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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애플의 아이튠즈는 전 세계 MP3 플레이어 시장의 73%를 장악하고 있는 아이팟을 무기로 세계 음원 시장을 독식해왔다. 미국 시장에서만 5천만 명의 소비자들에게 50억 곡 이상의 음원을 판매하면서 온·오프라인 음악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미국의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인 마이스페이스와 미국의 최대 가전제품 판매업체중 하나인 베스트바이(Best Buy), 그리고 소니에릭슨, 샌디스크(SanDisk) 등이 디지털 음악 시장에 뛰어들기로 결정하면서 아이튠즈의 디지털 음악 시장 맹주 자리가 위협받고 있다. 

 

마이스페이스, 4대 음반사 최신 음악 무료 서비스    

 

거대 미디어 그룹인 뉴스코퍼레이션이 소유하고 있는 마이스페이스는 지난 9월25일 새로운 온라인 음악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애플의 아이튠즈에 도전장을 던졌다. 마이스페이스가 세계 4대 음반사인 워너뮤직, 소니BGM. 유니버셜뮤직, EMI뮤직 등과 손을 잡고 선보인 '마이스페이스 뮤직'은 4대 음반사의 최신 음악을 무료로 제공해 유료 서비스 중심의 디지털 음악 시장을 긴장시키고 있다.

 

마이스페이스 뮤직은 이용자들에게 세계 4대 음반사의 최신 음악을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마이스페이스에 게재된 광고를 보게 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음악을 다운로드해서 MP3같은 휴대용 플레이어로 옮겨 들을 수는 없지만, 컴퓨터를 통해 최신 음악을 무제한 즐길 수 있다.

 

또 마이스페이스 뮤직의 음악 관리 툴인 '마이뮤직'을 통해 좋아하는 뮤지션이나 음악 장르를 모아 플레이 리스트를 만들 수 있고, 음악을 무제한 저장해서 언제든지 무료로 즐길 수 있으며, 누구나 접속할 수 있는 이용자의 마이스페이스 프로파일에 플레이 리스트를 만들어 10곡까지 음악을 올려놓을 수 있게 해 이용자 개인 페이지를 방문한 사람들도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아마존닷컴과 제휴해 이용자들이 휴대용 플레이어를 통해 음악을 즐기길 원할 경우, 아마존닷컴의 디지털 음악 매장에서 DRM이 없는 MP3음악을 구입해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 4대 음반업체가 마이스페이스와 함께 적극적으로 디지털 음악 시장 경쟁에 뛰어든 것은 지난 2003년 애플의 아이튠즈가 음악 판매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음반 판매량이 매년 10~20%씩 감소, CD 판매를 통한 매출액이 1999년 120억 달러에서 올해 50억 달러까지 큰 폭으로 떨어져 경영상의 심각한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음반업체들이 CD 판매에 고전을 면치 못하는 사이 애플의 아이튠즈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음악 판매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면서 세계 최대 디지털 음악 공급 업체로 성장했다.

 

이처럼 파죽지세의 성장세로 음반업체의 생존을 위협하는 아이튠즈의 시장 독식을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음반업체들 사이에 형성되면서 음반업체들은 마이스페이스와 손잡고 합작 벤처 법인인 마이스페이스 뮤직을 출범시킨 것이다. 음반업체들은 마이스페이스 뮤직의 지분 40%를 확보하고 마이스페이스 뮤직의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가전업체 베스트바이, 냅스터 인수

 

한편, 미국의 최대 가전제품 판매업체 중 하나인 '베스트바이'도 최근 디지털 음악 다운로드  전문업체인 냅스터 인수를 발표하면서 디지털 음악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 5월, 세계 최대 음악 다운로드 사이트를 출범시키며 아이튠즈의 아성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냅스터는 주로 디지털 저작권 관리 기술의 적용을 받지 않는, DRM이 없는 음악을 판매하는 업체로 이용자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곳 중 하나다.

 

그리고 이번에 현금 1억2천100만 달러를 투자해 냅스터를 인수하기로 한 베스트바이는 미국 내에 978개의 가전제품 판매 매장을 소유한 기업으로 음악 CD와 오디오 시스템을 가장 많이 판매하는 업체이다. 온라인 음악 시장에서 아이튠즈에 이어 가장 높은 지명도를 가진 냅스터와 오프라인 음악 시장에서 월마트와 함께 가장 영향력 있는 CD음반 판매 업체와의 결합으로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는 베스트바이는 70만 명의 냅스터 가입자들과 전국에 위치한 베스트바이 매장을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음악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베스트바이의 부사장인 데이브 모리쉬(Dave Morrish)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냅스터는 베스트바이가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전환하는데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음악 시장 승자, 세계 음반업계 평정

 

마이스페이스와 베스트바이가 애플의 아이튠즈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디지털 음악 시장에 뛰어든 가운데, 휴대전화 단말기 제조업체인 노키아와 소니에릭슨이 고객들을 상대로 무제한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하면서 디지털 음악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9월부터 노키아는 자사의 휴대전화 단말기 '5310Xpress'를 구입하는 고객들이 1년 동안 노키아가 운영하는 뮤직 스토어에서 음악을 무제한으로 다운받을 수 있는 '컴스 위드 뮤직(Comes with Music)' 서비스를 시작했다. 노키아의 무료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가 시작되자마자, 경쟁업체인 소니에릭슨은 내년 초에 MP3 재생기능이 있는 휴대전화 '워크맨W902'를 선보이면서 자사 고객을 대상으로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 '플레이 나우 플러스(Play Now Plus)'를 시작하기로 했다.

 

매월 약 15달러 정도의 비용만 지불하면 세계 4대 메이저 음반사들의 음악을 무제한 다운받을 수 있는 이 서비스를 위해 소니에릭슨은 영국의 '옴니폰(Omnifone)'과 제휴하고 소니BMG, 워너뮤직, EMI 등 음반사들과 음악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디지털 음악 시장에 SNS, 가전제품 판매업체, 그리고 휴대전화 단말기업체들까지 뛰어들면서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이 치열한 경쟁에서 누가 승자가 될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이 경쟁의 최후 승자가 세계 음반 업계의 주도권을 잡을 것만은 분명한 사실 같다.  

덧붙이는 글 | 최진봉 기자는 텍사스 주립대학교 교수로 재직중입니다. 이기사는 미디어 미래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애플 아이튠즈#마이 스패이스#냅스터#베스트바이#디지털음악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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