 나무꾼과 선녀, 사슴, 사냥꾼은 물론 나무꾼의 어머니와 산새들까지 연기하는 송 단장의 공연에 모두들 즐거워 했다.

한편 이번 공연은 극단 민들레가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후원을 받아 8월부터 이달말까지 충북 제천과 경기 화성, 전남 무안 등 전국 10여개 지역의 재래시장과 공원, 복지관, 보육원 등에서 10차례에 걸쳐 하는 순회공연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SBS유포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극단 민들레#똥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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