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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내 은행창구에서 한 직원이 최근 금융위기의 해법으로 '달러모으기 운동'을 제안하며 한나라당 의원들이 가지고 온 달러를 세고 있다.
 10일 오후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내 은행창구에서 한 직원이 최근 금융위기의 해법으로 '달러모으기 운동'을 제안하며 한나라당 의원들이 가지고 온 달러를 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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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스와프가 뭐야?"
"IMF 통화스와프랑 한미 통화스와프랑 무슨 차이야?"

30일 아침 신문을 펴든 누구나 한번쯤 머릿속에 스쳤을 생각이다. 한국과 미국이 통화스와프 체결했다는 소식을 1면에 전한 신문을 애써 펴들었지만, 생소한 경제 용어에 기사는 쉽게 읽히지 않았다.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은 국내 금융시장 불안과 실물경기 침체로 인해 경제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당장 내 부동산과 펀드 때문에 잠 못 이루는 터라 경제 기사를 꼼꼼히 챙겨보지만 볼 때마다 머리가 지끈거린다. 경제기사가 어렵다는 사실을 여지없이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마이뉴스>가 경제 기사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최근 경제기사에 사용된 주요 경제 용어를 쉽게 풀었다. 오늘 아침 신문을 보고 머리가 아팠던 모른 분들에게 권한다.

[궁금증 ①] 한미 통화스와프? IMF 통화스와프?

오늘 코스피지수 폭등과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이끈 통화스와프부터 알아보자. 아래는 오늘(30일) <연합뉴스> 기사다.

"한국은행은 30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의 협상 끝에 통화스와프 협상이 최종 타결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은은 이번 계약에 따라 미 연준으로부터 원화를 대가로 최대 300억달러 이내에서 미국 달러화 자금을 공급받게 된다고 밝혔다."

통화스와프(Swap)란, 쉽게 말해 두 나라가 계약한 환율에 따라 자국의 통화를 서로 교환하는 것이다. 한국은 달러를 무한정 찍어낼 수 있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에 원화를 맡기고 300억 달러를 가져올 수 있어 외화 수급 사정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만약 일시적으로 한국에 달러가 부족해질 경우, 통화스와프는 큰 도움이 될 터다. 하지만 통화스와프를 통한 달러 공급이 무료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또한 원·달러 환율 변동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IMF가 29일(현지 시각) 일시적 달러 유동성 부족을 겪는 신흥시장에 대한 통화스와프 개설을 승인한 것도 오늘 큰 관심을 끌었다. 우리나라 외환 보유고가 바닥날 경우, 달러 수급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조치로 평가된다.

IMF가 가입해있는 신흥시장 국가들은 3개월 내 상환 조건으로 최대 3번까지, 분담금의 최대 5배에 이르는 달러를 낮은 금리로 빌릴 수 있어, 44억 달러의 분담금을 내는 한국은 최대 220억 달러를 이용할 수 있다.

지난 9월 29일 구제금융 법안이 미국 의회에서 부결되자 다우존스 지수는 777.68포인트 폭락했다. 1일 낙폭으로는 사상 최대다.
 지난 9월 29일 구제금융 법안이 미국 의회에서 부결되자 다우존스 지수는 777.68포인트 폭락했다. 1일 낙폭으로는 사상 최대다.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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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증 ②] 나라가 어렵다는데, CDS는 뭐고? 리보는 뭐야?

통화스와프로 한국은 외화 수급에 대한 불안 우려를 다소 잠재우며 한숨을 돌리게 됐다. 이로써 국제 금융시장에서 한국의 신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가 있는데 바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가산금리'와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이다.

우선 외평채는 외화 자금 수급 조절을 위해 정부가 지급 보증 형식으로 발행하는 채권을 뜻한다. 외평채 금리에서 미국 국채 금리를 뺀 값을 말하는 외평채 가산 금리가 낮을 경우, 그만큼 우리나라의 신용도가 양호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CDS 역시 국가 신용도를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인데, 채권이 부도날 경우 이를 보상해주는 보험 성격의 파생 금융 상품으로 프리미엄은 수수료를 뜻한다. 위험도가 클수록 프리미엄이 높다. 이에 대한 통화스와프의 영향은 어떨까? 아래 오늘 <연합뉴스> 기사에서 확인해보자.

"한국의 신용위험을 나타내는 CDS 프리미엄이 급락했다.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9일 뉴욕금융시장에서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의 CDS 프리미엄이 577bp(5.77%)로 장을 마쳤다. 이는 전일보다 10bp(0.1%) 가량 낮은 수준이다."

외평채와 CDS 프리미엄이 국가의 신용도를 가늠하는 지표라면, 리보(LIBOR) 가산금리는 우리나라 은행들에 대한 대외 신용도를 알리는 풍향계다. 리보는 런던의 은행들 사이에 거래되는 단기 자금 금리로, 국제금융시장의 기준금리로 활용된다. 신용도가 좋지 않은 은행이 돈을 빌리면 리보에 가산금리를 얹어줘야 한다. 우리 은행들의 대외 신용도는 어떨까? 다음은 9월 17일자 <한겨레> 기사다.

"산업은행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리보에 145bp(1.45%) 가산금리를 더해 외화자금을 조달했지만 현재는 200bp(2.0%)가 훨씬 넘는 가산금리를 줘야 차입이 가능해 일단 외화차입 시점을 미루고 있는 상태다."

[궁금증 ③] 강만수 장관 차가 '사이드카'라는데, 좋은 거야 나쁜 거야?

24일 오전 장중 주가 1,000선이 붕괴된 가운데 오후 1시 16분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 시황판에 코스피지수가 951.63으로 표시되고 있다.
 24일 오전 장중 주가 1,000선이 붕괴된 가운데 오후 1시 16분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 시황판에 코스피지수가 951.63으로 표시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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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중 변동 폭이 17%를 넘었고 상승 사이드카와 하락 서킷브레이커가 한날에 모두 발동되는 진기록을 수립했다."

어제(29일) 주식시장을 전하는 <머니투데이> 기사의 한 대목이다. 기사의 제목은 '전인미답의 급등락'. 투자자들은 롤러코스터를 탄 기분이었을 터. 이렇듯 사이드카(sidecar), 서킷 브레이커(circuit breaker)가 걸리면 투자자들은 천당과 지옥 둘 중 하나를 경험하게 된다.

다행히 오늘은 폭등으로 인한 사이드카가 발동돼 많은 투자자들은 그동안 콱 막혔던 가슴을 쓸어내렸다. '1가구 1펀드' 시대, 전 국민을 울고 웃게 만드는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에 대해 알아보자. 우리말로 바꾸면 그 이해가 훨씬 수월하다.

교통사고가 나지 않도록 교통흐름을 통제하는 '경찰 오토바이'를 의미하는 사이드카는 주가가 전날보다 5% 이상 오르거나 내리는 상태가 1분 이상 지속되면 프로그램 매매가 5분간 중단된다.

서킷브레이커는 과부하가 걸렸을 때, 순간적으로 전기회로를 끊어주는 '회로 차단기'를 뜻한다. 주가가 전날보다 10% 이상 오르거나 내리는 상황이 1분 이상 지속될 때 발동하며 프로그램 매매를 20분간 정지시킨다.

최근 주식 투자자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준 당국의 조치가 있었으니 바로 공매도 금지 조치다. 10월부터 올 연말까지 한시적인 공매도 금지조치를 취했고, 연장 가능성도 높다. 공매도는 지금껏 주식시장 불안 요인으로 지적받아왔다. 

공매도란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파는 것이다. 앞으로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주식 보유자로부터 주식을 빌려 시장에 판 후, 주가가 떨어지면 싼값에 되사 차익을 올리는 것이다. 최근과 같은 대세 하락장에서는 너도나도 공매도로 주식을 팔아 낙폭을 키웠다.

[궁금증 ④] 한국은행 금리는 내렸다는데 왜 대출 금리는 오르는 거지?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 2단지를 재건축한 총 2,444가구의 래미안퍼스티지(내년 7월 입주예정) 분양상담실에 '신혼부부 보금자리 주택 특별공급' 접수창구가 마련되어 있다.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 2단지를 재건축한 총 2,444가구의 래미안퍼스티지(내년 7월 입주예정) 분양상담실에 '신혼부부 보금자리 주택 특별공급' 접수창구가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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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담보대출 금리의 잣대 구실을 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오름세를 유지함에 따라 대출자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오늘 아침 <한겨레>를 펴든 많은 이들은 답답함을 느꼈을 것이다. 다들 "한국은행이 지난 27일 기준금리를 무려 0.75%포인트 내렸다는데, 왜 주택담보대출 이자는 내리지 않고 되레 오르는 걸까"라는 의문을 품었을 것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한국은행 기준금리 이해가 먼저다. 기준금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매월 초 결정하는 정책금리를 뜻한다. 한국은행과 금융기관 거래 시 기준이 되는 금리로,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시중은행들은 한국은행으로부터 돈을 싸게 들여올 수 있다.

은행의 자금 조달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특히, 은행의 대표적인 자금 조달원이자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잣대인 양도성 예금증서(CD)를 무리하게 발행하지 않아도 된다. 참고로 CD는 단기 자금 조달을 위해 은행이 파는 정기예금으로, 사고팔 수 있고 무기명이기 때문에 유통이 매우 빠르다는 특징이 있어, 시장 상황을 잘 반영한다. 

하지만 기준 금리 인하에도 은행의 돈줄이 막힌 것에 대한 우려로 CD금리는 떨어지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의 은행채 매입 등 조치로 은행의 막힌 돈줄이 풀리게 되면 CD 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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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경제용어, #CDS, #공매도, #통화스와프, #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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