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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수씨
▲ 청계천 억새밭에서 최재수씨
ⓒ 정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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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명소, 청계천을 복원한 지도 어언 3년이 되었다. 우리의 어려웠던 과거와 함께 땅 속에 묻혔던 청계천을 47년 만에 되찾아 애써 가꿔온 손길들이 있어 자연생태가 완벽하게 되살아났다기에 찾아보았다.

청계천에서 생태해설을 하고 있는 최재수(70)씨를 만난 건 지난 24일이었다. 그날도 경기도 용인시 고등학생들 탐방 예약이 되어있어 남보다 일찍 나왔다는 그는 생태교실에 들어서자마자 철철 넘치는 휴지통을 비우러 갔다. 그리고 내방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키우는 청계천에 서식하는 수족관 물고기들 먹이를 챙겨준다.

다음은 최재수씨와 나눈 일문일답.

청계천에 서식는 물고기들을 수족관에 견본으로 키우는데 솔선해서 밥을 주는 최재수씨
▲ 고기 밥을 주는 최재수 씨 청계천에 서식는 물고기들을 수족관에 견본으로 키우는데 솔선해서 밥을 주는 최재수씨
ⓒ 정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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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물고기들은 청계천에 자생하는 어종들인가 본데 어떤 먹이를 주나요?
“실은 이 먹이는 수입품입니다. 국산은 방부제가 들어있어서 고기들이 오래 살지를 못해요. 또 고기들이 배설을 하면 물이 뿌옇게 되어 할 수 없이 비싼 수입 사료를 구입할 수밖에 없습니다. 수입품은 방부제가 안 들어가서 물이 늘 깨끗해요.”

(인터뷰 하는 동안에도 최재수씨는 휴지통을 비우고, 물고기 밥을 주고, 열심히 해설을 했다.)

- 예약한 학생들이 오려면 아직 30분전인데 청계천 설명 좀 해주시겠어요?
“청계천은 잘 아시다시피 600년 고도의 젖줄 같은 냇물이었죠. 풍수지리학자들 이야기로는 우리나라 중부지방의 강이나 냇물이 대개 동쪽에서 서쪽으로 흘러서 백두대간의 정기가 다 빠져나가는데, 청계천만은 유일하게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므로 한양의 정기를 안으로 끌어 모은다고 했어요.”

-그렇군요, 청계천의 물은 어디에서부터 시작되고 다리는 몇 개나 되나요?
“본래 청계천 원류는 북악산, 인왕산, 남산에서 시작이 되었는데, 지금은 큰 건물들이 들어서서 막혀버렸고요. 현재 흐르는 물은 뚝섬에서 끌어와서 청계천광장에서부터 시작이 됩니다. 하루에 유입되는 물의 양이 지하수 포함 17만t인데 고기들을 위해 소독약을 배제하고 햇빛소독만 해요. 다리는 모두 22갭니다.”

- 지금 이 억새밭이 있는 곳은 어디쯤인가요?
“여기는 고산자교와 마장교 사이로 청계천 하류인데, 구례에서 보내온 산수유나무, 충주사과나무, 담양대나무, 영동감나무들이 심겨져있고 산청에서 기증한 야생화단지가 있으며 생태교육장이 있습니다.”

- 새들이나 곤충들이 많이 서식한다고 들었는데요. 와 보니 억새밭이 장관이네요.
“예, 억새밭은 태조 이성계가 어릴 때 전쟁놀이 하다가 친구를 죽이고 보복이 두려워 숨어살았다는 전설이 있죠. '내 무덤에 억새를 심어 달라'는 유언대로 동구릉 태조의 무덤엔 지금도 억새가 수북해요. 새들은 저기 보시다시피 왜가리, 청둥오리, 고방오리, 까치, 까마귀가 있고, 저쪽에 떼 지어 날고 있는 것들은 비둘기와 참새들입니다. 2급수정도 되는 청계천 물에는 1급수에 서식하는 물고기들도 많아요.

전날 해설팀이 버리고 간 쓰레기를 비우고 있다.
▲ 휴지통을 비우는 최재수씨 전날 해설팀이 버리고 간 쓰레기를 비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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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계천 복원을 한 뒤 강북의 생활환경이 많이 개선되었다죠?
“그럼요, 우선 시각적인 건 말할 것도 없고, 주변 공기가 정화되어 여름이면 청계천 주변 기온이 섭씨 5도나 차이가 난답니다. 사실 서울시민들이 쾌적하게 살려면 그린벨트가 22만ha이나 필요한데 현재는 1만ha밖에 안 된다니까 매우 열악한 거죠.

- 선생님은 언제부터 청계천 봉사를 하셨고, 다른 곳에서도 봉사를 하시나요?
“청계천 복원 후 3년째 하고 있고요, 관악산 숲생태해설, 낙성대 인연초등학교 생태해설과 연못 관리를 해주고 있어요.

- 연못 관리는 어떻게 하는 건가요?
“학교나 관공서, 공원, 아파트단지에 연못조성을 해놓고 관리를 안 해주면 물이 썩고 수초나 고기들이 죽거든요. 그래서 정기적으로 청소를 해주어야합니다. 그런 일이 필요한 분들은 언제든지 연락하면 봉사해드리고 아이들 생태해설도 해줍니다.

- 참 좋은 일을 하시네요. 선생님 연락처 좀 알려 주세요?
“청계천 생태교실로 문의하시면 됩니다.”

최재수 해설사는 예약된 학생들이 왔다며 바쁜 걸음으로 돌아섰다.

용인시에서 온 학생들에게 청계천 해설중인 최씨
▲ 해설중인 초재수씨 용인시에서 온 학생들에게 청계천 해설중인 최씨
ⓒ 정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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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실버넷뉴스에도 올렸습니다.



태그:#청계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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